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5년(6기)

지리산 둘레길에서 천년 산수유를 만나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5. 4. 3. 16:32

 

지리산 둘레길에서

천년 산수유를 만나다.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심인섭

   

 

 

 

 걷기 좋은 봄날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승용차편으로 와서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다는 것은 차량회수 문제로 인해 불편함이 참 많은데요, 마침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국토순례단(회장 김명수)의 2015시도제를 겸한 지리산 둘레길 걷기가 있다고 해서 만사 제쳐놓고 한 걸음에 달려갔습니다.

 

무등산 둘레길인 무돌길과 제주도 올레길은 그동안 많이 걸어봤지만 지리산 둘레길은 처음이라 출발전날 밤에 잠도 설쳤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를 보면서 걷는 즐거움과 편안함을 동시에 경험했답니다.
보통 차량 2대 정도의 인원인 90여 명이 참석하면 인솔하기가 만만치 않은데요. 오늘 걷기에는 총 23대의 차량에 96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로 2대의 구급차까지 동원되었답니다.


기자도 그동안 여러 산악회의 임원으로 수십 년 간 많은 인솔을 해봤지만 이제 창단된 지 4년 정도 되는 기아차 국토순례단 집행부의 인솔 실력에 그저 감탄사만 연발했는데요. 집행부의 지시대로 잘 따라준 참석자들의 수준 높은 참여의식도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출발점인 남원 지리산유스호스텔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산자락 밑에 낮게 깔린 구름이 간혹 보인다는데요, 지리산의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오늘 걸을 코스는 총 22개 둘레길 코스에서 마지막 코스로 남원 주천에서 구례 산동까지 이어지는 15.9km코스 중 지리산유스호스텔에서 산수유 시목나무가 있는 계척마을까지 8km인데요, 둘레길의 여유로움과 산수유의 화려함을 동시에 느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에 첫 발을 내 딛는 기쁨이 앞섰는지 깜박 잃고 지리산 유스호스텔을 약 500 여m 지나 등산앱을 실행하고 말았답니다. 지도상의 거리가 약간 부족하지만 도상거리는 약 8km가 되겠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은 한반도 남쪽 최고봉인 지리산(1915m)을 감싼 전북, 전남, 경남 등 3도(道)와 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등 5개 시·군 21개 읍·면 120여개 마을을 잇는 285km의 도보 길로 지리산 곳곳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동그란 환(環)형으로 연결했는데요. 길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자연과 오지의 마을, 그리고 그것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잇고 보듬은 길을 걷다가 만나는 정겨운 사람들, 이름 모를 야생화, 울창한 나무와 숲 등 가슴 벅찬 생명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답니다.

 

 

밤재까지는 차량도 다닐 수 있는 임도로 오르기에는 편하지만, 곳곳에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한 잡석이 깔려 보행 중 먼지가 발생하고 그늘이 없어 뜨거운 땡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에 낭만삼아 걷기엔 조금 불편하겠습니다.

 

 

또한 이 구간은 거의 임도로 되었으며 폭우 등 기상이변 시 질러갈 수 있는 우회로가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대부분 조금이라도 더 걷기위해 우회로를 선택하지는 않았습니다.

 

 

밤재(490m)에 도착했습니다.
밤재는 옛날에 구례에서 남원으로 가려면 이 고개를 넘어야 했는데요, 지리산 만복대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견두산, 천마산, 천왕산을 거쳐 섬진강가 월암마을까지 맥을 이어주는 곳입니다.

밤재에서 약 10분간의 휴식시간을 가졌지만 지도에 체크가 안 되었네요. 하지만 유스호스텔에서 계척마을까지 8km거리를 2시간 30분 정도에 걸었으니 둘레길이 얼마나 편한지 알 수 있겠죠?
대략 평지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 속도가 시간당 4km입니다. 산길에서는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져 시간당 3km면 특전사 수준의 엄청 빠른 속도구요, 보통 체력의 성인남자는 시간당 2km내외입니다.

 

 

밤재에서 내려다 본 국도 19호 선인데요.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 지리산 노고단 방향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밤재 벤치에 앉아 지리산 능선을 바라보면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생각납니다.

