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의 길을 따라 걸어보는 융릉·건릉 둘레길
효 앞에 자유로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자녀와 함께 가는 여행은 즐거움이 앞서고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여행을 부담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나만 그런 것일까?
도심에서 가까이 위치해 있는 융·건릉을 다녀왔다. 조선 왕릉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물론 사도세자(추존 장조)와 현경왕후의 능인 융릉, 정조와 효의왕후의 능인 건릉도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다.
융릉· 건릉을 걷는 길은 모두 흙길이다. 모래 섞인 포실포실한 흙이 발에 닿는 감촉이 참 좋다. 융릉 들어가는 입구 쪽에는 나무 그늘이 좋은 넓은 터가 마련되어 있어 휴식 공간으로도 적합하다.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매미 소리, 새소리가 어울려 합창하는 길을 따라 걸어가면 융릉 왼편에 곤신지라는 연못이 있다. 잉어 떼가 헤엄쳐 다니고, 연꽃이 넓은 잎을 드리우고 있다. 곤신지는 왕릉에서 보기 드문 원형 연못으로 용의 여의주를 상징하는 것으로 아버지를 연모했던 정조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소나무가 울창한 융릉, 참나무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건릉을 만난다.
융릉과 건릉은 약 1,000m정도 떨어져 있으며 출입구로부터 우측이 융릉이며 좌측이 건릉이다. 들어올 때는 융릉· 건릉 앞길로 걸었으니 내려올 때는 왕릉 뒤로 난 산책길을 따라 걸어본다. 두 왕릉을 이어주는 둘레 길은 아름다운 숲길이다. 특별히 양산이나 햇빛을 가릴 준비를 해가지 않아도 될 만큼 융·건릉 주변의 숲길은 초록 양산을 준비해 두었다.
융·건릉에서 만난 빨간 산딸기 열매, 종처럼 매달린 때죽나무 열매, 미리 단풍이 든 담쟁이 덩굴이 눈에 띈다.
융·건릉 빠져 나오는 길, 세계유산이 관리가 잘되고 있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뿌듯했다. 주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융· 건릉을 찾아왔다. 특히 몸이 불편하신 시아버지의 휠체어를 밀어드리며 다정한 대화를 나누는 젊고 예쁜 며느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두 부부가 사도세자에 얽힌 역사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융·건릉을 돌아보니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소나무를 좋아하시고 소나무를 닮았던 아버지, 생전에 한번이라도 더 찾아뵐 걸 하는 후회와 그리움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식물도 주변 환경이 생존에 위태로움을 느끼면 죽을힘을 다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자손 번식을 위해 목숨을 건 투쟁이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다 자식에 대한 지극한 사랑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겠는가?
융·건릉은 역사 이야기와 함께 효의 길을 따라 걷는 길, 키 큰 나무가 손 내밀에 반겨 주는 푸근한 흙길이었다.
찾아 가는 길
주 소 : 경기도 화성시 효행로 481번길 21(안녕동 187-1) 대중교통 버스 ① 북문, 남문, 수원역 : 46(40분 소요)
관람 시간 관람 요금 |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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