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6번 국도를 따라 조심스럽게 산음휴양림으로 가는 길, 제설이 잘 되어 있어 운전에 어려움은 없었다.
평소 다녀간 적이 있었던 휴양림을 겨울에 만나니 새로운 얼굴이다.
산책로를 따라 걸어본다. 적막함까지 감도는 산책로지만 사람들이 지나간 발자국이 정겹다. 어릴 적 친구들과 큰소리로 웃어가며 걷는 길, 얼음장 아래로 흘러내리는 계곡의 맑은 물소리에 머리가 맑아진다.
인공 조림한 낙엽송, 잣나무 숲과 참나무, 층층나무, 단풍 나무등 원시림으로서 산림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오염되지 않은 맑은 계곡과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자연그대로 모습이 보존되어 있다는 산음 휴양림.
온통 갈색의 겨울 산에 뒤덮인 하얀 눈이 차가운 느낌이 아니라 눈이 부시는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치유의 숲길을 따라 걷는 동안 산새들의 지저귐, 돌돌돌 구르는 물소리, 빈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소리, 하얀 눈 밟히는 소리를 만난다. 마치 산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산새가 지어놓은 집 위에 눈이 쌓여 지붕이 되어 있다. 모두가 가족이다.
산음 소원 바위에 돌탑이 정겹고 바위틈과 나무껍질에 매달린 이끼가 한겨울에도 초록빛으로 남아 살아 숨 쉬고 있는 모습에서 생명의 온기가 느껴진다.
한바탕 넘어지며 중턱에 올라 겨울나무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내려오는 석양빛이 따사롭다.
눈 위에 아이가 누윘던 흔적도 따뜻하다.
따뜻한 방안에서 사방의 창을 통해 눈 쌓인 풍경을 오래도록 바라보며 어린 시절 눈 속에 발이 푹푹 빠져가며 놀았던 기억을 꺼내 놓는다. 먹거리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군고구마 구어 먹던 이야기며 눈 속에 잠긴 항아리에서 얼음 성성 박힌 김치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이튿날 아침, 산책길에서 간간이 내리는 눈을 마주한다. 참나무 수피 사이로 하얀 속살을 드러내는 자작나무 숲이 겨울 색과 아주 닮아 있다.
휴양림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본다. 숲속의 집들, 건강 증진센터, 공방, 야외무대……. 고요 속에 계곡의 얼음장 밑으로 흘러가는 물이 봄 소식을 담고 있는 듯하다.
산음 휴양림에서 보낸 이틀, 자연이 주는 선물을 온몸으로 받고 휠링을 경험하고 새로운 힘을 충전해서 돌아온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찾아가기 용이한 산음 휴양림 안내
위 치 : (476-852)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고북길 347
구역면적 : 2,140 ha
개장연도 : 2000년 1월 1일
수용인원 : 최대 2,000명/일, 최적 1,500명/일
관리주체 :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고유번호 : 305-83-04961
이용문의 : ☎ (031)774-8133(휴양림관리사무소)
승용차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기차 전철 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