 

 

오늘 트레킹에는 가족단위 참가자가 많았습니다.
가장 어린 아이로 보여 지는데요. 가끔 아빠 가슴에 안겨가기도 했지만, 기특하게도 혼자 힘으로 둘레길을 걷습니다. 그만큼 길이 어린이도 걷기에 편하다는 것이겠죠.

 

 

외딴 마을도 지나고,

 

 

푸르른 대나무 숲도 지납니다.

 

 

산은 깊지 않지만 계곡물은 맑고 시원하기만 합니다.

 

 

임도를 벗어 난 산길은 아기자기해 개미진 맛이 풍부하기만 합니다.

 

 

눈이 휘둥그래지는 편백숲이 나타났습니다.
마치 장성 축령산 편백숲에 온 느낌입니다.

 

 

편백나무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셔봅니다.
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는 자연치유의 항균물질입니다.

 

 

편백나무는 소나무의 5배가 되는 피톤치드가 나온다고 하는데요. 편백나무의 피톤치드가 얼마나 사람 몸에 이로운지 알아볼까요?

 

첫째, 편백의 피톤치드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능이 있어 혈관과 혈액을 깨끗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혈관질환에 좋다고 합니다.

둘째, 불면증이나 얕은 잠에 개운치 못한 분들은 편백나무 베개를 추천합니다.
편백나무향이 중추신경계를 자극시키기에 심리적인 안정감으로 숙면을 할 수 있고 수면시간을 길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셋째, 편백나무는 항원에 대한 항체를 생성시켜 면역력을 향상시킨다고 합니다.

넷째, 스트레스 또는 만성 스트레스가 있을 때 편백나무 향을 맡으면 스트레스 를 유발하는 호르몬 코르티졸이 줄어들어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 우울증, 불면증, 정신질환 등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다섯째, 편백나무의 강력한 항균작용이 아토피, 알레르기, 민감성 피부 등의 피부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인간에 유익한 피톤치드는 편백나무에 얼마나 함유되었을까요?
아래 표는 여러 연구조사에서 검증된 피톤치드 함유량인데요, 편백나무는 소나무보다 약 3배나 많은 피톤치드 가 함유되어있으며 가을보다 봄에 더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것은 기온이 높고 일사량이 많을수록 피톤치드 방출량이 많아지는데 봄처럼 생육이 왕성한 시기에는 피톤치드 방출량이 더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지리산둘레길이 준 최고의 선물 편백숲에서 잠깐의 쉼을 가지고 다시 출발합니다. 편백숲 근처에는 간이 화장실도 있어 쉬어가기에 딱 좋습니다.

 

 

편백숲을 벗어나니 연분홍 진달래가 발길을 붙잡습니다.
4월은 진달래가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기자가 사는 주변에도 여수 영취산, 장흥 천관산, 강진 주작산 등 진달래 명산이 많습니다.

 

 

우회로와 만났습니다.
폭우가 내리거나 기상이 좋지 않으면 임도로 가도 됩니다.
이 길은 밤재를 거쳐 지리산유스호스텔까지 계속 이어졌으며 자전거로 가기에도 참 좋습니다.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 노거수가 마을입구에 있는 것이 밤재로 넘어가는 길이 옛날부터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산수유나무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 계척마을이 지척인가 싶습니다.

 

 

귀에 익은 농악소리에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군요.
하지만 노란 물감을 흩뿌려 놓은듯한 산수유나무의 아름다운 자태에 빠져 헤어나기가 힘듭니다.

 

 

계척마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나무가 있습니다.
수령이 무려 1,000년 입니다.
산수유 축제가 열리는 봄이면 시목나무 앞에서 풍년기원제를 여는데요,
오늘 기아자동차(광)국토순례단의 시도제도 천년 산수유 시목나무에서 합니다.

 

 

계척마을의 산수유 시목은 약 1000년 전 중국 산동성의 한 처녀가 이 마을로 시집오면서 산수유나무 한 그루를 가지고 와 심은 것이 효시라고 하는데요. 중국에서는 오유 또는 오수유라고 부르며, 1500년 전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에서 산수유를 특산품으로 권장하면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70년 광릉에서 산수유 자생지가 발견되어 한국의 산수유는 중국나무가 아니라 한국 자생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하니 무척 다행스럽습니다.

