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4년(5기)

진주 둘레길 가족나들이, 부부데이트로 그만

대한민국 산림청 2014. 5. 16. 14:37
           진주 둘레길 가족나들이,        부부데이트로 그만


 

산림청 블로거 일반인 기자 김종신


 “심장이 쪼그라들고 힘들어요~ 집에 있고 싶어요. 안 가면 안 돼요.”

초등학교 4학년 막내 녀석이 아빠의 재촉에도 계속 뾰로통한 채로 머뭇거린다. 

모처럼 5명의 가족 모두가함께하는 시간이라 근처 산에 가자고 했더니 막내를 비롯해 아이들 표정이 밝지 않다. 


집에서 실컷 게임을 하거나 웹툰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 모양이다. 

그런 아이를 억지로 집 밖으로 내몰아 함께 나왔다. 

가는 길에 김밥도 몇 줄 사고 음료수와 과자도 샀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심에서 5분여 걸으면 차들은 보이지 않고 초록의 물결이 반기는 숲이 나온다. 

가지 싫다는 막내는 아빠와 엄마를 따돌리고 저만치에서 어서 오라고 손짓이다.



아카시나무 꽃이 활짝펴 절로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동요를 흥얼거리게 한다.


“진주 사람들은 복 받은 거야. 이렇게 도심 가까이 푸른 숲이 있으니”

경남 함양 출신의 아내는 숲을 거닐면서 연신 탄성을 지른다. 

그러더니 이내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라며 동요를 흥얼거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카시아 꽃은 아카시나무꽃의 잘못이다. 

아무튼, 아내는 활짝 핀 하얀 아까시꽃을 보자 입에서 흘러나온 모양이다. 

향긋한 꽃냄새가 기분마저 유쾌하고 상쾌하게 했다.

 

지리산에 차로 불과 30~40분이면 닿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진주지만 진주에는 높은 산이 없다. 

진주의 진산(鎭山)이라는 비봉산이 138m이고 선학산은 134m다. 


시내에서 다소 멀찍이 떨어져 있는 집현산이 577m이고, 방어산 530m, 오봉산 524m이다. 

진주 전체면적 가운데 높이가 100m 이하인 땅이 약 70%다. 

남강과 함께 형성된 너른 들판과 구릉이 대부분인 셈이다. 


럼에도 도시 속에서 10여 분 거리에 쉽게 만날 수 있는 비봉산과 선학산이 있어 좋다.



 선학산 편백 숲


언제 가파른 길을 만났는지 모르게 산의 능선을 탄다. 

능선 중간 중간에 운동 할 수 있는 야외 헬스기구 등이 있다. 

편백 숲에서 가지고 간 음료수와 과자를 먹었다. 

오기 싫다고 짜증이던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 싶게 학교생활이며 게임 이야기 등을 재잘재잘 들려준다. 


잘 닦인 임도와 그 아래 한 사람 겨우 지날 오솔길

골라 걷는 즐거움이 있다. 임도를 따라 유모차에 아이 태워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솔길을 수행자처럼 혼자 사색의 시간을 가지는 이도 있다. 


나는 운동화에 흙 밟히는 촉감이 좋아 아이들이 걷는 임도 아래 오솔길로 걸었다. 

산 정상으로 향하는 사이사이 진주 시내가 보였다. 



최근 등산 인구가 증가하면서 샛길 등산로가 늘어나고 노면 침식이 심해져 등산로변의 식물 생육 환경이 어렵고 등산로변 과수원과 농작물 재배지의 피해도 늘어나 등산로를 폐쇄한단다.


산 정상이 저만치 보이는 곳에 이르자 ‘등산로 아님’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최근 등산 인구가 증가하면서 샛길 등산로가 늘어나고 노면 침식이 심해져 등산로변의 식물 생육 환경이 어렵고 등산로변 과수원과 농작물 재배지의 피해도 늘어나 등산로를 폐쇄한단다. 


폐쇄 등산로를 돌아 걸었다. 

시멘트 아파트 숲을 벗어나 산에 오른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선학산 정상에 이르렀다. 



진주 선학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진주시내 전경.


정상에 바로 선학산 전망대가 있어 파노라마처럼 진주 시내를 구경하며 바람에 땀 닦았다. 

강낭콩보다 더 푸른 남강과 진주성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 한 줌에 고개를 들면 북으로 지리산이 보이고 남으로는 와룡산이 바다를 가린다. 

전망대 1층에는 깔끔한 화장실이 기분 좋은 산책의 더 신 나게 했다.


아침과 점심을 겸하는 김밥을 먹었다. 꿀맛이 따로 없다. 

과일칼로 가져간 사과 껍질을 깎자 둘째가 잡아서 휘익 덤불 사이로 던졌다. 

덤불 속에 버려진 과일 껍질을 다시 주워담았다. 아이는 놀란 표정이다.


“왜요? 거름 되면 좋잖아요?”


하지만 버려진 과일껍질은 썩어 거름이 되기보다는 야생동물의 불임을 일으키는 등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원인이라고 알려주었다. 


“산을 오염시키는 쓰레기일 뿐이야.”

되가져 가서 집에서 버릴 거라는 말에 아이도 고개를 끄덕인다. 


다음에 자기도 놀러 가서 과일 껍질을 챙겨오겠단다.아이들은 그만 내려가자 재촉이다. 아이들만 먼저 집으로 

돌려보냈다. 덕분에 아내와 단둘의 데이트코스는 왔던 길이 아닌 선학산과 비봉산을 잇는

 ‘봉황교’를 지나 비봉산까지 가기로 했다. 


