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3년(4기)

가야산 소리길, 겨울을 보내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3. 2. 22. 12:44

가야산 소리길, 겨울을 보내다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박정은


 

 지겹게 춥다 춥다 했으면서도 막상 겨울을 보내기 아쉬운 어느 날, 내비게이션이 이끄는 대로 합천 해인사로 향했다. 멀고 먼 길 끝에 도착한 해인사 앞 상가단지는 지나가는 사람을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고요했다. 날씨도 아직 춥고 날도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해인사 소리길 탐방은 내일로 미룬 채 우선 숙소에 짐을 풀고 잠을 청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할 곳을 찾아 헤매니 삼성식당의 아주머니들이 바쁘게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계셨다. 가야산의 맛을 제대로 볼 요량으로 산채 정식을 시키니 맛깔스럽고 건강한 음식이 한상을 가득 메웠다. 특히 시골맛의 된장찌개는 뚝배기 바닥이 보일 때까지 닥닥 긁어 먹었다.

 

 

 

속을 든든하게 채운 후에 성보박물관 앞에서부터 소리길 걷기로 했다. 원래 소리길은 대장경 천년관→홍류동 매표소→성보박물관→성철스님사리탑→일주문→해인사→학사대까지 이어지는 코스이다. 홍류동 계곡은 가을빛을 머금었을 때 절경을 이룬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찾아간 계절이 겨울인 만큼 소리길의 초입을 생략하고 성보박물관에서부터 가야산의 흔적을 느꼈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산에서 흔하게 자란다는 조릿대가 하얀 눈과 함께 선명한 색채 대비를 이루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작지만 눈 속에서도 푸르름을 잘 지키고 있는 모습에서 대나무의 기상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빽빽하게 들어찬 참나무를 보면서 어디에서나 흔하게 자라고 쓰임새가 많아 '진짜 나무'라는 뜻의 '참나무'라는 이름을 지어준 조상들의 순수함에 웃음이 나기도 했다.

 

깊숙이 들어오는 차갑고 맑은 공기에 익숙해 질 때쯤 해인사 입구에 도착했다. 해인사 입구는 비림(碑林)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인사 사적비 및 공덕비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비림 뒤편으로는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주고 가신 성철 스님의 사리탑이 있다.
 

 

 

 

예술적인 아름다움과 불교의 진리 담고 있는 성철 스님의 사리탑을 걸으며 어제까지만 해도 악다구니를 치던 삶을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다시 삶 속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부대끼며 살아가겠지만 잠시라도 한 숨을 돌려본다.

 

철학적인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면 이제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해인사 안으로 들어가 보자. 하지만 아쉽게도 팔만대장경은 2013~2016년까지 4년 동안 관람이 제한되어 있다. 대장경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한국 사찰의 멋진 건축 양식과 가야산 품의 느긋함을 즐기며 사찰 옆에 있는 다방으로 향한다.

 

 


사찰의 다방에서 전통차만 팔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도시에서 맛본 것보다도 향기가 깊은 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운치있는 동양적인 인테리어도 멋스럽다. 동양의 풍경 속에서 서양의 맛을 느끼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커피가 대중화되면서 동양적인 방식으로 커피를 수용하는 시도가 많이 늘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차가운 몸을 녹이고 나와 바라보는 하늘은 파랗고 맑았다. 파란 하늘 속에서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이 보였다. 소리길에 봄이 오면 또다른 소리가 들릴 것이다.

 

다른 옷을 입은 소리길을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겨울의 끝자락, 소리길 탐방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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