  

 

잎이 피기 전 꽃을 먼저 피우는 산수유는 나무껍질과 가지는 한약재로 팔고, 씨앗을 뺀 열매는 정력에 좋아서 강장제로 팔리기에 부모들은 어렸을 때부터 울 안이나 길섶의 산수유를 잘 키워 자식들 대학 교육까지 시켰다는데요, 그래서 산수유나무를 효자나무, 대학나무라고도 부릅니다.
산수유나무 한그루에서 200근 정도의 열매가 나오니 당연하겠죠?
 

 

산수유나무 열매는 겨울이 오기 전 열매가 얼기 전에 수확해야 하며 산수유나무 아래 멍석을 깔고 털어서 모으며, 햇볕이나 온돌방에서 3~4일간 반 건조한 다음 손이나 기계로 씨를 발라낸 후 다시 건조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속의 씨를 발라낼 때 요즘엔 기계로 발라내나 예전에는 모두 아낙네들이 일일이 이빨로 깨물어서 깠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리산 산수유 입에 넣으면 지리산 처녀와 입 맞춘다네'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인데요.

산수유 열매를 따서 씨를 뺄 때 이곳 지리산 자락 산동면 산수유마을의 처녀들이 입에 열매를 넣고 씨와 과육을 분리했는데, 어릴 때부터 해왔던 일이라 산수유 마을의 처녀들은 모두 앞니가 유난히 많이 닮아져서 한 눈에 보면 산수유 마을의 처녀임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몸에 좋은 산수유를 늘 입에 넣고 뱉기를 숙명처럼 했던 지리산 자락 산수유마을 처녀들과 연애를 하고 입맞춤을 하면 몸에 좋은 산수유를 먹는 것과 같다고 하여 남원과 순천 등지에서는 그녀들을 일등 신붓감으로 손꼽았다고 하며, 옛날부터 구례지방의 총각들은 연인에게 사랑을 맹세할 때 산수유 꽃과 열매를 선물하는 풍습이 전해져 산수유의 꽃말도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계척마을은 남도 이순신 길이 지나기도 하는데요, 이 길은 1597년 임진왜란 당시 원균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이 칠천량 해전의 패전으로 궤멸상태에 이르자 백의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이 수군을 재건하면서 명량대첩지로 이동했던 역사의 길이라고 합니다.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 자리를 박탈당하고 1597년 3월 4일 의금부에 투옥되어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감형되어 백의종군에 이르게 되었고 권율장군이 있던 경남합천까지 갔다가 다시 진주와 구례를 거쳐 해남 우수영까지 걸어가던 길인데요, 한성~아산~구례~하동~진주~산청~합천~진주~구례로 이어져 해남 우수영까지 잇는다고 합니다.


◆남도 이순신 길 중 백의종군로
1코스 : 산수유 지리산 호반길(시목지 ~ 광의면사무소 11.7km)
2코스 : 서시천 꽃길따라 뚝방 마실길(광의면사무소~지리산둘레길 안내센터 5.9km)
3코스 : 섬진강 벚꽃길(지리산둘레길 안내센터~동해마을 7.5km)
4코스 : 섬진강 징검다리 길(동해마을~황전면사무소 11.8km)
5코스 : 송치재 장군의 눈물길(황전면사무소~학구마을 11.6km)
6코스 : 순천부 구국다짐길(학구마을~순천팔마비 14km)
7코스 : 석주관 가는 길 등 (구례공설운동장~석주관 14km)

 

 

오늘 지리산 둘레길 트레킹에 이어 천년 산수유나무까지 보는 일석이조 걷기가 되었습니다.
둘레길을 걷다보면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하는데요, 계속 본연의 둘레길 걷기에만 충실한 것인지 아니면 둘레길 주변의 멋진 볼거리도 같이 즐기며 걸을 것인지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기자의 경우는 후자인데요, 경쟁하듯 달리는 둘레길보다 천천히 걸으며 주변에도 시선을 돌리는 느림의 미학과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에서 숨은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지리산 둘레길 트레킹에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오늘 전체 285km의 지리산 둘레길 중 극히 일부분인 8km를 걸었지만 남은 구간도 모두 걸으며 지역의 문화와 역사 등을 살펴보는 기회가 온다면 또 바람같이 달려가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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