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6년(7기)

무진장 아름다운, 무주-진안-장수의 산들

대한민국 산림청 2016. 2. 22. 13:43

 

 

 

무진장 아름다운,

무주,진안,장수의 산들

 

 

 

 

 

 

 

산림청 블로그 전문필진 거칠부/고영분

 

 

  입춘도 지나고 우수도 지났으니 지난겨울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눈 소식이 제일 많이 들린 '무주-진안-장수'(이하 무진장)의 산들을 찾아다녔는데 푹해진 날씨 탓인지 제대로 된 겨울을 만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진장의 산들은 충분히 아름다웠고 다시 겨울이 와도 찾아보고 싶은 곳 이었습니다. 흔히들 국립공원 같이 유명한 산들만 찾아다니는데 우리나라에는 국립공원이 아니라도 근사한 풍광을 가진 산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름다운 산그리메와 운해를 볼 수 있는 곳이 '무진장'입니.

또한 이곳에서는 날씨만 도와준다면 멀리 혹은 가까이에서 지리산과 덕유산을 바라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리산과 덕유산 사이에 위치한 무주-진안-장수의 산들과 거창-함양의 산들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무진장의 산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무주_민주지산 삼도봉(1,177m)

 

 

- 눈 소식이 있던 날 삼도봉 정상에서 만난 눈꽃 -


겨울에 꼭 가게 되는 산 중 하나가 민주지산입니다. 민주지산에서도 삼도봉은 충청도 영동군, 전라도 무주군, 경상도 김천에 걸친 묘한 곳입니다. 삼도봉만 놓고 보자면 무주의 산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기에 무진장의 산들에 포함시켜도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보통 영동 민주지산이라고 불리는 것은 영동 상촌면 물한리에서 원점회귀 산행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삼도봉은 민주지산에서 유일하게 백두대간 줄기에 포함되기 때문에 그 의미도 남다른 곳입니다. 게다가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 겨울 산행으로도 손색이 없을뿐더러 특히 시원하게 터지는 풍광이 예술입니다.

 

 

- 삼도봉에서 보이는 백두대간 줄기 -


덕유산에서 뻗은 산줄기는 대덕산을 지나 이곳에 이르게 됩니다.

백두대간을 했던 사람이라면 이 산에서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곳에서 바람이 씻겨주는 땀을 식히며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가늠해 보게 되는...

 

 

- 각호봉에서 보이는 백두대간 줄기 -


민주지산 정상 방향으로 걷다 보면 석기봉을 만나는데 이곳에 서면 백두대간 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삼도봉에서 이어진 백두대간은 저 어디쯤 황악산까지 이어집니다.

 


- 석기봉에서 보이는 삼도봉과 백두대간 줄기 -

 

민주지산 삼도봉 산행은 보통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에서 시작합니다. 삼도봉에서 석기봉을 지나 민주지산 정상을 찍고 다시 물한리로 하산하면 당일 산행으로 적당합니다. 중간중간 물한리로 빠지는 길들이 있기 때문에 체력이 안 되는 사람은 중간에 하산할 수도 있습니다.

 

 진안_구봉산(1,002m)

 

 

- 구봉산의 명물 구름다리 -


진안 일대를 지나가다 보면 저 산이 무슨 산일까 궁금해지는 곳이 있습니다. 주변이 거의 육산인 곳에서 유독 아홉 개의 봉우리가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이곳이 바로 카리스마 넘치는 구봉산입니다. 작년 여름에 생긴 구름다리 덕분에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구름다리 양쪽에는 넓은 데크가 있어서 쉬어 가기에 좋고 풍광 또한 일품이라 눈이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 구봉산에서 만난 운해  -


진안은 고원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일교차가 클 때는 어김없이 운해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이 산을 찾았을 때는 겨울임에도 따뜻과 낮과 차가운 밤 덕분에 운해를 볼 수 있었습니다. 미세먼지가 아니라면 더 멋진 모습이었을 텐데 요새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구봉산 9봉에서 보이는 나머지 8개의 봉우리 -


구봉산은 이름 그대로 9개의 봉우리를 따라 걷게 되어 있습니다. 봉우리 대부분이 바위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밧줄 등을 잡고 걸어야 합니다. 산행을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버거울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 구름다리가 생기면서 위험 구간에는 계단 등을 새로 설치해서 그나마 수월해졌습니다. 아기자기하면서도야무진 8개의 봉우리를 지나면 마지막 9봉이 남는데 많은 사람들이 8봉까지만 하고 내려갑니다. 그 이유는 9이 가장 힘들기 때문인데 이곳에서 보는 나머지 8개 봉우리를 보고 싶다면 꼭 오르길 권합니다. 구봉산 정상 뒤쪽에서는 진안에서 가장 유명한 마이산을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참고로 구봉산은 풍광과 운해가 일품인 운장산과 연계하여 산행하기도 합니다.

