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블로그 기자단 박기원
지난 8월 말, 경복궁역 서울메트로미술관 2관에서는 길을 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특별한 사진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바로 하늘길에서 지켜온 우리 산, 우리 숲이란 주제로, 지난 41년 동안 국내 숲 자원과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데 앞장서왔던 산림항공본부의 발자취를 기억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된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겁탈당했던 산은 6.25 전쟁의 참화 속에 헐벗은 채 이 땅에 남겨졌지만 혼란기의 우리는 숲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뒤늦게 돌아본 산은 맨살이 드러나 거센비라도 몰아치면 붉은 물이 산 아래로 흐르다가 이내 산사태로 이어졌습니다. 더 이상 땔감으로 쓸 나무도, 뙤약볕 아래 잠시 숨돌릴 그늘 한 점도 보이지 않습니다.
심각하게 훼손된 우리 산림을 복구하고자 정부는 국가차원의 산림녹화사업을 벌였습니다. 서둘러 민둥산에 옷을 입혀주기 위해 계획을 세웠습니다. 산림청은 소형헬기 3대를 도입하여 1971년 4월 산림청 항공대를 창설하고 기승하는 병해충 피해를 막기 위해 항공방제업무를 시작하였습니다.
사진은 1976년 산림청 식목일 행사 모습으로 붉은 흙이 가려질 때까지 나무를 심고 풀씨를 입히고 있습니다. 비가 올때마다 어린 나무들이 쓸려가 버리고 해충의 공격에 몸 성할 날이 없었지만 하늘에서 약을 뿌리고 땅에서 심고 또 심기를 거듭하며 산림이 복원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1970년대 말에는 산불예방을 위한 계도활동에도 헬기가 활용되면서 그 역할은 점차 확대되어 나갔습니다.
산림녹화사업의 성공으로 산림이 울창해지자 점점 산불 발생 횟수가 증가하였습니다. 1981년 3월 19일 양재동 인근지대에 발생한 산불에 최초로 헬기를 투입하면서 이후 공중산불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989년 말 김포공항 내 격납고를 신축하며 현재 산림항공본부의 위치로 항공대를 이전하였습니다.
첨단 구조장비를 갖춘 대형헬기와 응급구조 전문가로 구성된 산림항공본부의 산악인명구조대는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대기중입니다. 우리 산과 숲, 더 나아가 이 땅의 건강을 치유하기 위해 산림항공본부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국민의 라이프스타일이 여가중심으로 바뀌면서 등산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산악사고가 과거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산불 뿐만 아니라 홍수, 가뭄, 등산객 조난 등 다양한 재난재해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산림항공본부는 산악인명구조, 태안항공방제, 숭례문복원사업 등 임무영역을 점차 확대해왔습니다.
첨단 구조장비를 갖춘 대형헬기와 응급구조 전문가로 구성된 산림항공본부의 산악인명구조대는 소중한 국민의 생명의 지키기위하여 언제나 대기중입니다. 아픈 기억의 순간들 대형 산불, 각종 재해 재난 등 지난 우리의 아픈 시간들을 되돌아 보게하는 사진들
새벽 첫 닭이 울면 조용히 올라가 부처님 전에 예불드리던 대웅전이.. 층층이 겹겹이 쌓인 낙엽이 빼곡해진 숲은 조그만한 불씨에도 활활 타올랐습니다. 쉴새 없이 부는 바람을 타고 화마는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며 수백 년을 이어온 문화재와 십수년을 정성껏 키워온 그 소중한 생명들을 무참히 앗아가버리고 모든 것을 쉴새없이 집어삼켰습니다. 불꽃이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야산으로 번지며 민가와 도로까지 점령해버립니다. 아직도 불씨가 남아 연기를 날리는 검은 잿더미 숲엔 애끊는 슬픔과 비통함만이 남습니다.
화마가 휩쓸고간 검은 숲은 부주의한 인간을 원망하며 적막에 휩싸입니다.
너울너울 춤추는 불꽃이 온 숲을 송두리채 삼켜버렸습니다. 기나긴 아픔이 지나가고 맹위를 떨치던 불길이 사그러들자 용광로처럼 펄펄 끓던 그 자리엔 연기만이 피어오릅니다. 숲이 있던 곳, 집이 있던 곳, 고령화된 농가에서 식구처럼 애달프게 키워낸 소가 있던 곳엔 시커먼 상처만이 가득 합니다. 연기가 걷히자 서서히 드러난 처참해진 몰골은 화마가 휩쓸고 간 뒤 폐허가 된 현장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예전 울창했던 숲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뼛조각처럼 보이는 검붉은 앙상한 숯덩이만이 남아있습니다.
