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3년(4기)

무작정 떠난 어른들의 감성여행

대한민국 산림청 2013. 3. 21. 10:31

무작정 떠난 어른들의 감성여행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조숙희 

 


 이 오면 사람들은 여행자가 되고 길을 떠나고 싶어 한다.
일년 내내 여행자이고 싶은 나도 겨울 내내 웅크리고 있다가 봄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른 봄기운을 찾아서 떠난 어른들의 여행 이야기...

1박 2일 동안 여덟 명의 어른들과 함께한 즐겁고도 익사이팅 했던 감성 여행!!

 

 

 

 

편안한 여행에서 벗어나 조금은 불편하고 귀찮은 여행을 시작하게 되니 조금 더 느릿느릿,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나의 시선이 옮겨지게 된다. 우보(牛步)여행이 좋은 이유는 느리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담을 추억의 한 페이지가 진한 여운으로 남기 때문이다.

 

청량리역에서 아침 열차를 타고, 삶은 계란과 사이다를 먹으며 어린시절 소풍가던 날을 차창 너머로 회상을 하며 여행을 떠났다. 3시간이 넘는 시간이지만 내가 나이를 먹어 온 시간만큼이나 훌쩍 지나서 어느덧 민둥산역에 도착을 하였다.

 

 


역전에는 작은 시장이 열렸다. 옛날 도너츠 한 봉지를 사들고 시장을 둘러본다. 어릴 적 길바닥에 널브러진 잡동사니들은 필요한 것들이 다 있는 만물상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추억의 물건들로만 가득 펼쳐져 있다. 필요한 물건들을 사기 위해서 정선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동강을 따라 달리는 버스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단잠에 빠져도 본다.

 

정선 시골장에서 참기름 듬뿍 넣은 간장 양념의 곤드레밥에 구수한 된장찌개로 점심을 먹고 나서 간단히 장을 봤다. 오늘 도착지는 한번 나오려면 8km를 온전히 걸어서 나와야 하는 산골이기에 몇 가지 음식들을 준비를 하였다.

 

 


물어 물어서 도착한 곳, 도로에서 마을입구까지만 해도 1km는 더 들어가야 한단다. 산골마을이지만 도로 공사가 한창이고 갑작스레 따스해진 날씨 때문에 농부들도 바쁜 움직임이다. 마을이 끝날 때부터는 길이 없는 계곡을 따라 7km정도 올라가야 한다.

 

 

 

한여름에도 물때가 맞지 않으면 옥빛 계곡을 볼 수 없는 곳인데, 겨울이 채 물러가지 않은 이 날씨에 풍부한 수량의 계곡 덕분에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


대신 따뜻해진 날씨 때문에 녹은 얼음물이 발목에서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상황이다.

 

 


자칫 잘못하면 계곡에 빠질 수 있는데도 철부지 아이들처럼 마냥 신나하며 건너는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니 오히려 즐기는 모습들이 때 묻지 않은 지금의 자연과 너무나도 잘 어울려 보였다.

 

깊은 곳은 신발을 벗고 건너야 했고, 발이 찢겨 나가는 고통은 온몸으로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면서 3시간 동안 그렇게 수십 번의 계곡을 넘고, 넘어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이자 숙소인 정선애인(정선을 사랑하는 사람)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했다.

 

 


녹초가 된 우리를 반겨주며 주시며 고로쇠물과 따뜻한 옷가지를 챙겨주신다.


7년 전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내려온 서선화(선화공주)씨와 홍반장님은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셨고 아기자기한 게스트 하우스도 손수 뚝딱뚝딱 만들어 놓으셨다. 시골집 LP판에서 흘러나오는 예스러운 노래와 함께 하다보니 여행자들도 예스러워지고 감성 가득한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었다.

 

온수가 나오지 않아 겨울에는 개울에서 얼음을 깨고 세수를 해야 하고, 재래식 화장실의 불편함과 몇 명밖에 잘 수 없는 웃풍이 있는 방, 그리고 직접 8km를 걸어 들어오는 불편함 이 있지만 그래도 쉽게 나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직접 차려주시는 저녁, 아침 덕분에 편안히 식사를 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다음날 아침 봄바람이 계곡을 타고 내려온다.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하기에 늦은 아침을 맞고 다시 정선으로 향한다. 하룻밤동안 많은 정이 들었던 선화공주는 그렇게 바지 걷어 부치고 계곡을 건너는 우리를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1박 2일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추억여행을 하고 오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때로는 소년, 소녀가 되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시간이 찾아 왔을 때, 한번쯤 떠나도 좋은 강원도 오지 계곡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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