 

 진안_선각산(1141.5m)

 


- 선각산 중선각에 만난 빛내림 -


눈이 내렸다면 어느 산 못잖게 아름다움을 뽐낼 곳이 선각산이었지만 아쉽게도 눈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대신 선각산에서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산 위에서 만나는 빛내림은 마치 신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신비로웠습니다.

  


- 선각산의 아름다운 빛내림 -


선각산 또한 진안의 산답게 아기자기한 능선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미세먼지의 방해가 없다면 멀리 이름 모를 산들까지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선각산입니다. 게다가 선각산의 삿갓봉 같은 경우 금남호남정맥의 줄기이기도 합니다. 백두대간이나 정맥의 특성상 마을로 떨어졌다가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역시 오르내림이 무척 심합니다. 이번 겨울 눈 산행은 아쉽게 됐지만 늦가을 능선이 완전히 드러날 때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 중선각에서 보이는 덕태산 -


선각산은 보통 맞은편에 보이는 덕태산과 연계하여 산행을 하기도 합니다. 산꾼들이 두 산을 이어서 '덕태산각'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이어서 하는 산행의 매력이 쏠쏠한 듯합니다. 하지만 짧은 거리에 비해 결코 쉬운 산행이 아니라는 걸 염두해두어야 합니다. 참고로 홍두깨재에서 덕태산으로 바로 올라갈 수도 있고 덕태산 산행 후 점전폭포로 원점회귀도 가능합니다.

 

 장수_봉화산(920m)

 

 

- 봉화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 줄기 -


우리나라에는 4440개의 산이 있는데 산 이름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명칭이 '봉화산'입니다. 봉화산은 총 47개가 있고 '국사봉' 43개, '옥녀봉' 39개, '매봉산' 32개, '남산' 31개 등이라고 합니니다. (*산림청 통계)

전국에 하고 많은 봉화산 중에 감히 '갑'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이곳 장수 봉화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이 봉화산은 전라북도 남원시 아영면과 장수군 번암면, 경상남도 함양군 백전면에 걸쳐 있는 산입니다.

이곳은 백두대간 줄기이기도 해서 장수, 남원, 함양에 걸쳐 있는 주변 산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에 걷는 즐거움이 남다릅니다.

 


- 봉화산에서 보이는 남원 야영면과 지리산 능선 -


정상에서 보는 지리산의 주능선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지리산 마니아들 중에는 일부러 지리산이 보이는 산만 찾아다니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대개의 사람들이 봉화산을 철쭉이 피는 5월에 찾는데 그만큼 철쭉 군락지를 크게 이루게 있습니다. 하지만 꽃이 피는 계절이 아니라도 봉화산은 매력이 많은 곳입니다.

자칫 황량하게 보일지도 모를 능선에서 바라보는 지리산과 주변 산군, 그리고 계속 이어질 백두대간 줄기.

그 줄기를 따라 좀 더 걷고 싶었지만 해가 저물어 더 가지 못함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산행은 백두대간을 따라 복성이재에서 시작하는 방법이 있고 장수 번암면이나 남원 아영면 쪽에서 오를 수도 있습니다.

 

장수_팔공산(1,149.3m)

 


- 팔공산 헬기장에서 보이는 산 아래 마을 -


산행을 하다 보면 이 산에는 꼭 다시 와야겠구나 싶은 곳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장수 팔공산입니다. 워낙 흔한 이름이라 사실 별로 기대도 하지 않고 찾은 곳이었는데 이 산에서 만난 풍경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풍경이라도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 아름다운 우리 산하 -


팔공산은 금남호남정맥의 줄기입니다. 이곳 역시 남쪽으로는 지리산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덕유산이 보이는 곳입니다. 우리가 찾았을 때는 한 겨울 골골이 드러나는 능선을 바라보면서 덩달아 운해까지 볼 수 있었기에 한참을 서서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아름다운 우리 산하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아주 흔한 말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더 적절한 말도 없을 듯합니다.


2년 동안 12번의 해외트레킹을 했었습니다. 남미, 아프리카, 네팔, 유럽, 티벳, 일본... 어떤 곳도 최고의 풍광을 보여주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대륙별로 골고루 다닌 터라 그곳의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야말로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어떤 이는 그렇게 좋은 것만 보고 다니면 우리나라가 시시하지 않으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우리 산하는 결코 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름다움이 다를 뿐 우리 산하는 그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20년쯤 산에 다니면서 숱하게 멋진 풍경들을 보고 다녔지만 여전히 산에서 만나는 풍경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이날 팔공산에서 만난 아름다움 또한 그러했습니다. 아름다운 우리 산하, 다닐수록 더 궁금하고 더 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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