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유혹이 화려한 바람을 앞장세우고 언덕을 넘어 오고 있읍니다. 논길 밭길의 좁은 골목을 지나 산자락의 널따란 산녁에 다달을 즈음 벌써 꽃다지는 차가움을 떨쳐 버리고 용기있는 모습으로 봄을 기다리고 있지요. 그 이름 만으로도 봄은 저 만치 오고 있을거라 믿게하는 꽃다지. 꽃-다지는 봄에 이르러 제일 먼저 꽃을 피운다는 우리 말이예요. 하얀 솜이불을 뒤집어 쓴채로 당당히 우주의 밖을 나와 봄을 마중하러 나오는 씩씩한 꽃다지는 꽃단장으로 자신을 맡기구서, 온몸을 또아리처럼 돌돌말아 차가운 땅바닥에 주저 앉아있읍니다. 그리고는 별빛보다 더 밝은 노란꽃을 별처럼 반짝이고있지요.
이계절에 첫탄생을 위한 산고의 몸부림이라서 인가, 아님 탯줄 끊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한 마리의 유약한 짐승이련가, 온 몸을 방석처럼 돌돌말아 스스로의 가슴을 껴안고 겁먹은 표정으로 찬바닥에 뚝 떨어져 바들거리고 있는 것이 꽃다지의 첫걸음이랍니다. 갓태어난 생물의 보호막처럼 하얀 뽀송한 솜털이 온몸을 명주이불처럼 덮고 있어 아직 남은 찬 공기를 비껴 나가게 하지요. 꽃다지의 솜털이 완전 벗겨져야 봄은 정식으로 오는가 봄니다.
아마 이세상에서 제일 작은 꽃이라 할 것이예요. 아주 작은 깨알같은 꽃이 고 만큼으로 개화되여 우주의 멧세지를 전하려 노력하고 있지요. 아주 작은 꽃망울의 터트림이라 그 울림을 듣기위하여 귀를 바짝 갖다 맞추어야 하지요. 봄의 소리를 듣는것처럼 말예요. 꽃다지는 저 깊숙한 곳에서 일차로 꽃을 피워 속을 채우고는 바로 꽃대를 바로 일으켜 세워 주변의 망을 보도록하지요.
누가 뒤따라 나서는 꽃동무가 없는지, 혹은 지 보다 먼저 이 세상에 나온 놈은 없는지 알려하는 것처럼 길게 목을 빼서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죠. 지 혼자의 세상이라는 것을 확인한 다음 그제서야 앞치마를 풀어 헤치듯 움크리고 있던 감싸쥔 치마폭을 풀어져처 하늘로 올려 보내지요. 맘껏 치미폭을 하늘로 올리는데 뿌래기가 끝을 잡고 있어 헛발질만 하늘로 하구 그저 한뼘정도 뿌래기에서 몸부림쳐 내 달아나지요. 지 세상을 만난 꽃대에는 이차로 지 몸뚱아리만큼 꽃을 머리에 이고 있어요. 풀어헤친 머리카락처럼 동서남북으로 맘 내키는대로 꽃의 방향을 놓고는 목젓이 밖으로 튀어 나올 만큼 크게 웃어 져끼고 있지요. 겨울내내 참았던 웃음을 한꺼번에라도 웃는 것 처럼 죄다 들 분주하게 입을 벌려 실컷 웃지요. 이래서 봄은 한걸음에 달려오는가 봄니다.
꽃다지는 두해살이 풀이면서도 여러해를 살아가는 놈도 많답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를 정력, 모과정력, 정력자라해요. 종류로는 민꽃다지, 산꽃다지, 구름꽃다지라는 종이있어요. 실은 아주 오래된 귀화식물이라는 걸 구지 밝히고 싶지는 않았었는데 지 맘을 들켜 버렸네요. 그래도 내 땅이 좋아서 한 살림 차리고 우리에게 재롱 떨고 이쁜짓 많이 하니깐 좋은 이름 지어주고 서로 좋쟎아요. . 잎은 우리 손의 한 뼘정도로 올라오지요. 뿌래기에서부터 잎사귀가 방석처럼 빙둘러 뭉쳐 나오는데 줄기에서 또 가쟁이를 치기도 해요. 그래가지고는 좁은방에서 한무리 소담하게 어깨를 걸치고들 살아갑니다. 잎사귀에 솜털이 있어 마냥 애기같이 어려 보여요. 꽃대는 훨씬 위로 올라 왔다 가지요. 한자 실이 넘게 올라와서는 머리에 꽃을 이고 있지요. 꽃은 봄의 계절에 줄기 끝에 모듬으로 피여나요.
부지런한 식물이기에 다른 식물보다 먼저 씨가 땅에 떨어져 초가을이면 벌써 싹이 나서 겨울을 보냅니다. 겨울을 난 잎은 땅바닥에 주저 앉아 방석처럼 둥근 잎으로 둥글게 모여 자라다가 줄기가 나오고 잎사귀가 달리게 되는데 이 때에는 길죽한 타원형의 모습으로 달려 자라나지요. 하얀 솜털이 빽빽이 나 있는 것이 이채로와요. 처음에는 나물로 꾸준히 상식을 해었는데 이 나물만 먹어도 아픈 곳이 저절로 낳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씨며, 뿌래기며, 이파리가 개성별로 먹으면 아주 좋아 진다는 것을 알게 되구요. 나물로서 약초로서의 구실을 하게 되게 되는 것인데 바로 이러한 우리의 전통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하튼 꽃다지 같은 경우도 땡볕이 내리쬐는 여름에 전초를 베여다가 말려 탁탁 두드리면 아주 작디 작은 씨알갱이가 내리지요.
말려서 하는것과, 볶아서 이용하는것에 따라서 쓰임을 달리하면 되는것입니다. 또는 뿌래기를 빻은 가루를 꿀에 개여 환을 지어서 두르 놓고 드시면 그게 약이지요. 문헌에 심장질환과 호흡곤란에 약용이있다고 되어있습니다. 설사를 나게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변비를 다스릴수있구요, 소통이 원할히 잘되니 부기가 잘빠지고, 섬유질이 가득하니 시셋말로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을 것은 분명한일이구요. 기침과 가래를 삭혀도 주었다는게 내려오구요, 왠만한 야생초들은 오줌을 잘나오게하는 것은 기본 덕목으로 갖고있어요. 이를 두고 이뇨작용을 한다 해요. 늑막염, 백일해, 등에 좋다는데 그냥 좋은것으로만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맛이 순하지요, 담백하고 쓴맛이 없으므로 씨를 약간 볶아서 뭉글한 불에 은근히 달여 마시면 이것이 약초가 되는 것이구요, 이른 봄 맷방석 같이 둥그렇게 또아리를 치고 앉아있는 꽃다지를 캐다가 갖은 양념을 해서 무쳐 드시면 바로 이게 산나물이 되는 것이랍니다. 그럼요 되장국에 넣어 드셔야 봄을 확인 할수있지요. 한가지더 생으로 드시면 더 좋아요. 김밥 쌀 때 적적히 배열해서 놓아 먹으니깐 혀가 좋아해요. 녹즙을 내어 드시면 가계에 큰 도움이 되구요, 뿌래기를 모아서 술에 숙성 시키면 약주가 되는데, 이건 만이 아니고 다른 야생초도 이렇게 응용해보시면 나 보다 내 몸이 더 좋아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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