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4년(5기)

아직 이른 봄, 그리고 북한산둘레길

대한민국 산림청 2014. 4. 13. 11:00

아직 이른 봄,

그리고 북한산둘레길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전준형

 

 

 

 

 서울에서 가장 걷기 좋은 길을 꼽으라면 북한산둘레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북한산둘레길은 총 길이가 71.5Km에 달하는 방대한 길인데요. 총 21구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체력이 튼실한 분이라면 하루에 몇 구간씩 걸어볼 수도 있지만 길이라는 것은 무조건 빨리 간다고 좋은 것이 아니죠.

 

길 자체를 즐기며 걷는 것이 중요하기에 21구간을 일주일에 한 구간씩 20주에 걸쳐 걸어보겠다는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요? 오늘 걸어본 길은 마지막 구간인 19-20구간입니다. 전체가 21구간이라는데 왜 마지막이 19-20구간일까요? 21구간인 우이령길은 사전예약제로 별도의 신청을 통해서만 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19구간은 “방학동길”이라 불리는 길입니다. 지하철 1호선 도봉역 1번 출구로 나간 다음 제법 오래 걸어야 합니다. 바로 산길이 나오지 않고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를 오래 걸어야하기 때문에 처음 이길을 걷는 분이라면 당황하실 수도 있으니 미리 알고 가시는 게 좋겠죠?

 

 

 

초등학교가 한 곳 보입니다. 요즘 학교들은 예전처럼 칙칙한(?) 분위기가 아니라 화사하고 알록달록한 색으로 단장한 곳들이 제법 많습니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공부하고 세상을 처음 배우는 장소니만큼 절로 웃음이 지어질 수 있는 그런 분위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멀리 북한산이 보이고 앞쪽으로 주말농장을 위한 밭들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다보면 농사에 대해 문외한이 되는 것이 보통이지요. 쌀이 나무에서 자란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들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채소나 과일을 직접 재배해보면서 살아있는 교육을 한다면 좀 더 현실감 있는 학습이 될 것 같습니다.

 

 

 

자, 이제 방학동길의 시작입니다. 방학동이라는 이름은 放鶴洞이라는 한자인데요. 한자 자체를 풀어 학이 평화롭게 앉아 놀고, 알을 품고 있다는 데서 유래됐다는 의견과, 방아터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방아골로 부르던 것을 한자로 적은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맞느냐는 중요하지 않겠죠? 동네 이름에 유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니까요

 

 

 

 올해는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4월임에도 초여름 날씨 같다가 또 금세 추워지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벚꽃이 이제야 활짝 필 텐데 벌써 여기저기 떨어지고 있는 곳들도 있으니까요. 아무튼 이제 본격적으로 산길에 접어듭니다. 산길은 도시보다는 아무래도 기온이 조금은 낮습니다. 4월 중에 둘레길을 걷는다면 바람막이 정도는 챙겨가시는 게 좋습니다.

 

 

 

산길의 곳곳에는 이미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녀석들도 있는가하면 이제 조금씩 꽃잎을 열어볼까 하는 녀석들도 있고 이미 제철을 다 보내고 바닥에 화려한 흔적들을 남기고 저물어 버린 녀석들도 있습니다. 삶의 시작과 진행과 마감까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공간이 봄의 산길이지요. 그래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길은 활짝 핀 꽃길로 단장을 하겠지요

 

 

 

이곳만 봐서는 이제 초겨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산길에는 햇살을 많이 받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들의 차이가 큰 편이기 때문에 환절기에 산길을 걷다보면 여러 계절의 느낌을 동시에 받을 수 있을 때가 제법 많은데요. 방금 전까지 초봄 같은 느낌이 여기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소망은 어느 시대에나 비슷한 모양이지요. 그런 작은 바람들이 언젠가는 하나둘씩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걸음을 옮겨봅니다.

