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로 유명한 곳이 꽤 되는 듯합니다. 언뜻 생각해 봐도 겨울연가로 유명한 남이섬, 담양읍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등. 그런데 이 지역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나주시에는 이에 못지않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 내 메타세콰이어 길입니다.
사실 저희 가족은 유명세를 타기 전부터 가끔 가던 장소인데 구내에 다양한 나무들도 심어져 있어 산책하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산림자원연구소 중앙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길을 걸은 후 옆으로 나있는 좁은 오솔길을 걷다보면 세파에 찌든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날아가곤 합니다.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에는 48ha의 삼림욕장에 542 여종의 수목이 심어져 있답니다. 특히 이곳은 국내 최대 난대숲 지역으로, 주요 활동은 임업 시험연구, 종자 품질검사, 산림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연구, 산림환경오염에 대한 실태조사, 소나무 재선충병 예찰조사 및 감염여부 검사, 산림 병해충 예찰조사, 버섯 등 단기 임산소득원 개발, 우량종묘 생산보급, 국토 보전을 위한 사방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답니다.
최근 숲이 주는 치유적 기능을 좀 더 과학적으로 구명하기 위해 연구소 뒤편에 자리한 식산(292m)에 55ha, 50억 원 규모로 ‘치유의숲’ 조성사업을 계획하고 있기도 합니다. 구내에는 산책로·어린이놀이시설·체력단련시설·정자·전망대 등 도민을 위한 휴식공간도 갖추고 있습니다.
전남 산림자원연구소에는 가운데 있는 메타세콰이어길을 중심으로 우드칩로 숲내음길, 삼나무림 숲내음길, 소나무림 치유의 길, 황토포장의 치유의길, 콩자갈로 된 치유의 길이 있는데요, 저희 가족은 오늘 자유롭게 이 길들을 넘나들며 다녔습니다.
먼저 입구에 서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잠시 걷다 우드칩로 숲내음길로 들어섰습니다. 발아래 느껴지는 우드 칩의 보드라움을 손으로 옮겨 보았습니다
이런 안락한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차분해졌습니다. 이 길을 빠져나오자 다시 한눈에 들어오는 메타세콰이어 길입니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TV 드라마 ‘아이리스2’와 ‘1박2일’, 각종 CF가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이 메타세콰이어 길을 좀 더 만끽하며 걷다보니 새로 조성된 무궁화 포토 존이 있었습니다.
뒤편에 있는 무궁화 밭이 만발하면 더 아름다운 포토 존이 될 듯합니다. 지금도 이곳을 배경으로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곳이었습니다.
메타세콰이어 길을 걷다 문득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몇 년 전에 이곳을 왔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우리가족은 메타세콰이어 길 오른편으로 나있는 황토포장 치유의 길로 향했습니다. 이 길 주변에는 치유의 숲(Forest Theraphy)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의 나무 사이에 있는 평상 위엔 옹기종기 여러 가족들이 모여 가을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저희 가족도 잠시 이 치유의 숲에서 쉬면서 얘기를 나누었답니다.
치유의 숲을 지나니 아담하고 예쁜 건강흙집이 나왔습니다.
이런 곳에 서 하룻밤 머무르면 더 건강해질 듯합니다. 이 흙집을 한 바퀴 돌아보고 콩자갈 치유의 길을 따라 내려왔습니다.
치유의 길 주변에 아래 사진처럼 호랑가시나무들로 되어 있는 담들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담 안으로는 온실들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키 작은 나무들이 길 주변을 장식하고 있으니 멋스럽고 아름다웠습니다. 잠시 이 호랑가시나무에 대해 살펴보면, 감탕나무 과에 속하는 상록 활엽관목로 묘아자나무라고도 합니다. 꽃은 4, 5월에 피고 향기가 있으며 열매는 둥글고 지름이 1㎝ 정도로서 9, 10월에 빨갛게 익는다고 합니다. 그 앞에는 국화들이 탐스럽게 피어있었습니다.
국화는 개화형태에 따라 하나의 꽃대에 하나의 꽃을 피우는 스탠다드국화가 있는데, 흔히 장례식이나 제례용으로 사용되는 흰색, 노란색이 국내에서는 유통되고 있습니다. 다른 종류로는 하나의 꽃대에 여러 개의 꽃을 피우는 스프레이국화로 보통 꽃꽂이나 꽃다발용으로 사용되며 시장이나 화원에서 보이는 다양한 색들이 많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입구 부근의 주차장에 거의 다다랐을 때 특이한 모습이 있어서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나무에 물을 공급하는 모습인데 점적관수라고 하는군요. 즉, 마이크로 플라스틱튜브 끝에서 물방울을 똑똑 떨어지게 하거나 천천히 흘러나오도록 하여 원하는 부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소량의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관수방법을 말합니다. 사진은 소나무에게 점적관수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소나무를 살펴보다 고개를 드니 가을이 깊어가듯 잘 익은 감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며칠 전에 부모님 댁에서 감을 땄었는데 이곳도 감을 따야 할 것 같네요.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는 이 주변에서는 나주수목원이라고도 불립니다. 그만큼 다양한 수목이 심어져 있고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이 있어서 근교뿐만 아니라 주변 시도에서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올 가을에 나주에 오시면 이 전남 산림자원연구소를 방문해서 깊어가는 가을정취에 빠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