나보다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걷는 아내가 이건 옻나무, 저건 싸리나무라며 나무를 가리켜 알려준다. 


얼마 걷지 않아 봉황교에 이르렀다. 

선학산이라는 이름에서도 신비로운 학이 등장하지만, 비봉산 이름에도 봉황이 들어 있다. 

비봉산은 옛날 대봉산(大鳳山)이라 불렸다. 


조선 태조 이성계를 도운 무학대사가 뛰어난 인물이 많이 나는 대봉산 정기를 끊기 위해 산에 있는 큰 바위를 깨자 봉황이 날아갔다고 한다. 이후 대봉산은 비봉산으로 바뀌었다. 


근데 봉황의 왼쪽 날개에 해당하는 말티고개에 큰길을 내고 난 뒤부터 고려 시대와 조선 초에 융성했던 

인재가 줄었다고 한다. 말티고개 도로개통으로 꺾였던 봉황의 왼쪽 날개가 ‘봉황교’로 다시 이어져 봉황이 

힘차게 날갯짓을 할 수 있듯 모두가 비상(飛上)하는 기운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봉황교 개통으로 4.5km의 등산로는 물론이고 남강둔치 산책로를 포함 10km의 진주시 내 순환 둘레길이 만들어진 셈이다. 



 흔히 ‘도토리나무’라고 불리는 참나무 군락


‘봉황교’를 건너 비봉산으로 향하는 둘레길 사이사이 느티나무 그늘이 쉬어가라 소리치지만, 

아내의 발걸음은 쉼 없다. 흔히 ‘도토리나무’라고 불리는 참나무 군락 사이로 들어갔다. 


떡갈나무·신갈나무·갈참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상수리나무 모두가 참나무고 도토리나무다. 

참나무 중에서도 ‘갈’ 자가 들어가는 떡갈나무·신갈나무·갈참나무는 잎이 손바닥처럼 넓적하고 잎 가장자리에 

가시가 없으며 테두리가 물결치듯 부드러운 모양새다. 


 굴참나무는 길쭉하고 잎자루가 긴 잎에 거치가 있고 긴 타원형을 가지고 있다. 

나무껍질은 코르크층이 매우 발달한 두꺼운 외피를 가지고 있다. 


 갈참나무 잎은 아래쪽은 좁고 위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다. 

거치가 있지만 둥근 형태로 부드러운 잎 모양이다. 

굴참나무보다 나무껍질은 비교적 부드럽고 얇다. 


 졸참나무는 잎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다른 참나무보다 작고, 긴 타원형에 큰 거치를 가지고 뾰족하다. 

나무껍질은 부드럽고 크게 잘리는 특징이 있다. 


 상수리나무는 굴참나무 잎과 비슷하지만 좀 더 날렵하고 색도 연하고 부드럽다. 

회백색의 나무껍질은 두껍지 않다. 떡갈나무는 잎자루까지 잎이 나 있고 크고 넓어 한눈에 알 수 있다. 

잎이 완전히 떡이다. 


 신갈나무는 떡갈나무처럼 잎자루에 입이 있지만 모양은 갈참나무와 비슷하다. 

나무껍질은 세로로 골이 깊게 파여 있다. (자료도움 : <나무 해설 도감> )



수령 300년의  ‘봉래동 느티나무’


참나무 군락을 지나면서 나뭇잎과 수피를 살펴보지만 헷갈려 ‘도토리나무’ 많네 하고는 지나왔다. 

얼마를 더 걸었을까. 비봉산 정상 0.5km, 의곡사 0.3km, 말티고개 봉황교 2.5km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 앞에는 300년의 느티나무가 떡하니 서 있다. 

‘봉래동 느티나무’다. ‘봉래동 느티나무’를 사람들은 ‘홀아비 느티나무’라고도 부른다. 

원래는 두 그루였는데 한 그루가 죽고 없어지면서 홀아비가 되었단다. 


느티나무는 비봉산과 선학산 그리고 시 외곽 하촌동으로 나뉘는 삼거리에 서 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느티나무 아래에서 땀 훔치며 잠시 쉬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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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산 산복도로


그러나 아내는 ‘홀아비 나무’라는 이름이 싫다며 비봉산 정상으로 가는 게 아니라 산복도로로 더 빨리 내려간다. 홀아비가 안 되기 위해 아내 걸음을 따라잡으려니 나도 숨이 가파르다. 

비봉산 산복도로 아래는 진주고등학교와 오밀조밀한 골목길 사이로 사람 사는 동네들이 있다. 

산복도로를 따라 누나가 사는 집에서 목을 축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시내버스를 탔다. 


버스 안에서 아내는 살며시 나에게 머리를 기대어 잔다. 

산속의 푸른 나무 사이를 거닐며 함께 걸었던 3시간. 참 달콤한 숲 속 데이트다. 

산림이 주는 평안함 덕분에 직장 생활과 아이들 교육 이야기가 우리 사이에 쉼 없었다. 

높고 유명한 산이 아니더라도 산림 속을 거니는 동안 모든 시름은 저만치 사라지고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으니 다음에도 아내에게 데이트를 청해볼 참이다.




 등산로 코스

비봉산 왕복코스 (7.4km, 1시간 50분 소요) 
  : 봉산사-비봉산 정상-봉황교(말티고개)-비봉산 정상-봉산사

선학산 왕복코스 (5.2km,1시간30분)
  : 상대배수장-선학산전망대-봉황교(말티고개)-선학산전망대-상대배수장

종주코스 (6.3km,1시간40분) 
  : 봉산사-비봉산정상-봉황교(말티고개)-선학산전망대-상대배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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