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4년(5기)

산을 잠시 벗어난 둘레길, 평창마을길

대한민국 산림청 2014. 9. 16. 10:30

산을 잠시 벗어난 둘레길,

평창마을길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전준형


 

북한산둘레길은 모두 산길로만 이루어져 있을까요? 정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특히나 오늘 걸은 북한사둘레길의 제6구간인 ‘평창마을길’은 길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을’을 관통하는 길이기 때문이지요. 평창마을길 구간은 북한산국립공원의 안내로는 5Km, 소요예상시간은 2시간 30분입니다.

이 구간은 전형적인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길이기 때문에 수월해보이지만 사실 딱딱한 콘트리트 바닥을 걷는 것이 산길을 걷는 것보다 몸에 무리도 많이 가고 피로도 크다는 점을 기억하고 무리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6구간은 아스팔트로 시작합니다. 이 느낌은 구간이 마무리될 때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는데 사전에 구간에 대한 정보를 접하지 않고 왔기 때문에 조금은 특이한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둘레길 구간이 흙으로 이루어진 산길이었던 것에 비해 이 구간은 전형적인 동네길입니다.

 

 

평창동은 한옥과 양옥이 동시에 존재하는 묘한 동네입니다. 한옥이 있나 싶다가도 양옥이 나오고 갑자기 사무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조금 특이한 분위기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런 느낌이 오히려 평창마을길을 재미있게 해 주는 요소가 아닐까 싶더군요,

 

 

완전히 주택가 밀집지역이어서 그런지 제법 조용했고 연휴라 오가는 사람이 없어 마음 편하게 걸었던 길입니다. 이 동네는 뭐랄까 개발과는 거리가 아주 먼 느낌이랄까.. 예전의 집들이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로 마치 어느 순간에 시간이 멈춘 듯한 그런 느낌을 주었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계곡이네요? 하지만 이 계곡은 어느 집 앞에 자리하고 있는 곳이라 일반인은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집 안에서 저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꽤 운치 있는 일이겠죠? 아마 이 지점이 그나마 북한산이라고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지점은 아닐까 싶네요. 그만큼 산과는 거리가 먼 곳이 평창마을길이기도 합니다.

 

 

둘레길에서 볼 수 있는 잔재미는 역시 예상치 못한 구경거리인데 평창마을길에서는 다른 길과는 조금 다른 구경거리들이 눈에 보입니다. 길을 걸을 때는 바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봐야 많은 것들을 담아 갈 수 있습니다. 산길이 아니더라도 무언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것들과 만나는 재미는 포기해서는 안 되는 법이지요.

 

 

아무렇게나 방치된 낡은 트럭도 보입니다. 보아하니 전시용으로 놓아둔 것 같은데 제법 운치가 있네요. 저 차도 어느 시절엔가는 도로를 누비고 다녔을 텐데 이제는 그 수명을 다하고 우두커니 앉아 오고가는 차들을 바라보는 자리에 서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평창마을길이 오직 평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가끔 계단도 오르내리곤 하죠. 오랜만에 만나는 계단이어서 그럴까요. 낯선 느낌은 들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둘레길을 걷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되새기게도 해 줍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면서 평창마을을 감싸고 도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한여름이라면 이 구간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다른 구간에서처럼 나무 그늘이 있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청련사 앞에는 의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습니다. 정말 고요한 가운데 풍경 울리는 소리만 잔잔하게 퍼졌던 시간이었는데요. 잠시 후 사람들이 늘어나고 차들이 지나다니긴 했지만 그 짧았던 시간동안만큼은 꽤나 평화로운 공간이었습니다.

 

 

이런 풍경은 다른 둘레길에서는 만나보기 어렵겠죠? 우리네 일상의 어느 풍경 같은 그런 느낌 속에서 걷는 평창마을길은 분명 다른 둘레길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길’이라는 본연의 역할은 여전히 충실한 그런 길이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자락이 그래도 이 길이 북한산의 어딘가로 이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콘크리트로 포장된 그래서 조금은 단조롭고 딱딱한 느낌도 드는 길이지만 북한산둘레길의 큰 흐름 속에 있는 그런 길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습니다.

 

 

제법 오래된 차네요. 낡은 차고와 낡은 문과 제법 잘 어울립니다. 옛것은 옛것과 있을 때 잔잔한 어울림의 느낌이 살아나지요. 만약 저 자리에 최신 스포츠카가 서 있었다면 꽤나 어색하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평창마을길에 접어든 이래 처음 만나게 되는 흙길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흙길이 오히려 반갑습니다. 다른 구간에서는 흙길이 당연하기 때문에 별 느낌이 없지만 이 구간에서는 흙길이 당연하지 않기에 다른 느낌이 드나봅니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다시 흙냄새를 맡게 됩니다.

 

 

“둘레길을 걷다가 고양이를 만났는데..”라고 이야기를 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이곳 평창마을길에서는 고양이를 만나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마을 주변에 사는 녀석이다 보니 사람이 낯설지 않을 텐데도 잔뜩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갑자기 이전과는 다른 길이 나타납니다. 이 지점에 접어들면 평창마을길은 끝이 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북한산둘레길 7구간인 ‘옛성길’이 시작됩니다. 평창마을길은 이렇게 온전히 우리 주변의 동네 같은 분위기로 시작해 그렇게 끝나게 되지요. 여기서부터 한 구간을 더 걸을지는 걷는 이의 선택입니다.

 

 

조금 더 걸어보면 전형적인 산길이 이어집니다. 그동안 익숙해진 콘크리트와 동네는 사라지고 다시 산의 품으로 들어서는 것이지요. 너무 달라진 길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면 평창마을길에서 걸음을 멈춰도 되지만 다시 산의 느낌을 간직하고 싶다면 새로운 마음으로 걸음을 걸으면 됩니다. 다만 이어서 7구간을 간다면 등산화 정도는 챙겨서 신는 것이 좋습니다.

 

 평창마을길 가는 법

길음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가 7211번을 타고 롯데아파트에 내리면 된다. 6구간만 걷는다면 굳이 등산용 장비는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산림청의 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공감이 되셨다면 VIEW를! 가져가고 싶은 정보라면 스크랩을! 나도 한 마디를 원하시면 댓글을!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서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Follow me 친해지면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