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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디자인> 누군가의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 대나무 디자인

대한민국 산림청 2017. 8. 31. 09:30

<에코디자인>

누군가의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

대나무 디자인








 숲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 없어서는 안 될 산소와 싱그러운 자연을 준다. 시원한 바람과 깨끗한 물도 숲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러므로 숲은 지구의 어머니이자 생명의 근원이다. 또한 숲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채워준다. 자연이 대가 없이 주는 수만 그루 나무들, 그로 인해 인류는 번성할 수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숲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 인간이 만든 그 어떤 발명품보다 위대하다.





 대나무로 만든 칫솔


생활 용품 가운데 칫솔은 유독 플라스틱 소재가 많다. 칫솔은 특성상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해서 그만큼 버려질 때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품목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이런 디자인은 어떨까? 대나무로 만든 칫솔 ‘보고 브러쉬(Bogo Brush)’이다. 나일론 칫솔이 썩는데 30년 이상 걸리는 데 반해 보고 브러쉬는 땅에 묻어두면 빠르면 3 개월 이내에 늦어도 1년 이내 100% 분해된다. 다 쓰고 헤진 플라스틱 칫솔이 그대로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아이디어이다.


보고 브러쉬를 제작한 이는 미국 중북부 노스 다코다(North Dakota)주에 사는 헤더 맥두걸(Heather Mcdougall)과 존 맥두걸 (John Mcdougall)이다. 이 둘은 남매이자 사업 파트너이다. 남매는 치과의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병든 이로 고생하는 수많은 환자를 접했다. 그들을 보면서 수없이 버려지는 칫솔도 함께 보았던 것. 그런 그들의 경험이 100% 썩는 친환경 칫솔을 개발하게 된동기가 됐다.




또한 이들은 자체적인 칫솔 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돈이 없어 칫솔조차 살 수 없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필자 역시 칫솔을 보통 두 달에 한번꼴로 교체하고 있다. 이를 더욱 깨끗이 닦으면 닦을수록 쌓여만 가는 칫솔에 곤란할 때가 종종 있다.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게 버리기 에도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라면 큰 걱정 없이 칫솔을 교체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언가를 버릴 때 환경이 오염 되지 않는다면, 생활의 작은 기쁨이 되지 않을까?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흙과 대나무로 지은 학교


방글라데시 루드라푸르(Rudrapur) 한 마을에 오로지 흙과 대나무 그리고 소똥으로 지어진 건물이 있다. ‘메티 스쿨(METI School)’이 다. 메티 스쿨은 국제적인 비정부 기구 METI(Moredern Education and Training Institute)에서 지은 학교 건물이다. 오랫 동안 최빈국으로 살아온 방글라데시는 문맹률 역시 높다. 많은 아이가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어른이 되기도 전에 학교가 아닌 일터로 향한다. 또한 형편없는 시 재정 탓에 인구 1,500명이 밀집한 이지역에는 변변한 학교 건물 하나 없다. 그런 그들을 돕고자 세워진 학교가 바로 메티 스쿨이다.


학교 디자인은 독일 건축가 에이크 로스워그(Eike Roswag)와 안나 에이링거(Anna Aeringer)가 맡았다. 이들은 넉넉하지 못한 재정을 극복하기 위해 오로지 마을의 자원만을 활용했다. 마을 주변에 떨어진 대나무를 모아 뼈대를 세웠고 흙과 소똥을 섞어 건물의 살을 채웠다. 건물을 짓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건물을 짓는데 단 하나의 건축 자재도 별도로 생산하지 않았다. 오로지 있는 자연 그대로의 자원만을 최대로 활용했다. 자연 친화적 이면서 동시에 생산 비용을 절감한, 혁신적인 사례다.


메티 스쿨은 에코 디자인의 가장 훌륭한 사례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충분히 우리의 필요를 채웠다. 자연이 주는 있는 그대로의 혜택을 활용해 아름답고 멋진 공간을 만들었다.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가지고 있는 재능만으로 누군가를 도왔다. 이 환상의 삼박자가 진정 아름다운 결과물을 창조했다. 가난한 아이들의 희망은 덤이다.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화려함을 뽐내는 선진국의 수많은 학교에 비하면, 메티 스쿨은 누추하고 초라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가치는 늘필요와 비례한다. 비록 건물이 화려하지도 않고 현대식 시설도 갖추지 못했지만, 이곳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곳보다 아름다운 미래를 제공해준다. 돈이 없어도 돈이 넉넉하지 않아도 나눌 수 있기에 가능하 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재능이다. 위의 사례는 모두 창의적인 건축가들과 디자이너들의 재능을 나눔으로써 현실화됐다. 이들의 재능 나눔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재능을 심어줄 학교가 됐다. 이들은 단지 학교를 디자인한 것이 아니다. 이들이 진정으로 디자인한 것은 아이들의 미래와 꿈이다.





 난민들의 보금자리


기아와 질병으로 힘들어하는 난민이 전 세계적으로 1,600만 명에 이른다. 상당수가 어린아이들이다. 그런 그들을 위해 건축 디자인 그룹이 나섰다. 인도주의적 디자인 조직 ‘TYIN Tegnestue’가 그들이다. 이들은 미얀마 난민들을 위해 태국 국경 근처에 나무로 조그만 집을 지어주는 사업을 한다. 특히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위한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특별한 배려가 돋보인다.


대나무로 만들어 내구성이 뛰어나고 통풍이 잘되도록 설계했다. 또한 물을 손쉽게 구할 수 없는 난민을 위해 우천 시에 물을 저장하고 보관할 수 있는 시설도 만들었다. 공부할 공간과 놀거리가 없는 아이 들을 위한 간이 그네와 나무 테이블도 있다.


이곳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현재까지 대나무 집은 24명의 고아들에게 제공됐다.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전 세계 수많은 난민을 위해 대나무 집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재능 기부’란 자신의 기술과 능력으로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뜻한다. ‘인도주의적 디자인’은 재능 기부를 통해 난민에게 희망을 주는 사업이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 없이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된 아이들.


이들은 길거리에 천막을 치고 산다. 먹을 것이 없어 태반이 굶주림에 시달린다. 질병에 쉽게 노출돼 죽어간다. 난민이 된 아이들이 처한 어려움을 바라보면, 이들의 활동이 상당한 가치를 지녔음을 느끼게 된다. 생명을 살리는 그들의 디자인에 박수를 보낸다.


희망이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어떤 이에게는 숲에서 자라는 작은 나무 한 그루가 충분한 도움이 된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란 말이 있다. 특별한 비용을 치르지 않더라도 나무는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준다. 특히 가난하고 어려움에 부닥친 이들이 거센 비바람을 피할 수있는 작은 안식처가 된다.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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