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다섯 그루의
은행나무를 향교에서 만나다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김미현
겨울의 끝 자락이 휘날리던 지난 2월 말, 예향의 도시 전주를 다녀왔습니다.
한옥의 전통으로 가득한 한옥마을과 경기전을 거닐면서 나무로 만든 집의 풍미를 즐길 수가 있었는데요. 그러다 큰 은행나무를 만난 곳, 전주향교에서 발걸음이 멈추었습니다.
전주향교는 세종23년에 처음 세워진 후, 몇 차례 위치를 옮기다 임진왜란과 정우재란을 겪은 이후 선조36년 지금의 위치에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전주향교에는 유난히 은행나무가 많습니다. 그중에서 보호수로 지정된 것만도 다섯 그루나 된답니다.
수령이 대부분 400년 가까이 되는 큰 나무들인데요. 향교에 은행나무을 심은 이유는 공자가 고향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을 행단(杏壇)이라고 한데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행'(杏)은 본래 살구나무를 뜻하는 한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은행나무로 해석해 왔다네요.
전주향교는 문화재로 보호되는 여느 향교와 달리 생동감이 있어 보였습니다. 찾는 사람도 많고 관리도 잘 되고 있었는데요. 역시 예향의 도시라 이런 전통 건축물들과 어울리는 쓰임새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다섯 그루의 은행나무의 크기를 비교하고 사진을 찍던 중 아랫부분이 기형적으로 굵고 모양이 특이한 은행나무(400년)도 제 눈에 확 들어 오더군요.
높고 길게 뻗은 은행나무를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선비의 정신처럼 곧은길을 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생겨졌습니다. 만약, 가을에 왔다면 은행나무의 멋진 풍경에 마을을 빼앗겨서 며칠을 묵고 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봄을 맞이하는 은행나무도 너무 멋졌습니다.
수백 번의 겨울을 보내고 또 그만큼의 봄을 맞이하는 일이 어쩌면 지루하게 반복되었겠지만, 아마 이 은행나무들은 선비의 마음처럼 단 한번의 계절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몇 백 년을 넘는 은행나무의 봄맞이는 매년 새롭게 피어나는 작은 생명의 싹을 틔웁니다. 이렇게 봄은 시작되었습니다.
전주를 여행한다면 유교의 흔적을 볼 수 있는 향교를 방문해 보시고 멋진 은행나무도 감상해 보세요!
위치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향교길 139 (교동)
문의/안내 전주향교 063-288-4548 문화관광과 문화재담당 063-281-2790 전주역 관광안내소 063-281-2024
이용시간 하절기 09:00 ~ 18:00 / 동절기 09:00 ~ 17:00
지정현황
사적 제3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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