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2년(3기)

하남 나무고아원을 소개합니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2. 6. 29. 11:35

하남 나무고아원을 소개합니다!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권지은

  

 

 로를 개설하거나, 아파트를 재건축 하면 그 장소에 자라고 있던 나무들은 어떻게 될까요? 그냥 뽑혀서 버려질까요, 아니면 공사업체가 다른 적당한 곳에 옮겨 심는 작업까지 할까요? 또, 교통사고나 자연재해로 상처 입거나 쓰러진 나무들은 어떻게 될까요? 한번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경기도 하남에는 이런 나무들이 옮겨져서 제2의 삶을 얻는 나무 고아원이 있습니다. 나무 고아원이라니 이름이 좀 어색하지요? 그런데 정말 고아원이 맞습니다. 오갈 데 없는 나무들에게 다시 뿌리를 뻗고 자랄 수 있는 땅을 내어주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지금부터 나무 고아원을 한번 만나 보시죠!

 

 


올림픽 대교를 타고 팔당&하남시청 방면으로 쭉 오다가 미사IC로 빠져 나오면 바로 IC 입구 지점에 '하남 나무고아원'이 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는 찾아오시기 불편한 위치에 있어요. 자동차나 하남 위례강변길을 따라 자전거를 이용해 찾아오시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팔당대교에서 나무고아원까지 한강변을 따라 자전거로 찾아오시는 길, 파랑색 선으로 표시했어요. 어쨌든 요렇게 찾아 오시면,

 

 

 

하남 고아원을 표시하는 이런 나무 기둥을 만나시게 됩니다.
이 사진은(이하 사진도) 작년 이맘 때 나무 고아원을 방문해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최근 제 차를 폐차시켜서 당장 다시 방문하기가 여의치 않아요. 앞서 설명 드렸듯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부득이하게 작년 사진으로 소개해 드리는 점 양해해 주세요. ㅠ.ㅠ

 

 

 

1999년 하남시가 시가지 버즘나무를 전통수종인 이팝나무로 교체하면서 버려질 나무들의 처분을 고심하다가 한 곳에 모아 기른 것이 나무 고아원의 시작이 됐다고 하는데요. 도로개설, 아파트 재건축 등 각종 공사장에서 버려지는 나무, 교통사고나 자연재해로 상처 입거나 뽑혀진 나무들이 이곳에 옮겨 심겨지면서 숲이 조성되기 시작한 게 이제는 84,850㎡ 면적에 6,867본... 꽤 많은 식구를 거느린 나무 공원이 됐습니다.

 

 

 

 

이 외과 수술한 버드나무는, '나무 고아원'의 상징과 같은 나무입니다. 나무 외과수술은 어떻게 하는지 참 궁금한데.. 흐릿하지만 사진을 보시면 거의 고사 직전 상태였죠. 3차에 걸친 수술 후 이렇게 초록색 가지를 무성하게, 길게, 늘어뜨릴 만큼 건강하게 됐어요.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뭉클해집니다.

 

 

 

 

 


 

이렇게 각 나무들마다 어떤 사연으로 오게 되어 있는지 소개가 되어 있어요. 사연들도 참 다양하죠. 대부분의 나무들이 사람들보다 훨씬 훨씬 오래 사는데 이렇게 사람들 필요에 의해서 제 수명을 위협 받으며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아 왔습니다.

 

 

유기목 신세로 왔지만 이곳에서 정말 잘 관리되고 있는 모습에,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깜짝 놀랐답니다.

 

 

 
식재된 지 얼마되지 않은 나무들은 깊이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버팀목을 해 준 것은 물론,

 

 


성장하면서 서로 간섭이 되지 않게 적당한 간격으로 줄 맞춰져 심겨져 있었어요.  

 

 

 

이렇게 가지치기 작업도 정성껏 해 주고요. 제가 작년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가 주말 휴일이었는데도 나무를 돌보시는 분들이 몇 분 바쁘게 작업을 하고 계셨어요. 얼마나 정성스럽게 돌보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국화인 무궁화도 있네요.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무궁화는 나라꽃인데도 참 사랑받지 못하는 꽃나무 같아요. 제대로 대접받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잘 없거든요. 물론 이곳에선 아닙니다.

 

 


'나무고아원' 입구에 세워져 있는 안내판 하단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이곳에 식재된 나무들은 도심지에서 병들고 버림받은 나무, 토목공사나 건물 신축 등으로 베어버릴 나무를 기증받아 심은 것이며, 상처를 치료하고 건강을 회복하면 가로수나 공원수로 재사용하게 됩니다. 나무를 사랑하고 소중히 가꾸면 이 나무들은 산소발생, 토사유출방지, 쉼터제공 등 우리에게 많은 이익을 안겨줍니다."

 

생명력을 되찾은 나무들은 다시 필요한 곳에 입양되기도 한다고 해요. 고아원이라는 게 어째 나무에는 안 어울리는 거 같아서 처음 들었을 땐 '응?'했었는데요.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정말 이름에 맞게, 본분에 맞게 잘 운영되는 고아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곳은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넓은 산책로 양쪽으로 나무들이 심겨진 풍경 외에는 별다른 볼거리가 없습니다. 전국 곳곳에 예쁜 조경을 자랑하는 각종 테마 공원, 수목원들이 참 많아서 그런 곳들에 비하면 이곳 하남 나무 고아원는 구경하시기에 심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기목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차 있는 곳이라 그 어떤 숲보다 의미가 있는 공간이고 아이들에겐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살아있는 환경 교육의 현장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곳을 소재로 쓴 최문자 시인의 '나무 고아원'이라는 시를 소개할게요.

 


지금쯤
노을 아래 있겠다.
그 버려졌던 아이들
절뚝거리는 은행나무
포크레인에 하반신 찍힌 느티나무
왼팔 잘린 버즘나무
길바닥에서 주워다 기른
신갈나무, 팥배나무, 홍단풍
지금쯤 찬 눈 맞으며
들어올린 팔뚝 내리지도 못하고
검단산 바라보고 섰겠다.
 
한여름 맑은 쑥대 큰 기름새 사이로
쌀새와 그늘사초 사이로
불쑥불쑥 꽃 피던
은방울꽃 소곤대는 사이로
버림받고 엎어졌던 아이들
지금쯤
바람 부는 솟대길 지키며
그럭저럭 키만 커서
주워다 붙인 이름표 달고
지금쯤
표정 순하게 강을 보고 있겠다.
창백했던 시간을
강물에 씻으며
 
- 최문자 詩, '나무고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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