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숲길 걷기
조선의 역사와 함께 말없이 숨을 쉬며 지금껏 살아온 궁궐의 나무들!
특히 일본 침략기에는 창경궁에 벚나무를 심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조성하는 등 궁궐이 유원지가 되어 버린 적도 있었던 아픈 역사의 기억을 안고 있는 곳.
창경궁 홍화문을 들어서면 창경궁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옥천교(보물 386호)가 있다. 현재 5대 궁궐 중에서 유일하게 자연수가 흐르는 곳, 그 앞으로 한창 토실토실한 매실 열매를 키우고 있는 매화나무를 마주한다. 그 옆으로 앙증맞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앵두나무들이 동무하고 있다. 궁궐 안에 매실과 앵두가 빨갛게 익을 모습을 상상하니 군침이 돈다. 궁궐의 과실은 누가 먹었을까? 옛날 집안에 과실나무를 심었던 것처럼 궁궐에도 과실나무를 심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봄에 화사한 꽃을 ,여름엔 맛있는 열매를, 가을엔 고운 단풍을, 겨울에 수련한 나뭇가지와 겨울눈을 선물하여 궁궐을 풍성하게 했을 나무들…….
요즘 우리 역사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 체험학습으로 궁궐을 찾는 학생들이 많다. 바람직한 일이다. 학생들의 싱그러운 모습을 뒤로하고 나무와의 만남을 위해 숲과 물이 흐르는 '금천길'로 접어들었다. 어린 시절 창경궁에서 스케이트를 타셨다는 어르신과의 만남이 없었다면 혼자 걷는 길이 되었을 만큼 금천 길은 고요했다.
홍화문에서 춘당지 가는 길목. 느티나무와 회화나무가 마치 한그루 나무처럼 서로 얽히어 자라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연리지라고 해도 될는지?
보기 드문 나무, 나무껍질이 하얀 '백송'이다. 조선시대 중국으로 사신 간 관리들이 솔방울을 가져다 심은 것이 퍼졌다고 하는 백송, 어린나무는 나무껍질이 초록이었다가 나이가 들면서 차츰 흰 얼룩무늬가 많아진다고 한다. 생장이 느리고 번식이 어려운 백송이 이렇게 자란 것을 보면 이곳에 온지 몇 백 년은 지났으리라.
아름다운 춘당지의 모습이다. 원래 춘당지는 활을 쏘고 과거를 보던 춘당대 앞에 있는 작은 연못이었다. 또 이 앞에는 왕이 농사의 시범을 보이던 내농포라 불리는 논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가 이를 파헤쳐 큰 연못을 만든 것을 전통방식으로 복원해 놓은 곳이다. 버드나무, 소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가 어우러진 춘당지. 나무들은 역사의 현장을 묵묵히 지켜보았으리라. 넓은 연못 중앙에 작은 섬의 정경이 특히 아름답다. 풍수지리를 중요시한 배치라고 한다.
창경궁 안에는 자생식물 학습장과 목재와 철재 그리고 유리로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등록문화재 제83호)이 있다. 온실 앞에는 반송 두 그루가 정겹게 서 있다.
문화유산 해설사와 함께 삼삼오오 재잘재잘 이동하고 있는 학생들이 발랄한 모습을 뒤로하며 궁궐을 빠져 나온다. 이제 궁궐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밖으로 쏟아내 준다. 바쁜 도시 생활에서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궁궐 숲을 거닐며 행복한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궁궐 숲길 걷기는 여유로움과 함께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미래를 꿈꾸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 줄 것 같다.
창경궁 안내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우110-360), 전화 : (02) 762-4868~9 지하철 버스
관람시간
관람 요금 대상 개인 단체 무료대상 |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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