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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나무 - 미국 브리슬콘 소나무 숲

대한민국 산림청 2009. 5. 26. 17:23

4,000년이 넘는 브리슬콘 파인 무리

 

글 · 사진 /  국립산림과학원 배상원

 

종명이 ‘오래 사는’이라는 의미를 가진 브리슬콘 소나무(bristlecone pine)는 미국 콜로라도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이어지는 그레이트 베신(Great Basin) 지역에서 주로 자라며 서쪽지역은 해발고 2,500~3,600m 범위의 고산지역에서 자란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브리슬콘 소나무(bris- tlecone pine)는 Pinus longaeva와 Pinus aristata의 2수종을 통칭하며 콜로라도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이어지는 그레이트 베신(Great Basin) 지역에서 주로 자라며 미국 내 6개 주에만 분포하고 있다.

 

서쪽지역 브리슬콘 소나무(Pinus longaeva)는 캘리포니아 주, 네바다 주, 유타 주에, 동쪽지역 브리슬콘 소나무(Pinus aristata)는 콜로라도 주, 뉴멕시코 주, 애리조나 주에 분포하고 있다.

 

브리슬콘 파인(Pinus longaeva) 숲 분포도

 

 브리슬콘 소나무는 1970년까지는 Pinus aristata 단일종으로 분류하였으나 잎의 구조, 구과 등의 특성에 따라 서쪽지역의 브리슬콘 소나무가 Pinus longaeva라는 새로운 종으로 구분되었다. 종명에 이용된 단어 longaeva는 ‘오래 사는’이라는 의미를 갖는 라틴어이다.

 

 

 

◀ 브리슬콘 파인(Pinus longaeva) 잎과 구과

 

서쪽지역 브리슬콘 소나무는 화이트마운틴(White mountain)과 인요마운틴(Inyo mountain)의 고산지역 해발 2,500m부터 3,600m에 걸쳐 분포하며, 주요 분포 해발고 범위는 3,000~ 3,400m이다.

 

 서쪽지역 브리슬콘 소나무는 세계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나무로 유명하나, 1958년도 이전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1939년~1953년 사이에 애리조나 대학의 연륜연대학자 에드먼트 슐만(Edmund Schulman) 박사는 저지역 미송과 소나무의 연륜연대와 아건조지역의 Giant Sequoia(Sequoiadendron giganteum)를 조사하였고, 1954년부터 1955년의 2년간 건조지역의 브리슬콘 소나무를 중점적으로 조사하였다.

 

이 조사과정에서 해발 3,048~ 3,354m에 자라는 나무들의 나이가 많고, 생육조건이 매우 좋지 않으며 조사목 중 일부는 수령이 3,000~4,000년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이중 살아 있는 것으로 나이가 가장 많은 나무는 모두셀라(Methuselah)라고 명명된 브리슬콘 소나무로 수령이 4,767년으로 밝혀졌다. 이 나무는 화이트마운틴 인요 국유림에 위치하고 있다. 이 내용은 1958년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지에 발표되어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모두셀라의 나이를 조사한 슐만 박사는 발표 직전에 심장마비로 작고하여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으나, 이를 기리기 위해 숲의 이름을 ‘슐만의 숲(Schulman Grove)’이라 명명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살아 있는 나무모두셀라이지만, 1964년에 휠러 피크(Wheeler Peak)의 수목한계선에 있던 브리슬콘 소나무의 나이4,862년으로 밝혀졌으나 이미 벌채되어 살아 있지 않으며, 이 나무는 그리스신화에서 따온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로 명명되었다. 이후 브리슬콘 소나무에 대한 보호가 더욱 강화되었다.

 

브리슬콘 소나무는 잎이 한속에 5개씩 나는 5엽송으로 키가 최대 18m까지 자라지만 보통 이보다 작으며 직경은 최대 1.5m까지 자란다. 이름이 의미하는 것과 같이 구과 인편 끝에 침이 달려 있으며 잎의 길이는 2.5~3.8cm이다.

 

브리슬콘 소나무의 수형은 어릴 때는 원추형이나 나이가 들면 수관이 확장되고, 가지가 대단히 굵어져 높이 9m까지 발달하거나 가지가 기저부에서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입지조건이 척박한 곳에서 생육하고 오랜 기간 동안 생존하기 위하여 브리슬콘 소나무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재해를 막는 다음과 같은 생존기작을 가지고 있다.

 

첫째, 브리슬콘 소나무의 잎은 20~40년 동안 가지에 달려 있고, 정상적인 광합성을 한다. 매년 잎에 체관이 새로 형성되며, 엽록소량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잎을 유지하여 에너지소비를 줄인다.

 

둘째, 산불, 낙뢰, 가뭄과 폭풍에 의한 피해가 발생할 때, 가도관과 수피의 점진적인 고사로 생존을 가능하게 한다. 수관의 감소에 따라 발생한 낙엽은 질소를 공급하여, 피해에 대한 생체균형을 유지케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잔존 부분은 건강을 유지하게 된다. 예를 들면 직경 120cm의 나무에서 살아 있는 수피부는 고작 길이 25cm뿐이다.