이제 두 번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으리라. 투지에 가득한 조종사는 하늘을 날아 산을 지키고 또 지킵니다. 간절한 염원은 바람에 실려가 죽음의 땅에 내려앉고 거름이 되었나봅니다. 산불로 전소되어 잿더미로 변해버린 숲을 보며 자신을 해쳤던 재앙이 또 다시 덮칠까 두려워하면서도 조심스레 좌우를 살피며 숲에 봄이 찾아오기를 고대합니다. 땀과 열정 속으로 우리의 숲과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흘렸던 땀과 눈물, 그리고 헌신과 열정의 순간들
연기가 피어오르는 산에 한시 바삐 물세례를 퍼붓기 위해 바다에서도 호수에서도 부지런히 물을 담아 올립니다. 그리고 불의 머리와 심장에 물폭탄을 토해내 강타합니다. 온 산을 덮어버린 연기 속에 갇힌 헬기는 숨이 멎을듯 하지만 불보다 강한 의지로 불을 이깁니다. 산림항공본부의 용맹 앞에 불은 서서히 자취를 감춥니다.
불이 지나가고 손가락 하나 까닥할 힘마저 다 소진해버린 진화대원들은 탈진 상태로 헬기 안으로 기어듭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또 이동합니다. 대원들을 애타게 기다리며 간절하게 도와달라고 외치고 있는 또 다른 숲을 향해...
인명구조 우리가 책임진다! 재난재해 예방과 대응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매순간 국민들의 응원이 함께 하기를 희망하며 무한한 숲의 미래를 밝혀나간다! 공중에서 산마루로 수직하강하고 연기 자욱한 산등성이를 향해 두 발을 성큼성큼 내딛어가며 불의 중심을 향해 뛰어듭니다. 오롯이 피어난 한 떨기 꽃을 지키기 위해 불과 싸웁니다.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스통을 끌어내리고 공중에서 헬기가 쏟아내는 물폭탄을 고스란히 맞으며 소화액이 온 몸에 뒤범벅이 되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산불 진화를 위하여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땀으로 온 몸을 흠뻑 적시며 매순간 최선을 다합니다.
산불감시 임무 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추락한 헬기를 발견하고 망연자실해하는 수색대원들 안개 가득한 산등성이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던 헬기는 키 큰 나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아차하는 사이에 나무를 들이받고 수풀 사이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지상에서 공중으로 이어지는 위험천만하고 아슬아슬한 임무수행과정 속에서 목숨과 안전을 위협받는 숱한 상황을 맞아 산림항공인들은 국민과 숲을 지켜내려는 일념으로 가지고 매순간 시련을 딛고 일어섭니다. 국내 숲 자원과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온 산림항공인들이 흘린 땀과 눈물, 헌신과 열정을 국민들은 잊지 않고 기억할 것입니다.
산림사업과 국가 재난재해복구 현장 어디라도 주저없이 날아가는
날개에 짐지는 하늘의 일꾼
1971년 4월 소형헬기 3대를 도입하여 산림청 산림항공대로 국가의 산림자원을 병해충으로부터 보호하는 업무를 시작으로 1981년부터 헬기를 이용하여 산불진화 임무에 나서 오늘날까지 수십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산불진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2012년 현재 본부 및 8개 지방관리소(진천,익산,영암,원주,강릉,울진,안동,양산 등)에서 총 47대의 헬기를 보유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산림항공 운영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숲을 치유하는 산림항공본부
각종 산림병해충으로부터 몸살을 앓는 우리 숲을 치유하기 위하여 항공 방제를 꾸준히 해온 결과 1990년대 이후 우리 숲은 건강하게 이 땅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산과 숲, 더 나아가 이 땅의 건강을 치유하기 위하여 산림항공본부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극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산과 숲, 국민의 안전을 지켜내며 국민의 삶과 후손들의 미래를 풍요롭게 하려는 산림항공인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국민소득수준 향상 등 사회 변화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산불, 산림 병해충, 풍수해, 등산객 조난 등과 같은 각종 자연적, 인위적 재난 재해로부터 국민과 국가 재산을 보호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꿈과 희망을 위하여
매순간 국민들의 응원이 함께 하기를 희망하며 무한한 숲의 미래를 밝혀나가기 위한 우리 모두의 다짐입니다
이번 사진전은 산림항공본부 개청 41주년을 기념하여 산림항공본부 사람들의 땀과 열정, 아픔과 고난, 꿈과 희망이 담긴 생생한 순간들을 같이 뒤돌아보며 공감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때로는 인간의 힘으로 제압하기 힘든 거대한 자연의 재앙 앞에 놓이기도 하지만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기필코 우리의 산과 숲을 지켜내고 국민의 삶과 후손들의 미래를 풍요롭게 하려는 산림항공인들의 진정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어제와 다른 내일로 비상하는 산림항공본부 보이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우리 숲을 지켜오며 때론 생명의 위기에 직면하는 긴박한 현장 속에서 목숨을 담보로 산불진화와 인명구조 등 극한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산불과 맞서는 숲의 파수꾼 산림항공인들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국민들의 많은 응원과 관심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공감이 되셨다면 VIEW를! 가져가고 싶은 정보라면 스크랩을! 나도 한 마디를 원하시면 댓글을!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서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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