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9년(10기)

상주 태봉공원, 연산군 원자 금돌이 태실이 있는 태봉산을 올라보자! :: 함께 보면 좋은 천연기념물 상주 상현리 반송

대한민국 산림청 2019. 11. 22. 16:13





 여행을 다니다 보면 지명에 역사의 흔적이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가령 향교가 있다고 해서 교동(校洞)이라 불리는 것을 볼 수 있고, 종이 있어 붙여진 종로(鍾路) 등 지명에 영향을 미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국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지명 중 태봉(胎峰 혹은 胎封)이 있는데요. 조선 왕실에서는 자손이 태어나면 탯줄을 길지에 봉안했던 풍습이 있는데, 이렇게 조성된 곳을 태실(胎室)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실은 전국적으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에 있는 태봉산의 원경



태실이 있는 봉우리의 의미를 담고 있기에 태봉산 혹은 태봉리 등의 지명 유래가 되었으니, 이 역시도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다고 할 만합니다. 이런 점에서 전국에 산재해 있는 태봉산을 한번 주목해보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할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에 있는 태봉산이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태봉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상현리 반송(천연기념물 제293호)도 함께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상현리에 있는 태봉산과 상현리 반송을 중심으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연산군 원자 금돌이의 태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상현리 태봉공원 


상현리 태봉공원은 신봉네거리에 있는 나지막한 산으로, 화령고등학교 맞은편에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태봉산은 말 그대로 태실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우선 태봉산의 전체적인 외형을 살펴보면 주변이 평지로, 그릇을 엎어둔 듯 봉긋하게 솟아있는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조선왕조실록> 중 현종개수실록의 내용 중 들판 가운데의 둥근 봉우리에 태실을 조성했다는 내용과 일치하는데, 이러한 지형은 당시 길지로 인식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태봉산은 태봉공원으로 조성되어 있고, 산 정상까지 불과 5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은 나쁘지 않습니다.




태봉산 아래 태봉공원의 표석과 주차장이 있다.

태봉공원 표석, 태실이 있어 유래된 지명인 것을 알 수 있다.



태봉산의 정상에는 태봉정(胎封亭)이라는 정자와 함께 함께 태봉정의 건립 취지를 적은 비석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또한 태봉정의 뒤에는 태실의 태함과 안내문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태함의 경우 탯줄을 담은 태항아리와 태지석 등이 있는데, 보통은 땅 속에 묻혀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곳에서는 지상에 노출되어 있어 직접 볼 수 있습니다. 한편 태함을 지나 8시 방향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태실과 함께 세워진 태실비도 만날 수 있는데요. 현재 태봉산에 남은 태실의 흔적은 태실비와 태함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내문에서는 금표비라고 설명하지만, 정확한 명칭은 태실비가 맞습니다. 또한 해당 태실비는 상주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비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당 태실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태봉산 정상에 있는 태봉정

태봉정 건립 취지를 밝힌 비석

태봉정 뒤에 자리한 태함, 이곳에서 연산군 원자 금돌이 태실의 태지석이 확인되었다.




해당 태실의 주인공을 알기 위해서는 태실비와 함께 태지석을 주목해야 합니다. 우선 태실비의 경우 앞면은 ‘왕자태실(王子胎室)’이, 뒷면에는 ‘홍치십사년칠월초이일입석(弘治十四年七月初二日立石)’이 새겨져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연대를 알 수 있는 홍치인데요. 홍치는 명나라의 연호(=효종, 홍치제)로, 홍치 14년은 1501년(=연산군 7년)에 태실비를 세웠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해당 태실의 주인공은 연산군의 왕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여기에 태지석을 보면 원자의 아명이 금돌이라는 사실과 홍치 10년(=1497년, 연산군 3년)에 출생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기록상 해당 시기에 태어난 연산군의 원자는 폐세자 이황이기 때문에, 해당 태실은 연산군의 세자 이황의 태실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저 동네의 뒷산처럼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지만 이러한 역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볼만합니다.




 태실 관련 안내문

태봉정을 지나 8시 방향의 계단을 내려가면 태실비를 만날 수 있다.

연산군 원자 금돌이 태실의 태실비

태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 태봉정과 태함




한편 태봉공원에서 1.9km 가량 이동하면 상주의 천연기념물인 상주 상현리 반송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동시간은 차량으로 5분, 도보로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여행을 하다가 종종 마을을 들어서게 되면 그 입구에 오래된 나무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나무 아래 정자 혹은 탁자가 있어 어르신들의 사랑방 장소로도 활용이 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나무가 신앙의 하나로 인식이 되었기에, 대개 나무 아래 당집이나, 제단을 만들어 당산제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 당산제가 열리고 있는 것을 보면 전통과 문화의 측면에서 나무는 우리 역사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태봉산에서 1.9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상주 상현리 반송

지금도 당산제가 열리는 상현리 반송, 나무가 담긴 역사의 흔적을 마주할 수 있다.




상주 상현리 반송 수령만 400년이 넘은 오래된 나무인데요. 반송(盤松)이란 소나무의 일종으로, 그 외형이 마치 삿갓을 닮아 있습니다. 처음 마주하면 웅장한 느낌마저 드는 상현리 반송은 지금도 정월대보름이면 마을 주민들이 모여 동제를 지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즉 당산목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오래된 노거수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상주에서 만난 태봉산과 상현리 반송을 통해 산과 나무에 담긴 역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혹 상주를 방문하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산과 나무가 들려주는 역사의 이야기를 한번 주목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상주 태봉공원

주소: 경상북도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 377-1

편의시설: 주차장 넓음, 간이 화장실 있음


* 상주 상현리 반송

주소: 경상북도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 50-47

편의시설: 주차장 및 화장실 있음







※ 본 기사는 산림청 전문필진 김희태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내손안의_산림청,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