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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유람> 좋은 볕과 땅 덕분에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 충북 보은 드림농원

대한민국 산림청 2017. 9. 19. 09:30

<재료유람>

좋은 볕과 땅 덕분에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 충북 보은 드림농원



 아삭한 대추 하나 야금야금 먹고 있으면 줄곧 ‘뱃병 나니 많이 먹지 마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대추를 먹을 때는 할당량이 정해져 있고, 그 이상을 넘어서면 뱃병을 앓게 될 것이라고. 그런데 오해란다. 덜 익은 대추를 먹어 뱃병이 나는 거지 다 익은 생대추는 아무리 주워 먹어도 끄떡없단다. 오히려 피부 미용에 좋고 장 기능에 도움 주는 기특한 녀석이다. 여기서 하나 더, 대추는 사실 진상품에도 올려졌을만큼 맛 좋은 ‘과일’이라는 사실이다.




 부지런함으로 무장한 타고난 농사꾼


예부터 보은은 ‘대추’로 알아주는 고장이었다. 허균은 보은 대추의 진가를 익히 알았다. 그가 지은 <도문대작(屠門大嚼)>에는 보은 대추의 진가를 이렇게 적어 두고 있다. ‘대추는 보은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다. 크고 씨가 적다. 붉고 물기가 많아 달다. 다른 곳에서 나는 것은 모두 이만 못 하다.’ 이는 보은이 과수(果樹)를 재배하기에 딱 좋은 토양을 가지고 있어서 그럴 터이다. 지리적으로 속리산 자락에 폭 안긴 보은은 일조량이 많고 토양이 비옥해 대추를 재배하기에 더없이 좋다.


땅 좋고 햇빛 좋은 곳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보은 대추는 예나 지금이나 맛있기로 매우 유명하다. 당도는 사과보다 훨씬 높고 알맹이는 다른 대추와 비교 불가할 정도로 커 고품질을 자랑한다. 아삭하고 단맛이 일품이어서 생대추는 생으로 먹어도 손색이 없다. 그러하니 대추를 만나려면 보은만 한 곳이 없다. 보은에 들어서면 눈길 두는 곳마다 대추 농장이다. 보는 것만 으로도 ‘이곳이 바로 대추 산지구나’ 생각이 든다. 수많은 대추 농장 중, 올해 톡톡히 수확의 맛을 보고 있다는 드림농원을 찾았다.





이른 새벽, 오전 5시만 되면 농장에 나갈 채비를 한다는 드림농원 한준동 대표. 한 대표가 대추 농장을 운영한 지는 9년 정도. 보은 대추에 대한 믿음 하나로 농장을 시작했다고 한다.


“1,000평 남짓한 대지 위에 대추나무 390주 정도를 심었어요. 여타 농장보다 대추나무 키가 커요. 비닐하우스 높이에 그 이유가 있죠.”


대추나무는 노지에서 키우는 건 줄로만 알았는데, 요즘은 비닐하우 스에서도 많이 재배한다. 낙과와 열과 피해를 줄이고자 함이란다. 특히 다른 농장과 대조되게 비닐하우스의 높이가 제법 높다. 4.5m 정도 되는 듯하다. 대추나무가 충분히 자라기 좋은 높이다. 대추나무의 키가 크다 보니 맺히는 열매도 많다. 대추 농장치고는 그리 크지 않은 편에 속한다는 드림농원은, 일일이 한 대표 한 사람 손길로 지금 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농장을 찾으면 어디 늘어진 나무는 없는지,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곳은 없는지 일일이 보살피는 게한 대표의 일과. 그나마 스프링클러 덕분에 일손이 덜 든다고. 그래도 여전히 사람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한 대표가 있다.





