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4년(5기)

홀로 걸으며 힐링하기 좋은 촉촉한 사려니숲길

대한민국 산림청 2014. 4. 8. 14:42

 홀로 걸으며 힐링하기 좋은

촉촉한 사려니숲길

 

 

산림청 블로그 주부 기자단 김미영

 

 

 

 

 제주 여행지 중에는 혼자만 감춰두고 몰래 꺼내 보고 싶은 여행지들이 제겐 있습니다.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거문오름과'오름의 여왕'으로 불리는 부드러운 능선의따라비오름이그렇고, 자연이 빚어 놓은 바닷가의 절경 용머리해안도 빼놓을 수 없는 제주의 보물 여행지입니다.

제주의 천혜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들인데요. 그 중에서도 신성한 곳'이라는 뜻을 품은 사려니 숲길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어 한번 가보면 마법에 걸린듯 또 다시 찾아가게 되는 곳입니다. 봄 향기보다 겨울끝 앙상한 나뭇가지들의 어울림이 더 먼저 끌렸던 사려니숲길에 끌려다시 찾아 갔습니다.

 

작년 봄빗방울이 후두둑 쏟아지던 날 자동차로 스치며 지나가다 첫 눈에 반한 사려니 숲길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곳으로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거쳐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15km의 숲길을 말합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위치한 사려니숲길은 숲길따라 완만하게 이어지는 길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걷기에도 좋은 길로 한번 가본 이는 어김없이 또 찾게 되는 숲길이기도 한데요. 사려니는 '살안이' '솔안이'라고도 불리는데 '살' '솔'은 신성한 곳이란 뜻으로 신령스러운 영역이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사려니숲길로 들어서는 입구는 두곳으로 비자림로 물찻오름 입구와 남조로 붉은오름 입구에서 출발하는 노선이 있습니다. 무료로 운영되는 사려니숲길은 비자림로 물찻오름 입구쪽에 주차선도 없이 줄맞춘듯 세워진 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별도로 운영되는 주차장이 없어 자동차 한 대 세울 공간만 되면 주차를 하기 때문에 주차장마련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다시 찾아간 사려니숲길은 봄을 맞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듯 겨우내 앙상한 가지만 얼키설키 얽혀 있고, 잔가지들만이 관광객들에게 터널을 만들어 주듯 곡선을 그리며 휘어져 있었습니다. 사려니를 찾은 관광객들은 환한 봄을 입었는데, 사려니 숲길은 아직도 봄과는 무관한 듯 헐벗은 고목의 빛깔입니다. 그런 앙상함이 더 신비스러움을 뿜어내지만, 화려함을 쫓는 이들에겐 자칫 지루함을 안겨주기도 할 풍경입니다.

 

 

 

 

햇살이 제법 파고든 곳에는 연두빛 잎들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고, 태양빛을 온전히 받고 있는 숲 한구석에는 샛노란 복수초가 군락을 이루어 화사하게 피어 있습니다. 비자림로 입구에선 전혀 느낄 수 없었던 봄 햇살 기운이 사려니숲 곳곳을 비쳐주어겨우내 잔뜩 움츠렸던 나뭇가지에서도 몽글몽글 싹을 틔우려는움직임들이 보였습니다.

 

 

 

 

굳이 화사한 빛깔을 뿜어내지 않고 겨우내 피었던 모습 그대로 마른 풀꽃이 되어버린 들꽃도 볼 수 있었는데요. 잠시 그 자리에 앉아 그 모습 그대로 드라이 플라워가 된 이름 모를 들꽃을 가만히 들여다 보기도 했습니다.

 

 

 

 

 사려니숲길을 걷다보면 한라산 어후오름에서 발원하여 표선면 하천리까지 이어지는 천미천도 만날 수 있습니다. 기나긴 겨울 가뭄끝이라 졸졸 흐르는 물은 없었지만, 자연에 순응하며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계곡이 그 나름대로 허허로움을 즐길 수 있었는데요. 계곡 옆 빈 공터에서는 주말의 한가로움을 즐기러 나온 가족도 만나볼 수가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바삐 서둘러 준비해온 도시락과 과일들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사려니숲길에서 만날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었습니다. 숲길 어느곳에 아무렇게나 앉아 있어도 힐링이 되는 곳이 바로 사려니숲의 매력이었습니다.

 

 

 

 

 

숲길은 황토흙과 화산송이로 덮여있는 길을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걸을 수 있었는데요. 화산송이는 미네랄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깨끗한 성분으로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무생각없이 걷다가지루함이 느껴질 즈음엔 조릿대군락지도 만나구요. 하나하나 정성스레 쌓아 올린 돌탑도 볼 수 있습니다.

 

 

 

 

숲길 안쪽으로 들어서면 초록빛의 이끼를 온몸에 감아올린 나무들도 볼 수가 있는데요.수령 80년된 삼나무들입니다. 시원시원하게 쭉쭉 뻗어 올라간 삼나무들은 사려니숲길을 찾은 이들에게만 보여주는 시원스러움으로 마음이 휑하거나 울적할 때 홀로 걸어도 좋을 길입니다.

 

 

 

 

 숲길로 들어서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자연스레 발걸음이 느림보가 됩니다. 주위에 울긋불긋 꽃잔치가 열리는것도 아닌데, 사려니 숲길은 조금 더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며 걸음을 걷게 되는 길인데요. 오고가는 이들과 눈인사를 나누는 것도 아닌데, 사려니숲길을 함께 걷는다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기분좋은 느긋함입니다.

 

사려니숲길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줄곧 내 귓가를 어지럽혔던 까마귀 울음도 정겨운사려니 숲길이었는데요.동행 해주는 이가 없어도 혼자 걸어 가는길이 결코 외롭지 않은 길 또한 사려니 숲길이었습니다.소녀적 감성이 그리울때 찾아가고픈 길이기도 합니다.

 

 

 

 사려니숲길 코스 및 소요시간


비자림로에서 출발할 경우
♤ 비자림로~사려니오름 편도(16km) 5~6시간
♤ 비자림로~물찻오름구간 왕복(9.4km) 2~3시간
♤ 비자림로~붉은오름입구 편도(10km) 3시간


붉은오름입구에서 출발할 경우
♤ 붉은오름~사려니오름 편도(13km) 5시간내외
♤ 붉은오름~물찻오름구간 왕복(9.6km) 3시간내외
♤ 붉은오름~비자림로 입구 편도(10km) 3시간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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