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변함없는 사랑을, 결혼 5주년엔 목혼식(木婚式)을!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권지은
아마도 올 가을 마지막 단풍 구경이었지 싶어요.
바로 목혼식 페스티벌이었습니다.
한국 DIY 가구공방협회와 산림조합중앙회가 후원하는 행사로 산림청이 올해부터 추진 중인 <아이러브 우드(I love Wood) 캠페인의 일환으로
전국의 결혼 5년차 부부 및 다문화 부부를 30쌍을 초청해 목혼식을 치러주는 이벤트였습니다.
목혼식은 은혼식(결혼 25주년), 금혼식(50주년) 같은 서양식 리마인드 웨딩 풍습인데요. 나무를 심고 나서 심겨진 토질과 기후가 잘 맞으면 깊게 뿌리를 내리고 무럭무럭 성장하는데 딱 그 시기가 5년 정도라고 해요.
결혼 후 5년쯤이면 안정적으로 가정을 이룰 시기.. 딱 식목 이후 5년째와 비슷할 시기죠? 그래서 이 무렵 늘 변함 없는 나무처럼 깊고 흔들림 없는 사랑을 하며 살라는 축복의 의미로 목혼식을 올린다고 합니다.
화동 꼬마들인데 이날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어찌나 사이가 좋던지.. 정말 귀여웠어요.
웨딩 행진곡에 맞춰5년 전 그날처럼 사랑하는 이의 팔짱을 끼고 식장으로 입장합니다.
축하인사를 해 주신 김용하 산림자원국장님. 갑자기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노래를 불러 주셨는데 어찌나 목소리가 좋으신지 깜짝 놀랐습니다.
이번에 목혼식을 올린 30쌍 대표, 김경남 김은영 부부이신데요. 서로에게 쓰는 편지를 읽어주셨어요. 그런데 사연이 정말 감동적이었답니다. 인생의 어려움으로 좌절하여 숨었다는 병원에서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보는 지금의 부인을 만나셨대요. 연애하고 아이 낳고 결혼하고 순탄할 것 같던 인생에 위기가 찾아왔답니다.
부인이 투병 중이시라고 해요. 서로를 '내 꺼'라고 부르시는데 어려움을 통해 더욱 성숙하고 깊어진 두 분의 사랑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목혼식 참가한 부부들 모두, 한 목소리로 목판에 새긴 서약서를 낭독했습니다.
서로 바라보는 시선, 정말 따스하죠? 그리고 포옹. 행복해 보였습니다.
주례를 해 주신 조연환(전산림청장, 현 천리포수목원장) 원장님은 류시화 시인의 '나무'라는 시를 읊어 주셨습니다. 나무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 주었다
축가 부른 친구인데, 쇼맨십이 있더라구요. 아주 귀여웠어요.
예식이 다 끝나고 퇴장하면서도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올해가 미동산 수목원 개원 후 5년이 된 해이기도 하답니다. 이번에 사연을 응모한 30쌍의 부부들 중에는 다문화 가정 부부들도 많았고, 부부가 모두 산림청 근무하는 분들도 있었고.. 올해가 1회니까 앞으로도 매년 열리지 않을까요? 첫 해다 보니 행사 진행은 조금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정말 말 그대로 '축제'처럼 유쾌하고 편안하면서도 짠한 눈물이 있는 행사였습니다. 내년에 결혼 5주년 되는 분들, 꼭 2회 행사 때 한번 사연 보내 보셔요.
예식 순서가 끝나고 점심 식사를 하고 난 뒤,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의자, 테이블, 선반, 수납장 등
목공 DIY를 체험해 보는 시간이 마련됐습니다..저는 그저 마냥 부러웠습니다.
목혼식 페스티벌 행사 소개는 이 정도 하고요. 이왕 간 김에 <미동산 수목원>도 찬찬히 둘러 보았습니다. <미동산>은 충북 청원군 미원면에 있는 산인데요. 미동산(米東山)이라는 산 이름은 미원의 동쪽에 있다 하는 데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이곳에 충북 산림환경연구소, 산림과학박물관, 미동산 수목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홈페이지 참조 ☞ http://forest.cb21.net]/index.do 위 사진은 '산림과학박물관' 전경입니다.
1전시실: 숲의 생태 2전시실: 숲 속 친구와 미동산의 사계 3전시실: 나무와 버섯 4전시실: 숲의 역사와 미래 5전시실: 산촌과 사람들 6전시실: 산림과학 체험관 그리고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어요.
현재 <기획 전시실>에서 '세밀화로 만나는 가로수 이야기' 전시회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산야초 전시원>에는 너무 너무 이쁜 화초들이 많았어요.
일일이 사진으로 다 담을 수가 없을 정도로요.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이번 목혼식 행사가 열린 <목재문화체험장>도 나무에 관해 다양한 전시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수목원 규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어요. 산책로를 따라 걷자니 정말 한참 걸어 올라가게 되더라구요.
예전에 EBS 방송 프로그램에 나왔던 밥 로스 아시죠? 일명 '이발소 그림' 같은 풍경화를 엄청 빨리 보기엔 무지 쉽게 그리던 바로 그 분..그 분의 그림이 생각나는 풍경이었습니다..
아 참, 하나 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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