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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전망해보는 서울남산

대한민국 산림청 2014. 8. 14. 17:27

내일을 전망해보는 서울남산

 

산림청 블로그 전문필진 기자단 이진형

 

 

 

 

 마른 장마로 올 여름을 마감하려는 걸까?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던 비가 몇 번은 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바람을 하늘도 아셨는지 몇 주 비구름을 중부지역에 배치시켜 주셨어요. 지루하게 이어지는 비 내리던 날.
우산을 쓰고 거리를 걸으면서 하늘을 보고 이랬다죠. 이제 좀 그만... ㅎㅎㅎ

절기상으로 입추를 살짝 넘어서고 있어요. 아직 많은 날을 늦더위와 씨름을 하면서 여름날의 기나긴 후유증을 잘 이겨내야 한다는 점은 무게감을 느끼게 합니다. 시원한 에어컨보다는 조금은 덜 시원해도 어디선가 불어오는 그 바람이 더 좋고,콘크리트 답답한 그늘보다는 나뭇잎을 지붕삼아 햇빛을 가려주는 숲이 사랑스럽습니다.

 

 

남산으로 갈 땐 남산투어버스로 환승해서 가는 방법을 버릇처럼 선택하다보니 내려갈 때에는 케이블카 한번 타볼까 마음을 정하다가도 늘 발길을 버스정류장으로 돌리곤 합니다.
케이블카 이용료가 왕복티켓에 비해 편도티켓이 너무 비싸거든요. 내려가는 길이라면 걸어보는 것은 어때요?
그런 제안을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선택은 주로 늦가을에만 합니다.

 

 

투어버스가 남산 종점에 도착하면 가파른 언덕길을 따라 걸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시각적인 부담을 줄여주는 고마운 숲길을 따라서 설렁설렁 걸어 올라가면 남산 팔각정 앞으로 펼쳐진 사람들의 움직임들이 한눈에 들어오는데요. 가방을 내려놓을 벤치를 발견하고는 앉아서 생수 한 병을 꺼내 오후의 갈증을 적셔봅니다. 순간을 담을 수 있는 스마트 폰이나 똑딱이카메라가 널리 보급된 요즘에도 촬영을 해주시는 사진사가 존재하고 즉석카메라의 결과물을 빨리 전할 수 있도록 포토프린터를 보유하고 있으니 소비자의 요구에 최대한 발맞추는 움직임에 놀랍기도 하네요. 

매점에서는 24장, 36장을 찍을 수 있는 롤필름을 대신하여 폴라로이드 필름을 판매합니다. 편리함에 길들여지고, 복잡해지는 것에 귀찮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아름다운 공간에서 누구나 그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하는 본능.

 

 

 

 

사람들이 머무는 자리 주변에 계절에 맞는 꽃을 부지런히 식재하는 분들의 땀이 있기에 더욱 아름다워지는 남산공원입니다. 안젤로니아,  천일홍의 꽃은 보라색의 손톱만큼 작은 크기지만 군락을 이루듯 빼곡히 모여 있으니 그 빛깔은 더욱 진해집니다. 꽃이 피고, 사람들의 소곤소곤 이야기 꽃도 피웁니다.

 

 

국어사전에는 대립하는 것 사이에서 불화나 충돌을 누그러지게 한다는 완충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 단어와 어울리는 역할을 하는 것 중에는 숲도 포함되는 것 같아요.  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자라서 숲을 이루면서 회색도시와 초록자연은 어색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때로는 고민이 있어서, 마음이 상해서 그 마음을 스스로 위로하려 찾던 남산의 정상에서 서울을 내려다봅니다. 계절에 따라, 기온에 따라 숲의 옷 색깔이 변하듯 가끔은 상대방 입장에 맞춰나가면 되겠다며 달래서 내려오던 남산공원.

 

 

 남산 자물쇠나무라고 아세요? 
허무하게 풀리지 않길 바라며 영원한 사랑을 꿈꾸던 연인들이 남긴 자물쇠가 이렇게 자물쇠나무(사랑의트리)라는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열매가 열리거나 꽃을 피우는 초록의 진짜 나무가 제일이지만, 자물쇠나무의 사랑이라는 상징적 의미는 물론이고 환경적 의미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의미를 아니까. 느낌 아니까 자연스럽게 포토존이 형성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겠구요.

