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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에 많이 심는 나무 씨앗은 무엇일까요? -침엽수편

대한민국 산림청 2019. 11. 22. 11:00





 울창한 숲을 찾으면 아름드리 큰 나무들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수십 미터 높이, 그리고 한 아름에 다 안겨지지도 않는 큰 나무들도 결국 한 알의 작은 씨앗에서부터 시작했다는 건 사실 믿겨지지 않을 만큼 신비로운 일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나무지만 그 씨앗은 관심 있게 찾아보지 않으면 관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주변의 산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침엽수 나무 씨앗을 한번 자세히 살펴볼까요?




                                                                  소나무                                                                                                곰솔



1. 소나무와 곰솔


서로 비슷하게 생긴 이 씨앗은 소나무(왼쪽)와 곰솔(오른쪽)입니다. 

소나무 곰솔 모두 열매가 익어서 벌어지면 자연스럽게 종자가 떨어지는데 날개가 달려 있어서 바람을 타고 보다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두 수종은 종자 모양이 비슷해서 여간해선 쉽게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이 놓고 보면 곰솔에 비해 소나무 종자가 조금 더 작고 모양이 곰솔에 비해 끝이 살짝 더 뾰족한 점에서 차이가 납니다.


실제 나무의 생긴 모양도 비슷해서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소나무는 내륙지역에 주로 분포하여 육송(陸松) 이라고도 불리고 줄기가 붉어서 적송(赤松)이라고도 불립니다. 곰솔은 주로 우리나라 해안가를 따라 분포하여 해송(海松) 이라고도 불리며, 줄기가 소나무와 달리 검은빛을 띠어 흑송(黑松) 이라고도 합니다. 바늘잎이 두 개씩 모여 달리는 점이 공통점이지만 분포가 다르고 곰솔의 잎이 더 길고 억센 점 등에서 차이가 납니다. 


소나무와 곰솔은 5월 경 꽃을 피우는데 꽃가루인 송홧가루가 바람에 날려 암술머리에 떨어져 수분이 됩니다. 봄에 새로 자라나온 줄기 끝에 암꽃이 달리고 그 아래로 수꽃이 달립니다. 이 두 수종은 봄에 꽃이 피고 꽃가루받이를 한 다음에 어린 구과를 형성한 채 생장하지 않고 그대로 그해 겨울을 보냅니다. 그 이듬해 봄에 수정이 되어 열매가 자라기 시작하고 꽃을 피운지 2년 만에 열매를 맺는 특징이 있습니다.






꽃이 핀 이듬해에 열매가 나무에서 성숙하는 모습입니다 (좌: 소나무, 우: 곰솔).

자연 상태에서는 9월 중순부터 열매가 성숙하여 10월에서 11월쯤 완전히 익어서 벌어지면서 종자가 빠져 나가지만 종자를 생산하는 채종원에서는 9월 중순부터 벌어지지 않은 초록색의 열매를 채취하여 건조시켜서 종자를 생산해 냅니다. 생산한 종자는 관리와 파종의 편의를 위해 날개를 깨끗하게 제거하고 저장 합니다.






소나무(왼쪽)와 곰솔(오른쪽)의 건조된 열매가 자연스럽게 벌어져서 종자가 빠져나온 모습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솔방울 모습입니다. 벌어진 조각 하나하나를 ‘실편’ 이라고 하는데 실편 하나 당 2개의 종자가 들어 있습니다.







소나무와 곰솔 종자는 일반적으로 발아율이 높고 비립 종자의 선별이 비교적 쉬운 편이어서 합격기준 발아율이 각각 87%, 92%입니다. 종자의 수분 함수율을 8% 전후로 잘 건조시켜서 냉장 또는 냉동 온도에 저장하면 10년 이상 활력이 잘 유지됩니다. 발아를 시킬 때는 흐르는 물에 하루정도 담궈서 충분히 물을 흡수시킨 후 냉장온도(4℃ 전후)에서 1-2주 예냉 처리 후에 발아를 시키면 1주일 정도면 뿌리가 발달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상토에 파종을 해도 2-3주 정도면 자엽이 올라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일본잎갈나무(낙엽송)


일본잎갈나무는 다른 대부분의 침엽수와 달리 늦가을 짙은 노랑으로 단풍이 곱게 들고 겨울에 낙엽이 지는 나무로 낙엽송이라고도 부릅니다. 줄기가 곧게 자라고 목재 재질이 우수해서 조림 수종으로 인기가 높은 나무입니다.

일본잎갈나무 씨앗은 앞서 소개한 소나무, 곰솔과 같이 종자에 날개가 달려 있어서 바람을 타고 잘 날아갈 수 있도록 생겼는데, 소나무 곰솔과는 달리 씨앗에서 날개가 깨끗이 분리되지 않아 정선된 종자에도 날개 달린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일본잎갈나무는 봄에 꽃이 피고 그해 가을에 열매까지 다 익어서 1년 만에 종자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소나무, 곰솔과 차이가 납니다.