 

 

 

 우리는 꽃이 피는 모습은 기억하지만 꽃이 지고난 이후의 모습은 잘 기억하지 못 합니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꽃 역시 한 때는 화려함을 뽐낸 그 꽃 그 자체이지요. 어느 모습이건 같은 꽃으로 받아들인다면 길가에 흩어진 꽃잎 하나에서도 또 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파릇파릇하게 변해가는 산의 모습은 하루가 다릅니다. 내일 이 자리에 다시 서게 된다면 조금은 더 푸른 모습이겠지요? 계절은 우리가 잊고 있는 순간에도 쉬지 않고 흘러갑니다. 아직은 4월 초지만 5월초에 입하라는 사실이 믿어지시나요?

 

 

 

산길에서 반가운 것이라면 역시 약수터입니다. 예전에는 약수터가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바가지에 물을 떠서 마시곤 했는데 요즘은 조금 망설이는 게 사실이지요. 산에서조차 청정함을 바라는 일이 갈수록 어려운 일이 되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떨어진 꽃잎들이 말 그대로 꽃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지마다 매달려 있는 모습도 좋지만 이렇게 떨어져서도 제법 근사한 모습이지 않나요? 한참을 서서 꽃잎들이 만들어놓은 장관을 구경해봅니다. 사진으로만 보여드려서 아쉽네요.

 

 

 

이제 북한산둘레길의 마지막 구간인 “왕실묘역길” 구간입니다. 잘 아시는 연산군의 묘가 있는 곳이지요. 하지만 사실 이곳에는 정의공주의 묘역이 좀 더 볼만 합니다. 연산군 묘를 지나 조금 더 걸어 길가로 나가면 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정의공주는 세종대왕의 둘째 딸로 훈민정음을 만들던 당시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묘역 어느 한 곳 햇살이 드리워지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정말 명당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북한산둘레길을 걷다 보면 이렇게 산길이 아닌 일반 주택가라던가 도로를 걷는 일도 자주 있습니다. 이곳은 제법 한적한 분위기고 벚꽃도 이곳저곳에 많이 피어있어서 가볍게 산책하는 마음으로 걷기에 좋았습니다. 

 

 

 

다시 산길로 접어듭니다. 꽤 정취가 있는 길입니다. 전반적으로 왕실묘역길은 걷기에 큰 부담이 없어서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걷기에 적당한 길입니다. 겨울의 느낌이 거의 사라져가는 그러면서 봄의 느낌이 제법 느껴지는 그런 구간입니다.

 

 

자, 이제 다시 도시로 들어갑니다. 강북구에 접어든다는 표지판이 이제 둘레길 걷기가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 것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저 멀리로 보이는 산봉우리는 여전히 이곳이 북한산의 어느 자락임을 기억하게 해 줍니다. 강북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독특한 느낌이지요.

 

 

 

이제 확실히 도로로 접어듭니다. 멀리 북한산의 세 봉우리가 보입니다. 사실 북한산이라는 이름보다는 원래의 이름인 삼각산이라고 하는 것이 좀 더 정겨워 보입니다. 잘 뻗은 길과 맑은 하늘 그리고 우뚝 서 있는 산의 모습이 오늘의 걸음이 보람 있었다고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북한산둘레길 19-20구간은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이 지점은 둘레길 1구간이 시작되는 점이기도 합니다. 만약 1구간부터 차근차근 걸어온 분이라면 여기쯤 다다르게 되면 감회가 새롭지 않을까요? 길은 멀리 있어도 걷고 또 걸으면 결국은 처음 시작한 그곳으로 돌아오나 봅니다.

 

겨울의 흔적과 봄의 기운이 한데 섞여 차가움과 따스함이 공존하는 바람을 맞으며 걸었던 북한산둘레길이었습니다. 4월이 조금은 편하게 둘레길을 걷기에 적당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5월이 오면 한낮에는 제법 더워지기 때문이지요.


 북한산둘레길 19구간 “방학동길” 가는 법
지하철 4호선 도봉역 1번 출구로 나가 건너편에서 무수골 방향으로 20분 정도 걷는다.

북한산둘레길 20구간 “왕실묘역길” 가는 법
지하철 4호선 쌍문역 3번 출구로 나서 130번 버스를 타고 연산군,정의공주묘에 내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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