 

 

 

관광객들도 엄청난 자물쇠 흔적에 깜짝 놀랐는지 그 배경을 빼놓지 않으려고 셀카봉까지 사용하여 입체적인 촬영을 합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로맨틱한 명소로 알려지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난간에 채워두는 자물쇠를 가지고 끊임없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프랑스 파리에선 난간에 주로 채워진 자물쇠 때문에 무게를 견디지 못한 다리 난간의 일부가 붕괴되었다는 뉴스 한꼭지를 듣고는 깜짝 놀라기도 했었지만, 함께했던 시간만큼 영원을 꿈꾸며 사랑의 메시지를 적어두어 자물쇠를 남기는 연인들의 행동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많은 국가들이 해결해야 하는 고민이랍니다.

 

이렇게 자물쇠를 채우는 것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수많은 추측 중 한 곳. 이탈리아 피렌체엔 베키오다리가 있습니다.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아쉽긴 하지만, 베아트리체를 아주 우연히 재회하던 곳이 이 다리였습니다. 다리에서 차곡차곡 쌓여가는 자물쇠의 흔적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

자물쇠만큼이나 큰 고민이 바로 열쇠입니다. 
자물쇠가 풀리지 않길 바라며 열쇠를 아르노강에 휙휙~버리는 행동때문에 강의 수질오염을 우려하여 시에서는 열쇠를 강에다 버리지 말라며 경고를 합니다. 확실한 근절을 희망하며 유럽일부 국가에서는 선택적인 범칙금 부과를 하고 있는데 자물쇠를 채우면 벌금일까요?
열쇠를 던지면 벌금일까요? 미리 알아야 50유로의 범칙금을 피할 수 있단다.

끊임없이 이어질 이런 고민의 릴레이는 아마도 계속되겠지요.

 

 

남산공원에서도 버려지는 열쇠에 대한 문제를 인식한듯 몇 곳에 열쇠수거용 우체통을 설치를 했습니다. 열쇠는 꼭 빨간색 우체통에 넣어주세요. 무심코 숲에 던져지는 열쇠가 빗물에 녹이 생기고 토양에 산성화를 유발하는 결과를 만들거든요.
그렇다고 반갑다며 수거용 우체통에 휴지는 넣지마세요 ;;;

열쇠수거 우체통에 적혀진 <사랑이 다시 사랑으로 번진다>라는 카피를 몇 번 읽어보면 두번째는 사랑은 사람이 자연에게 전하는 사랑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오후의 열기를 잠시 잊게하는 물안개 서비스.
아이들은 옷이 젖는 것은 문제도 아닌지 아주 오랜 시간을 그 자리를 맴돌고 있었어요.
하트모양의 대형 꽃화분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도 소소하고 즐거운 오후를 보내는 중입니다. 사진 속 카메라를 들고 촬영중인 아저씨는 균형의 달인. 어떻게 저런 자세를.

 

 

 남산 팔각정.
카메라를 든 사람이 몇 계단을 내려가서 렌즈를 상향으로 두고 인물을 찍으면 팔각정 처마의 일부분과 남산타워를 한꺼번에 배경으로 담을 수 있으니 보물찾기를 하듯 그 위치를 찾아보세요.

 

 

사용한 재료는 종이컵, 연필, 사인펜, 형광펜. 프린트가 되어있지 않은 종이컵은 빌시에겐 스케치북이 되지요.
남산에서 종이컵 드로잉.

 

 

시간이 흐를수록 남산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줄어들지 모르고 보일락 말樂 그 순간을 남기려는 누군가의 행복한 그 밤은 깊어만 갑니다. 이제 남산을 떠나야하는 시간이지만 남겨진 아쉬움이 있다면 다음에 다시 채우렵니다.

 

 

떠나기 전에 꼭 보고가야지 그것은 무엇일까? 남산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밤.
도시가 너무 밝아 밤 하늘의 별을 볼 수 없지만, 불빛이 별을 대신하여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서울입니다.

남산투어버스를 탈 생각이라면?
3호선 동대입구역 6번출구로 나와서 출구방향 뒷편 장충체육관 사거리
국립극장방면(장충단로)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세요. 02, 03, 05번이 정차합니다. 

서울역이나 남대문시장에서 남산투어버스에 승차하면 많은 버스정류장을 거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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