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래자연휴양림 "숲은 고요하다"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변영숙
숲- 바람과 고요가 공존하는 곳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무슨 회합이라도 있는 듯, 바람의 신들이 모두 이곳 교래리에 모인 듯했다. 큰바람, 잔바람, 실바람...마른바람, 젖은바람,,,성난바람...
숲 속에는 바람이란 바람은 다 모인 듯,,, 처량하면서도 처절했다. 그리고 구슬펐다. 그리고 거셌다. 숲 속으로 들어갔다. 숲 속은 다른 세상이다. 고요했다. 아늑했다.
대박~~~ 우연히 들어간 교래자연휴양림 예약사이트. 하늘이 도운 듯,,, 모두 예약마감이 된 3월 달 달력 속에 딱 내가 제주에 가는 날... 이틀이 예약가능하다고 표시되어 있었다. 이런 행운이 있을까.
교래자연휴양림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곶자왈지역에 조성된 휴양림으로 온전하게 제주의 곶자왈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총 면적 230만 m2에 조성된 휴양림은 숲속의 초가, 야외공연장이 있는 휴양지구, 야영장, 야외무대, 풋살경기장이 있는 야외지구, 곶자왈을 체험할 수 있는 생태체험지구, 지그리오름까지 산책로로 조성된 삼림욕지구 등 4개 구역으로 조성되어 있다.
말 그대로 호젓한 숲속에 들어서 있는 예쁜 숙박동이다. 초가집 앞에는 넓직한 마당이 있고, 마당에는 제주의 검정색 현무암 돌담이 둘러쳐져 있다. 방안의 창문들은 모두 창호지 문, 창호지 문을 밀어 젖히면 바로 앞에 숲이 펼쳐진다. 안방, 건넌방, 마루, 욕실, 주방 등 집안의 어떤 문을 열어도 바로 앞에는 숲이 펼쳐진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숲속의 초가‘에서 맞는 밤과 새벽은 정말 특별했다. 옆 초가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불빛과 하늘의 별빛 그리고 달빛이 전부다.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풍경이다. 사각사각 나뭇가지 부딪히는 소리 사이로 달빛이 스민다.
도대체 곶자왈이 모지...
신비감으로 가득한 단어 곶자왈.... 제주말로 ‘곶’은 ‘숲’, ‘자왈’은 ‘수풀이 우거진 곳’ 이란 뜻으로 나무와 암석과 덩굴이 뒤섞여 있는 제주의 숲을 일컫는다.
유독 제주에만 곶자왈이 있을 수 있는 것는 제주도가 바로 화산섬이기 때문이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하에서 암석물질인 마그마가 땅위로 솟구치며, 용암이 분출된다. 용암은 흐르면서 식어 굳어지면서 크고 작은 암괴 덩어리로 쪼개지면서 요철지형을 형성한다. 이 요철지형에서 나무, 덩굴, 양치 식물들이 뒤섞여 숲을 이루는데, 이것이 바로 곶자왈이다. 얼핏보면 그냥 버려진 땅 같다. 그동안 쓸모없는 땅이라고 버려지다시피 한 것도 이해가 된다.
곶자왈은 토양의 발달이 빈약하고 두꺼운 암반들이 많아 비가 아무리 많이 내려도, 빗물이 그대로 지하로 유입되어 제주 지하수의 원천이 된다. 또 곶자왈에서는 습도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온상지가 되고 있다.
특히, 곶자왈에서는 남방한계 식물과 북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데, 이런 곳은 세계에서 제주의 곶자왈이 유일하다고 한다. 교래곶자왈에는 때죽나무·졸참나무·서어나무·예덕나무·팽나무·참느릅나무·상산·비목 등이 우점하고 있지만 대규모의 암석이 돔 형태를 이루고 있는 곳에는 생달나무,·구실잣밤나무,·참식나무 등이 부분적으로 상록 활엽수가 분포하고 있다.
제주의 곶자왈은 한라산에서 중산간을 거쳐 제주 해안지대까지 퍼져 있어 식물이 살아가는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실제로 제주곶자왈에는 세계에서 최초로 발견된 제주 고사리삼, 환경부지정 보호야생식물인 개가시나무, 미기록 목본식물인 천량금, 환경부 희귀식물인 붓순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과거에는 제주 면적의 12% 정도가 이렇게 소중한 곶자왈지대였다. 그런데 최근 몇 년사이 골프장 난립, 도로건설 등 부분별한 개발로 절반이 사라지고, 현재는 6% 정도만이 남아 있다.
교래 곶자왈 체험
제주 동부지역인 조천 곶자왈에 해당하는 교래곶자왈은 해발 500미터에 위치한 민오름 주변에서 유출되어 큰지그리오름, 작은지그리오름과 바농오름 주변을 거쳐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해발 20미터 부근까지 평균 2.3 ~ 4km의 폭으로 총 연장 11km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교래곶자왈 생태체험길
밤새 총총했던 별들은 어디론가 다 사라지고, 하늘에서는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고민하다 매표소에서 우비하나 사 입고 곶자왈 숲으로 들어갔다. 탐방 코스로는 오름탐방길과 생태관찰로가 있다.
오름탐방길은 약 2.5킬로 거리로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교래곶자왈의 시발점이 되는 큰지그리오름, 작은 지그리오름까지 다녀오는 길이다. 생태관찰로는 약 40분 정도 코스이다. 생태관찰로는 고승덕 해설사님이 함께 해 주셨다.
비가 내리는 숲속은 더욱 더 고요하다. 제주 곶자왈의 모습은 생경했다. 나무들,, 나무를 휘감고 올라간 덩굴, 바위를 뚫고 자라올라간 나무들. 크고 작은 바위들, 돌덩이들, 돌덩이를 푸르게 뒤덮고 있는 이끼들, 이끼틈으로 자라나오고 있는 새로운 생명들...
전혀 아름다울 것도 없는 풍경이지만... 아름다웠다. 태초의 숲이 이랬을까 하는 감탄과 경이로움의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건 비목인데요... 가곡 ’비목‘의 그 비목이 아니고 이렇게 껍질이 벗겨지는 나무들을 모두 비목이라고 불러요’ 라고 설명해 주신다.
‘저건 숨골이라고 해요’
조곤조곤한 설명을 듣고 있자니, 돌보지 않아도 이렇게 잘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마냥 신기하고 귀하기만 하다.
조금 더 올라가니... 이 황량한 언덕에서 손톱크기만한 꽃들이 자라고 있었다. 숲은 또 이렇게 ,,, 생명의 경이로움을 알게 해준다. 노루귀꽃들, 빗방울보다 간신히 조금 더 큰 하얀노루귀, 연보라노루귀...
가만히 놔두면 생명은 스스로 잉태하고 자란다는 평범한 진리를 비 내리는 숲 속에서 또 한번 깨닫는다.
비가 개인 숲은 또 다른 모습이다.
수줍은 듯 환한 햇살이 숲 속에 스민다. 숲 밖에는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지만 숲 안은 아늑하기만 하다. 바람에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나무들을 보며, 숲 속은 바람이 더 셀거라는 걱정은 정말 기우였다. 숲속은 마냥 평온하기만하다. 잔바람만이 간간히 지나갈 뿐이다. 파도가 심해도 바다 속 깊은 곳은 고요하듯이, 사람도 그러해야 하지 않겠는가. 숲에서 배운다.
이제 도약해서 결론을 내리자면,,, 곶자왈은 지켜져야 한다.
몇몇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소수 기업의 이익을 위해 파헤쳐지고 사라져서는 안된다. 누구에게도 자연을 파괴할 권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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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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