 

셋째, 브리슬콘 소나무의 목질부는 송진의 함량이 높아 부후균, 곤충 등의 침입이 힘들며, 건조한 아알프스대의 공기는 균의 생장을 억제하여 목질부의 부후를 막아준다.

 

넷째, 브리슬콘 소나무는 고사한 후에도 수백 년을 서 있어서 침식을 막아준다.

 

다섯째, 브리슬콘 소나무 노목이 서 있는 자리는 대부분 노출지로 임목간의 간격이 넓어서 낙뢰나 산불이 발생하였을 때 산불의 확산을 막는다. 여섯째, 브리슬콘 소나무는 나이가 많아도 건전한 종자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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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나무(화이트마운틴)
노령목(화이트마운틴)
서있는 브리슬콘 파인 고사목(화이트마운틴)
쓰러진 브리슬콘 파인 고사목 줄기(화이트마운틴)

 

화이트마운틴의 기후는 대단히 춥고 건조하다. 저지대의 평균 최고·최저기온은 21℃·3℃이지만 고산알프스대의 평균 최고·최저기온은 2℃·-32℃이다. 평균 연간강우량은 저지대는 500mm, 고산대는 100mm로 건조하며 대부분이 눈(雪)으로 내린다. 천둥·번개가 많으며 바람이 강하게 분다. 해발고가 높아짐에 따라 기후가 급하게 변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후에서 생육하는 브리슬콘 소나무는 생장기간이 대단히 짧다. 눈이 녹기 시작하는 5월에 봄이 시작되기 때문에 나무가 생장할 수 있는 기간은 단지 3개월뿐이며, 기후가 나쁠 때는 생장기간이 6주 정도일 때도 있다. 이렇기 때문에 연평균 비대생장은 0.25mm 정도로 대단히 낮은 생장을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기후조건에서 교란이 발생하면 복원에 수백 년 이상이 걸린다.

 

계곡 주위의 경관                                          화이트마운틴 오르막길 주위의 소나무(Limberpine)

 

화이트마운틴 브리슬콘 소나무 숲은 해발 3,000m 이상의 지대에 있기 때문에, 계곡에서 시작되는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한다. 오운스 계곡(Owens)에서부터 이 지역이 건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의 황무지 상태로 보이며, 산길을 오르면 나타나는 관목형태의 소나무 종류들은 숲으로 보기가 힘들 정도지만 인요 국유림지역이다. 이곳 소나무의 높이는 2~3m 정도이고 수종은 림버 소나무(Limber pine)로 여겨진다.

 


슐만 그로브입구 고산평원                             방문자 센터와 자원봉사자 강의 광경

 

해발 3,000m 높이에 있는 슐만의 숲에 도달하면 입구에 고원평지와 관목들과 풀들이 펼쳐지고 방문자센터가 나타난다. 방문자센터에선 자원봉사자가 고산지 숲의 생태와 자연보호에 관하여 시간을 정하여 설명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슐만 그로브의 사면전경    

 

슐만의 숲 입구에서 보이기 시작하는 브리슬콘 소나무는 나무의 높이가 10m 미만이지만 나무의 굵기는 가는 것에서 굵은 것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탐방로는 마치 모래를 뿌려놓은 것처럼 색이 새하얗고, 일반적인 숲에서 생각할 수 있는 그늘도 없을 정도로 나무들이 듬성듬성 서 있다. 이 숲을 멀리서 보면 하얀 종이 위에 검은 점이 찍혀 있는 것처럼 보일 것 같다.

 

 

 


고사된 줄기와 살아있는 가지를 보이는 브리슬콘 파인 노령목
브리슬콘 파인의의 노출된 뿌리부위(화이트마운틴)
4,000년이 넘는 브리슬콘 파인 무리

 

브리슬콘 소나무는 생명력의 강인함과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 같다. 줄기의 대부분은 고사되어 목질부가 황금빛 속살을 보이며 서 있는 반면, 줄기의 일부는 검붉은 수피와 짙은 초록색 잎을 보여주고 있다. 수령이 오래된 것을 보여주는 것은 브리슬콘 소나무의 뿌리이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원래 뿌리가 있던 부분의 흙이 침식되어 뿌리가 땅 위로 노출되었지만 아직도 땅속에 자리를 잡고 나무를 유지해 주고 있다.

 

특히 수령이 많은 나무들은 무리로 나타나는데, 이중에 한 그루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세계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모두셀라이지만 이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표시를 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어 서운하지만 비슷한 형태의 나무를 보고 위안을 삼는다.

 

고사목처럼 보이는 나무들도 자세히 보면 나무의 일부에는 파란 잎을 매달고 있으며, 아무것도 살고 있지 않을 것 같은 척박한 땅 위에 이들 나무 사이로 붉은색 야생화가 피어나고 있다.

 

 

 

 

◀ 브리슬콘 파인 노령목사이에 피어난 야생화

브리슬콘 소나무 노령목의 형상, 척박한 자연환경 그리고 이곳에 같이 자라는 이름 모를 야생화는 거의 반만 년을 살아온 소나무 생명력의 강인함과 생명체의 환경적응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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