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3년(4기)

설악산 흘림골 주전골에서 겨울설경을 만나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3. 2. 19. 17:15

설악산 흘림골 주전골에서

겨울설경을 만나다!

 

 

산림청 파워블로거 해리

 

 

 틀 전 강원도 동해안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는데
그렇지 않아도 이번 주 산행계획이 있어 무척 설레고 있었다.
 
얼마 전 아는 동생 연화가 설악의 설경을 보고 싶어 했고, 마침 눈도 내려 가벼운 코스로 함께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일이 생겨 못 가게 되고 덩달아 나도 망설이게 되는 게...
어쩐 일인지 내가 갑자기 소심해진다. 배낭까지 다 싸놓고 했는데...
 
그래... 그냥 가보자~!!
더 먼 호남까지도 당일로 다녀오는데 가까운 설악산을 못갈 이유가 없지!
 
느즈막한 시간에 동서울터미널로 향했다. 대청봉이라면 이른 새벽부터 분주히 움직여야하지만 흘림골 산행은 여유가 있어서 좋다.
 
 이용한 교통편

동서울터미널~오색~흘림5교 (택시이용 10000원)
 돌아올 때

오색~동서울터미널

 산행일

2013년 1월 19일

 등반로

흘림교~등선대~주전골~오색약수 (6.5km  쉬엄쉬엄 약 4시간)

 

 

 

10시가 넘어 오색에 도착하니 마음이 달라진다. 대청봉을 오를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게 말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준비가 안 되었다.


넘어가야 할 하산코스 점검과 짧은 산행이라 제대로 챙겨오지 못한 점심문제도 그렇고...
 
택시 앞에서 잠시 갈등을 하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처음 계획대로 오색에서 택시를 타고 흘림5교 들머리로 향했다. 가을에는 한계령에서 2km 떨어진 흘림5교까지 경치 보며 걸어 내려왔지만 한겨울은 좀 무리다.

 

 


흘림골에서 오색약수까지는 6~7km로 산행이라고 하기에는 좀 쑥스럽기도 하지만 나는 겨울의 등선대를 아직 못 올라 봤기에 언젠가 한번은 찾고 싶기도 했었다.
 
버스를 타고 내려가면서 차창 밖을 바라보니 공원지킴이 아저씨가 부지런히 빗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도착하니 말끔하게 정리되어 등반객을 맞아주고 있었다.
 

 


동해안 속초와 바닷가 쪽으론 정말 많은 눈이 내렸다. 흘림골 주전골은 거기에 비해 덜하지만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한다.


여전히 수마의 흔적이 남아있는 계곡도 깊은 눈에 잠겨있기만 하다.

 

 

 


오르는 동안 안보였던 단체로 온 듯한 등반객들이 줄지어 올라오기 시작한다.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오르는 겨울 산을 찾아 집을 나서기는 힘들지만 들머리에 들어서면 그렇게 힘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잠시나마 집안에서 갈까말까 미적거린 게 후회스럽기만 하다.
 

 

 

힘든 고갯길에서 숨을 고르게 해주는 칠형제봉~ 언제나 이곳에선 뒤돌아보면서 한참을 쉬어가게 된다.

 

 


 

세상에나~ 오를수록 눈의 깊이는 더 깊어만 가고 있었다.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자리만 남긴 계단길...

 

 

 

평소엔 그리 힘들지 않은 오르막길인데 오늘은 많은 눈으로 힘이 무척 들어간다.
몇 번이나 미끄러졌으니 중심을 잘 잡아야지!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말소리도 안 들리며 한걸음씩 발을 디딜 때마다 집중하며 오르는 겨울 산에는 이런 몰입의 재미도 있다.

 

 

이제 등선대에 올랐다.
 
저 멀리 동북쪽의 능선들이 하얀 옷으로 겨울산의 속살을 감추고 펼쳐져 있는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계령 뒤로 귀떼기청봉도 시야에 들어오고~
단풍의 고향이라는 설악산은 겨울마저도... 설악산의 사계는 언제나 아름답기만 하다.
겨울산은 쓸쓸하다지만 먼 산에 쌓인 눈을 바라보니 자연의 큰 힘에 시름마저 잊게 된다.

그렇게 겨울산은 우리에게 다양한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등선대 전망대로 가보자.
남설악의 암봉들과 서북능선을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에 서니 바람이 거세어진다.

