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도 서늘하여라 경북 봉화 청량산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권지은
두 번의 태풍이 지나가고 한낮에도 상쾌한 바람이 부는 것이 가을이 오는 듯 합니다. 지금쯤 가 보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산이 있어요. 저는 지난 달 한여름 더위 속에 다녀왔거든요. 바로 청량산 도립공원입니다.
쓰다 보니 헉, 도립공원이라니 국립공원이 아니고. 네, 맞아요. 청량산은 경상북도 도립공원이에요.
그런데 이 봉화 청량산, 규모나 품새나 경치나 결코 이름 난 국립공원에 비해 부족한 게 없습니다. 랭킹 매기자는 건 아니지만, 청량산에 처음 가 본 첫인상이 어찌나 강렬한지 솔직히 제 느낌은 청량산이 국립공원이 아니라는 게 서운할 정도로요.
청량사로 올라가는 입구, 일주문입니다.
여름의 청량산은 녹음이 짙게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산을 뒤덮은 나무들이 정말 높고 깊고 짙었습니다.
여름 들꽃들도 많이 피어 있었어요. 사진 속의 하얀 색 여린 꽃은 '가는장구채'라는 야생화입니다.
누리장나무구요.
청량산은 맑을 청(淸)자, 서늘할 량(凉)자를 씁니다. 빼곡히 자라는 고목들이 초록 그늘을 만들 그 아래로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것이 어찌나 상쾌하던지 맑고 서늘하다는 느낌, 청량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물론 아이들은 이렇게 좋은 놀이터를 그냥 지나치지 않죠. 한참 흐르는 물에 탐방탐방 발을 적시고 놀며 올라갔습니다.
나뭇잎배 경주요.
청량사를 소개하는 안내판입니다. 서기 663년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 혹은 의상대사 창건했다 합니다. 그 긴 세월 얼마나 많은 풍파를 겪었을까요. 조선시대 억불 정책으로 규모가 축소되기도 하고 수차례 전란을 겪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 유구한 역사 속에 굳건히 견디온 위풍당당한 절이라 합니다.
청량산에서 계곡 흘러 나온 정말 맑고 시원한 약수입니다.
가파른 등산로 끝. 드디어 꽁꽁 숨어 있던 청량사가 눈에 들어왔어요.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안심당(安心堂)'이라는 이름의 다원
아쉽게도 제가 갔을 땐 문이 닫혀 있어 차를 마시진 못했었는데요.. 입구에 쓰인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라는 현판 문구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원 주변에 가꾸어 놓은 정원이 어찌나 아기자기하게 이쁘던지.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도라지, 베고니아, 원추리, 도라지, 수련, 채송화, 봉숭화 등 마침 제철 만난 여름꽃들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요 봉우리들이 아니어도 청량사까지 오르는 동안 많은 기암괴석과 고목, 구름 속에 자욱한 작은 봉우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답니다.
청량사 탑입니다. 소나무, 절벽, 구름 낀 봉우리.. 절경이죠.
탑에서 바라 본 청량사 전각들 모습입니다.
청량사 곳곳에 피어있던 수련 꽃들입니다.
금창초라는 이름의 야생화인데 제대로 이름을 알고 본 건 이번이 처음인 거 같아요.
수행하는 스님들이 사용하시는 다기와 가지런히 배열된 장독들도 참 정갈하게 정돈된 느낌이었습니다.
청량사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돌비석입니다. 올라갈 때는 무심코 봤었는데 내려와서 다시 읽으니 한 구절 한 구절이 그대로 풍경이 되어 하나의 풍경으로 떠오르는 것이 정말 청량산을 잘 묘사한 시구나, 공감했습니다.
가을 단풍이 들 즈음 산사 음악회가 열릴 때 청량사에 다시 한번 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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