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檻外竹爲隣(소송함외죽위린) : 난간 밖 듬성한 소나무 대나무와 이웃하여
秋菊春梅氣味均(추국춘매기미균) : 봄 매화 가을 국화와 향기는 다름없네.
雖使語言終莫接(수사어언종막접) : 어떠한 말로서도 표현을 할 수 없어
可憐情狀似相親(가련정상사상친) : 애틋한 마음으로 친숙하게 닮아간다.
조선 중기의 학자 송담 송남수의 시입니다.
송남수는 소나무, 대나무, 매화, 국화를 심고 절우(節友)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선조가 가진 자연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대전 동구 이사동 한옥마을숲'에는 송남수의 묘역(대전광역시 기념물 제46호)이 있습니다. 이 숲은 수령 100년 이상된 소나무 1,400여 그루가 구릉을 따라 고루 분포하고 있어 진귀한 임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은진송씨 송담공파 종중 소유의 숲으로서 500년 동안 1,077기의 묘소가 집중되어 있어 장묘문화 등 유교문화의 가치도 지닌 곳입니다.
▲ 절우당 표석
▲ 절우당 솟을대문
▲ 절우당과 소나무
묘소는 무질서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소나무 등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하나의 거대한 공원이 되었습니다. 500년의 역사와 문화가 숲을 매개로 하여 전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숲의 보전과 관리는 곧 전통문화의 보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 묘소와 소나무
이러한 문화적·자연적 가치를 높이 사 산림청은 2012년 전통마을숲 복원사업으로 선정해 복원을 실시했습니다. 복원작업은 솎아베기 등 천연림 개량과 소나무 등 5종을 이용한 후계림 조성작업이 이뤄졌습니다. 또한, 대전시는 향후 10년(2016년-2025년)간 충청유교문화권 개발사업과 연계해 이사동 유교민속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 전통마을숲 복원사업 안내판
▲ 조림된 어린 소나무
소나무가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중국,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한반도 전역이 소나무 자생지이다. 예로부터 소나무로 집을 짓고, 관을 만드는 등 한국인의 삶에는 소나무가 있었다. 소나무는 우리나라의 문화, 역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인 셈입니다.
이러한 소나무를 위해 산림청도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소나무의 영문명을 ‘Japanese Red Pine’에서 ‘Korean red pine‘으로 새롭게 명명하며 소나무의 광복을 선언했습니다. 또한, 지난 2015년 6월 22일에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제정하고 소나무 보호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마을숲이 선조들의 애정 속에서 탄생하고 보전되었던 것처럼 우리의 관심 속에서 자란 소나무들은 더욱 울창해져 훌륭한 산림문화유산으로 남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