일본잎갈나무는 4월 중순 경 잎눈이 트면서 동시에 꽃을 피웁니다. 사실 거의 잎이 자라나오기 전에 꽃눈을 터트리기 때문에 앙상한 나뭇가지에 작은 꽃은 거의 눈에 띠지 않습니다. 잎이 파릇파릇 자라나오면 이미 수꽃은 다 말라서 떨어지기 시작하고 수정이 된 암꽃은 덩치를 키우기 시작합니다. 8월 중순이면 열매가 거의 성숙하고 채종원에서는 종자 수확을 위한 열매 채취를 시작합니다.  






일본잎갈나무 종자는 발아율이 낮은 편으로 비립종자의 정선이 쉽지 않아 합격기준 발아율이 40%에 불과합니다. 씨앗의 안정적인 장기 저장을 위해는 함수율을 8% 전후로 충분히 건조시킨 후 냉동실에 보관하면 활력 유지가 잘 되는 편입니다. 발아를 시킬 때는 1-2일 흐르는 물에 담궈서 수분을 충분히 흡수시킨 후 약 3주 정도 냉장온도(4℃ 전후)에서 처리하면 휴면타파가 되면서 발아율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3. 잣나무


잣나무 씨앗에서 딱딱한 외종피(종자껍질)를 벗겨내면 우리가 먹는 고소한 잣이 나옵니다. 사람도 식용으로 하지만 동물들도 매우 좋아합니다. 

잣나무 씨앗은 무겁고 날개가 없어서 소나무나 일본잎갈나무처럼 바람에 날려서 이동하지는 못하지만 다람쥐 청설모와 같은 동물에 의해서 이동하는 전략을 가집니다. 


소나무, 곰솔, 일본잎갈나무의 열매(솔방울)는 건조되면서 실편이 벌어져서 자연스럽게 안에서 종자가 빠져나오고 빈 열매는 솔방울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반해, 잣나무는 완전히 건조된 후에는 실편이 쉽게 부스러지고 이 과정에서 종자가 빠져 나오기 때문에 탈종 후에 솔방울 모양을 유지하지 않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잣나무는 봄에 꽃이 피면 이듬해 가을에 열매가 성숙하여 2년 만에 열매가 익는다는 점에서 앞에 소개한 소나무, 곰솔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다만 바늘잎이 5개가 한 묶음으로 달리는 점이 다른데, 그래서 소나무와 곰솔을 이엽송(二葉松), 그리고 잣나무류를 오엽송(五葉松)이라고도 합니다. 






잣나무는 영어 이름이 Korean pine으로 ‘한국소나무’ 이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천연 분포지는 고산 능선부로 극히 제한적입니다. 그나마 설악산 능선에 비교적 큰 군락이 남아 있지만 기후변화로 고사가 진행되고 있어 보존이 시급한 나무입니다. 






잣나무는 종피가 두껍고 휴면성이 있어 발아가 까다롭고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양묘장에서는 가을철 파종을 하거나 노천매장을 해서 봄에 파종을 합니다. 종자의 발아율 검사를 위해서는 일주일 이상 흐르는 물에 침수하고 1-2개월 냉장온도(4℃ 전후)에서 전처리 후에 상토에 파종 검사를 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간접적인 검사방법으로 TTC 활력 검사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예냉처리 없이 파종해도 3-4주 정도면 일부 발아가 시작되지만 종자 간의 휴면성의 차이가 심해서 전체적인 발아기간이 오래 걸려 정확한 발아검사나 균일한 양묘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잣나무는 소나무나 일본잎갈나무에 비해 저장성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함수율을 8% 전후로 충분히 건조하여 냉동 저장을 하면 보다 오랜 기간 저장이 가능합니다. 








4. 편백


편백은 이번에 소개하는 침엽수 씨앗 중 크기가 가장 작습니다. 

일본 원산의 나무로 1900년대 초에 우리나라에 도입되었으며 최근 남부 지역 ‘치유의 숲’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나무입니다. 또한 목재의 품질이 우수하고 가구재 등으로도 인기를 모으면서 요즈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나무입니다. 추위에 약해서 제주도와 우리나라 남부지역에만 식재가 가능한 수종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점차 조림 면적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편백은 4월 중순경에 꽃이 피고 열매는 9월에서 10월경 성숙합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10월 말부터 벌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종자생산을 할 때는 10월 초부터 열매 채취를 시작합니다. 열매는 축구공처럼 둥글게 생겨서 마르면 갈라지면서 사이에서 작은 종자가 분리되어 나옵니다. 






편백 종자는 발아율이 낮은 편으로 합격기준 발아율이 12%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휴면성이 거의 없고 종피도 얇아서 발아가 가능한 충실종자는 특별한 전처리 없이도 일주일이면 뿌리가 발달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상토에 심어도 흙을 아주 얇게 덮어서 수분관리만 잘 해 주면 2주 정도면 귀여운 떡잎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종자에 비해 저장성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함수율을 8% 전후로 충분히 건조시키면 4℃ 냉장 보관했을 때 약 2-3년 정도 활력을 유지하고 –15℃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는 5년 이상 충분히 활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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