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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DIY> 크리스마스 소품 만들기

대한민국 산림청 2017. 12. 21. 10:02

<마음껏 DIY>

너무 다른 우리라서 참 다행이야 -  소품 만들기





 계절이 바뀌는 길목, 바람은 제법 차지만 화사한 햇살이 이 부부의 특별한 데이트를 반긴다. 이렇게 좋은 날, 집안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내 줄 목재소품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주말의 아침 단잠도 반납하고 산림청의 초대에 기꺼이 수락한 이들 부부의 얼굴에 기대감이 가득했다.


 우리에겐 데이트가 필요해


인천의 도자기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유경진 씨는 남편 크리스 씨의 말대로 ‘워커홀릭’이다. 거래처 주문에 밤낮없이 뛰어다니고, 해외 출장까지 잦다. 영어 선생님인 크리스 씨 역시 어린 아이들과 복닥거리며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기 일쑤. 부부가 함께 오붓한 시간을 가지는 게 쉽지 않았던 차, 산림청의 초대는 데이트 구실을 만들어 주는 좋은 기회였다고. 연애 3년, 결혼 3년. 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이들 부부에게는 일상을 벗어날 만한 특별한 이벤트가 절실했다.


“그릇을 제작하는 과정에 늘 관여하다 보니 ‘만든다는 것’에 대한 가치를 잘 알고 있죠. 거기다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소품을 만들 수 있다니 너무 참여하고 싶었어요. 목재 체험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더 반가웠고요. 남편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막상 주말이 오면 늦잠 자기 바쁘거든요. 일찍 일어나느라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이런 핑계로 데이트를 할 수 있으니 이런 게 일석이조겠죠? 게다가 남편이 저보다 만드는 걸 좋아해요.”





사려 깊은 아내의 배려로 목공 체험에 참여하게 된 크리스 씨 역시 이날 수업이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모양. 사진학과 미술교육학을 전공한 터라 미술이나 DIY에는 나름 일가견이 있는 그다. 앞치마를 메고 준비에 임하는 모습이 꽤나 진지하다.
이날 만들 작품은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인테리어 소품이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인천 나무디자인공방 이명규 대표가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전동 드릴, 샌딩기, 에어 타카 등 기본 장비에 대한 사용법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에서 온 크리스 씨에게는 익숙한 장비들이다.


“미국은 집을 직접 수리하는 문화가 발달해 이런 공구들은 다들 구비하고 있어요. 여자건 남자건 아이건 어른이건 기계를 어느 정도는 다룰 줄 알아요. 8학년 때 목공수업을 들었던 경험도 있고요.”


반면 유경진 씨는 에어 타카를 쏠 때 나는 커다란 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느라 바쁘다. 아내의 호들갑을 귀여운듯 바라보며 웃음 짓는 크리스 씨. 둘의 좌충우돌 목공 체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성격과 개성이 드러나는 목공 체험


알맞은 크기와 모양으로 목재를 재단한 후,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이를 ‘샌딩’이라 하는데, 이후에 목공용 물감으로 색을 칠할 때 점착이 잘되도록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커다란 샌딩기로 목재를 골고루 문지르는데 작업실에 먼지가 꽤나 날린다. 앞치마를툭툭 털어가며 열중하는 둘의 모습이 제법 잘 어울린다. 그런데 목재와 앞과 뒤, 옆면까지 손끝으로 만져가며 꼼꼼히 오래 샌딩하는 크리스 씨와는 달리, 유경진 씨는 금세 작업을 끝내고 다음 과정을 기다린다. 부부지만 너무 다른 성격이 나온다. 평소에도 조용하고 차분한 남편과 활발하고 적극적인 아내란다. 샌딩한 목재를 조립해야 하는 다음 단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크리스 씨는 이명규 대표의 설명을 곰곰이 듣고, 말없이 작업에만 몰두하는 스타일. 각도기로 정확히 각도를 맞추고, 목공 본드를 꼼꼼하게 바른 후 에어 타카로 못을 박는 일련의 과정을 과묵하게 해냈다. 유경진 씨는 이 대표와 수다도 떨고 농담도 나누며 체험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들었다.


뚝딱뚝딱 목재를 조립해 크리스마스 트리의 구조물을 완성했으니 작품의 80%는 완료했다. 이제 예쁘게 색을 칠할 차례다. 건조한 나무에 물을 살짝 묻힌 후, 목공용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결대로 칠한다. 크리스 씨는 전체를 그린 컬러로 칠해 세련미를 더했고, 유경진 씨는 4가지 색을 사용해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트리를 만들어냈다.





“목공이라는 게 자신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기 마련이에요. 그래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거죠.”


이명규 대표의 말에 부부 역시 서로의 작품을 보며 ‘이렇게 다를 수 있냐’며 한참을 웃었다. 색칠한 트리 위에 스탠실을 이용해 장식을 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크리스 씨는 어느 위치에 어떤 모양을 넣을지 고심하고 계산한 후 작업을 시작했다면 유경진 씨는 마음 가는대로 도안을 집어 거침없이 트리를 꾸몄다. 드디어 완성된 작품이 두 사람 사이에 놓였다.
“제가 일을 저지르려고 하면 크리스가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줘요. 평소에도 우리가 다르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니 실감이 돼요.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인연을 이룬 게 새삼 신기하고요.”


크리스마스에는 직접 만든 트리를 앞에 두고 미국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을 거라며 두 손을 꼭 맞잡고 소박한 계획을 밝히는 부부. 그들은 행복이란 아주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맞잡은 두 손에 담겨 있음을 아는 듯 했다. 호기심 많은 유경진 씨와 든든한 크리스 씨, 너무 다른 이 둘이 함께여서 참 다행이다.




나무디자인공방
주소 인천 중구 개항로96번길 5
문의 032-777-0566


천연 원목으로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 수 있는 공방이다. 유아부터 학생, 일반인 등 누구나 목공 체험을 접해 볼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다. 연회비나 월회비 없이 부담 없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배워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 소품 만들기 체험비는 5만 원대(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재료비 포함된 금액)




크리스마스 소품 만들기


step 1
레드파인 목재를 도면에 따라 알맞은 크기로 재단한다

step 2
샌딩기로 목재 표면을 앞뒤로 매끄럽게 다듬는다.

step 3
타카와 전동 드릴, 목공본드를 이용해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으로 목재를 조립한다.

step 4
목공용 물감으로 전체적으로 칠을 한 후, 스탠실 기법을 이용해 장식한다.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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