 친환경으로 손수 가꾸는 재미


대추는 6~7월 꽃이 피고 9월 하순부터 열매가 익는다. 신기하게도 열매가 일찍 매단 것이나 늦게 매단 것이나 수확 시기가 같다. 드림 농원에 알알히 맺힌 대추 열매를 보고 있으니, 올해 분명 ‘풍년’임이 짐작된다. 대추 살도 포동포동하게 올랐다.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을까. 첫째, 한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다. 그 말인즉슨 땅과 하늘의 원리를 소홀히 하지 말라는 뜻이다. 대추가 지닌 생태를 이해하고, 이에 맞게 대추를 재배하라고 한다. 둘째, ‘영농 일지’를 쓸 것. 한 대표는 하루도 빠짐 없이 ‘3년 연속 기록식 영농일지’를 작성하고 있다. 어느 시기에 무얼 하는지 한 눈에 비교 할 수 있어 농원 관리가 수월하다. 영농일지를 통해 한 대표는 실패를 두 번 다시 번복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드림농원은 실패를 통해 내실을 다진, 다부진 농장이다.


드림농원은 친환경적인 농법을 고집한다. 유용미생물(EM, Effective Micro-organism)을 이용해 일주일에 한 번씩 대추나 무에 배양하고 있다. 물에 희석해 사용하며, 땅과 하천에 무해하다.


또한 고품질 대추 열매를 얻는데 톡톡한 역할을 한다. EM을 통해 대추나무에 영양을 준다면, 퇴비는 ‘순환농법’을 통해 얻는다. 대추 나무 주변으로 자란 잡초를 제초기를 사용해 직접 제거하는데, 이때 제거된 잡초를 따로 치우지 않고 토양 위에 그대로 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퇴비로 변한다. 자연의 원칙을 순수히 따르는 셈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몇 해 전 드림농원 대추는 GAP(우수농산물인 증) 인증도 받았다. 토양 검사, 수질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거쳐 드림농원 대추가 안전한 농산물임을 인증받은 것이다.





 수확은 진정한 노동의 기쁨


대추 수확은 9월부터 시작해 11월 초까지 이어진다. 관리야 혼자 한다지만, 생대추를 따는 일은 여간 쉽지 않다. 이때는 온 가족이 농장에 나와 대추를 딴다. 수확하는 과정에서 껍질에 손상을 입히지 않기 위해 품이 더 든다. 주머니 있는 앞치마를 목에 두르고, 높은 위치에 매단 것들을 따기 위해 사다리에 오른다. 실장갑을 끼고 대추를 일일이 하나씩 따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번거로움은 있어도 따는 손맛이 제대로다.


“수확 철이면 자식들이 찾아와 도와주곤 하는데, 한 그루에도 많은 열매가 매달려 있으니 따는 것이 엄청 힘들고 지루하대요. 다 땄다 싶으면 옆에 따야 할 열매가 또 보이고, 또다 땄다 싶으면 또 보인데요.”


올해는 유독 덥고 비도 잦아 흉작을 입은 곳도 많았는데, 드림농원은 풍년이란다. 그렇게 땀과 성의로 생산한 대추 90%는 생대추로, 약 10% 정도는 건대추로 가공하여 판매한다. 대부분 직거래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는 진짜배기 로컬 푸드를 신선하게 맛볼 수 있다.





토실토실하게 매달린 대추를 가리키며 한 대표가 말한다. “대추는 어떤 요리도 필요 없어요. 생대추로 먹는 게 제일 맛이 좋아요. 당분이 많아 엄청 답니다.” 대추는 피부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장 기능에도 도움을 줘 변비에 좋다. 특히 아삭한 생대추를 먹어야 그 진가를 발휘한다.


생대추를 수확한 후에는 오후 6시부터 크기별, 품질별로 선별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갈라지거나 곪거나 한 대추는 없는지 일일이 선별하는 작업이다. 수확 다음으로 손이 많이 가고 고된 작업이다. 수확 기간이면 선별 작업만 해도 새벽 1시에나 마무리된다고 하니, 그 노고가 대략 짐작된다.


올해 9년째 대추 농사에 접어들었다는 한 대표는 농장을 좀 더 확장 하는 계획을 꿈꾸고 있다. 더불어 아내가 보은군 대추대학을 다니며, 넓은 지식을 익히고 있다니 머지않아 더 맛 좋고 품질 좋은 드림농원의 대추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과 관심받고 자란 드림농원 대추는 올해도 내년도 그리고 앞으로도 풍성한 낱알로 영글어 갈 것이 다. 빨갛게 익은 드림농원의 대추가 달콤함을 부른다.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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