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4년(5기)

천년의 숲, 경남 함양 "학사루 느티나무"

대한민국 산림청 2014. 4. 17. 18:30

 

천년의 숲,

경남 함양 "학사루 느티나무"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김종신

 

 





 천 년 숲, 경남 함양 상림공원


장인 생신 맞아 앞당겨 처가에 다녀왔다. 처가는 경남 함양. 처가에 갈 때면 꼭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천 년 숲, 상림공원이다. 천연기념물 제154호인 함양 상림은 폭 80~200m, 길이 1.6km로 약 21만㎡(6만 3,000평)의 면적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인공 숲이다. 이날도 가족과 함께 상림에 들렀다. 바람의 사각거리는 소리에 상림 숲의 초록 물결은 사각사각 소리마저 시원하게 들려주는 듯하다.





 느티나무 사이로 고운 햇살이 들어와 기분마저 상쾌하게 한다.


100~500년 된 느티나무, 신갈나무, 이팝나무, 층층나무 등 120종 2만여 그루의 활엽수가 빼곡히 들어서 있어 언제나 마음을 평안하게 해준다고 말하자 아내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최치원 선생 덕에 우리가 이렇게 즐겁게 산책도 하네.” 


신라 말기 진성여왕 때 함양 태수를 지낸 고운 최치운 선생이 함양을 가로질러 흐르는 하천이 자주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둑을 쌓아 물길을 돌린 뒤 새로 쌓은 둑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했다. 아내의 말처럼 최치원 선생이 아니었다면 천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우리가 어찌 이런 평안을 얻을 수 있을까 싶다. 최치원 선생뿐 아니라 오늘도 산림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 분들의 숨은 노고에 감사를 보낸다. 햇볕 가득한 다볕당에서 햇살 가득 품에 안고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 한 사발 들이켰다. 일렁이는 초록 속으로 1시간여 상림을 거닐다 나왔다.





경남 함양초등학교 입구에는 ‘후배 여러분 꿈의 크기가 인생의 크기입니다. 큰 꿈을 가지세요’라는 졸업생의 당부의 말과 함께 후배들에게 권학하며 세운 동상이 있다.


상림공원의 더 넓은 숲과 함께 읍내 도심에도 지나온 세월을 함께한 나무들이 있다. 읍내 가운데 있어 처가로 갈 때 빠지지 않고 지나가는 함양군청 앞. 함양초교와 붙어 있는 군청에는 4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서 있다. 오늘은 군청 옆 함양초등학교에 차를 세웠다.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함양초등학교 입구에는 ‘후배 여러분 꿈의 크기가 인생의 크기입니다. 큰 꿈을 가지세요’라는 졸업생의 당부의 말과 함께 후배들에게 권학하며 세운 동상이 있다. 담장 없는 학교 숲 사이로 책 읽고 싶은 마음 절로 들었다. 





‘학사루 느티나무’


아름드리나무 한 그루가 있다. ‘학사루 느티나무’다. 어른 7~8명이 감싸 안고도 남을 정도로 큰 이 나무는 조선시대 전기의 성리학자로 영남학파의 종조인 김종직(1431~1492)이 함양현감으로 부임한 뒤에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성종 때 노모를 모시겠다고 간청해 함양현감이 된 김종직 선생. 선생은 왜 이 나무를 여기에 심었던 것일까? 함양 현감으로 재직 중 김종직은 마흔이 넘어 얻은 다섯 살 아들이 홍역으로 가슴 속에 묻어야 했다. 정 3품 통훈대부로 승진, 한양으로 떠나면서 먼저 하늘로 보낸 아들을 기리기 위해 심은 나무다. 부모 가슴에 묻힌 아들의 이름은 목아(木兒)였다. 아마도 천 년은 거뜬히 살 수 있는 느티나무 한 그루를 정성 들여 심으며 부모 가슴에 못을 박고 훌쩍 가버린 '나무 아이', 아들의 짧디짧은 삶을 달랬을 것이다.  


느티나무는 우리나라 나무 중에서 은행나무와 함께 수명이 가장 긴 나무다. 그런 까닭에 우리 겨레의 비극도, 백성들의 애달픈 사연도 묵묵히 지켜보며 그 자리를 지켜왔다. 우리가 떠올리는 시골 풍경 중 하나는 널찍한 들판 한가운데는 물론이고 마을 어귀에 서 있는 느티나무다. 뙤약볕에서 여름 한 철의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그늘을 드리웠고 어릴 적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로 아낌없이 주던 나무. 느티나무는 임금의 시신을 감싼 천마총의 관(棺)과 해인사 대장경판을 보관하는 법보전 같은 사찰 건물을 비롯해 백성들의 뒤주, 장롱, 궤짝 등에서도 사용된 고마운 나무다.




 학사루 느티나무의 판근(板根, buttress root)


‘학사루 느티나무’는 높이 22.2m, 가슴높이 둘레 7.3m, 가지 뻗음은 동서 24.5m 남북 25.1m이다. 나무의 뿌리목 가까이 보면 마치 두꺼운 책을 옆으로 세워서 나무를 받치고 있는 것 같은 독특한 구조가 발달해 있다. 이 독특한 구조를 판자 모양의 뿌리라는 뜻의 판근(板根, buttress root)이라고 하는데 일부는 땅 위로 나오고 나머지는 땅속에 들어가서 옆으로 퍼짐으로써 가로수에 버팀목을 해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고 있다고 한다.




학사루(學士樓)


‘학사루 느티나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초등학교 건너편에  ‘학사루(學士樓)’가 있다. 고운 최치운 선생이 함양 태수로 있을 때 이곳에 올라 시를 자주 지었기에 학사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조선 시대 관청의 객사(客舍) 자리인 현 함양초등학교 안에 있었던 것을 1979년 현재 위치로 옮겼다. 


학사루에는 1498년(연산군 4)에 일어난 무오사화에 얽힌 전설이 있다. 김종직은 평소 유자광(?~1512)이 남이 장군을 무고하여 죽인자라고 멸시했다고 한다. 함양 현감으로 재직 중 학사루에 걸려 있던 유자광이 쓴 시를 철거했다. 유자광은 이때의 사적인 원한으로 무오사화 때 김종직을 죽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천 년 전에 나무를 심어 숲을 이루게 한 최치원 선생의 선견지명에 놀라고 아이의 죽음을 애통해하며 정성스레 나무 한 그루 심은 김종직 선생의 뜻도 느낀 하루다. 


           찾아가는 길


서울 : 서울 - 대전ㆍ통영고속도로 - 함양 나들목

부산 : 부산 - 남해고속도로 - 대전ㆍ통영고속도로 - 진주 - 함양나들목

대구 : 대구 - 88고속도로 - 함양나들목

광주 : 광주 - 88고속도로 - 함양나들목


※ 함양 나들목을 빠져 나오면 본백 삼거리(우회전)해서 계속가면 읍내 입구가 나오는 네거리가 나온다. 네거리를 함양사람들은 동문 네거리라 부른다. 동문 네거리에서 함양초등학교가 10m 거리에 있고 상림도 1km이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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