 

 


동해에서 휘몰아치는 찬바람 때문일까?
산 아래는 영상이라지만 등선대는 매서운 바람으로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었다.
등선대를 몇 차례 올랐지만 오늘같은 날은 처음이다. 하긴 겨울의 등선대는 처음이니까!
오늘도 바람 때문에 죽는 줄 알았다...
정말 대단한 바람이 휘몰아친다.

 

 

 

하늘이 점점 맑아지면서 대청봉 끝청 서북능선길이 선명하게 보여 진다.
깊은 겨울 속에서만 높고 추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들... 그래서 산은 겨울산이라고 하나보다.

 

 

햇빛이 정면으로 들어서인지 눈을 덮지 않은 바위 주위에는 옹기종기 사진을 찍느라고 등산객들이 모여 있다. 경남에서 오셨다는 산악회분들은 내내 함께했는데 등선대에 올라서 구수한 사투리로 환호성을 연신 뱉어내고 있었다.


올라오다보니 몇 사람은 등선대를 안 오르겠다고 '패스~'하고 넘어가던데 너무나 안타까웠다. 설경의 설악을 보려고 왔을텐데...

 

 

 

남설악의 암봉들과 그 옆으로 병풍처럼 펼쳐져있는 점봉산, 뒤돌아 서북능선을 바라 볼 수 있는 등선대는 최고의 전망대이다. 등선대는 능선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가까이서 기기묘묘한 기암들을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기암이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대단히 많은 양의 눈이 내렸나보다~
가을이면 기암사이로 울긋불긋 옷을 갈아입던 바위들인데...

 


마지막으로 설악산 오른쪽의 높은 봉우리 대청봉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아름다운 설경을 두고 가려고 하니 왜 이리 아까운지...
하지만 바람에 몸서리쳐진다. 그만 가야겠다.

 

 


이제 점봉산의 북사면 주전골로 내려가자.

 

 

 


깊은 골은 눈이 오면 유난히 많이 쌓이고 녹는 속도도 당연히 더디어진다.
앞서간 사람이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 내려 와야만 했다.

 

 

 

 

흘림골이 끝나고 주전골이 시작되는 용소폭포 주변도 꽁꽁 얼어 있어 계곡이고 길이고 도저히 분간이 되지 않는다. 잠시 머물다 바로 내려가기로 했다.

 

 

 

해발이 낮아지면서 눈의 양이 적어지고 눈길대신 나무데크 길로 내려오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한 차례 단체 산악회가 내려가곤 주변이 고요해져서 긴 침묵으로 접어드는 주전골은 이제 적막하기까지 하다.

 

 

 

 

아~ 제2약수터가 있었네!
그동안 스쳐지나만 갔었나보다 왜 이제야 알게 되었지?

 

 


여러 번 왔어도 모르고 지나쳤던 제 2약수터를 오늘에야 보게 되었다.
나는 물을 먹어보지 않아 물맛은 모르겠다.

 

 


탐방로를 따라 계곡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다 이제 주전골 입구에 다 달았다.
 
남설악의 준봉 점봉산그 아름다움만큼이나 길고 깊은 계곡을 만들어 흘림골 주전골을 펼쳐 놓았고~
지금은 오색이 가까운 곳으로 여겨지지만 그 옛날에는 이곳에서 도적들이 위조엽전을 만들었을 정도로 깊은 오지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전골, 명칭도 재미나다.


용소폭포입구의 시루떡바위가 마치 엽전을 쌓아 놓은 듯하고, 위조엽전을 만들었다는 일화에서 주전골이 되었다.

 

 

가을이면 줄지어 걸어야하는 주전골~ 한해 중 가장 한가한때가 이맘때일 것이다.
시끌벅적한 설산의 명산들 모습과는 달리 이런 평화로운 모습이 내내 이어진다.

 

 

 


꽁꽁 얼어버린 오색천 오색약수의 물을 마시기 위해 길게 늘어선 정성어린 줄서기도 안 보인다.

 


아직도 많이 이른 시간~ 짧은 산행을 마쳤다.
동서울행은 6시25분이 막차로, 당일치기 가벼운 산행으로도 설악을 느낄 수 있는 곳이 흘림골 주전골이기도 하다.

 

 


한적하고 평화롭게 만날 수 있었던 설악산~ 어제도 오늘도 큰 눈이 내리고 있다고 한다.
 
간밤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리면 마음이 들썩거리게 되고
이래서 겨울산행은 멈춰지지 않고 긴 겨울동안 내내 이어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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