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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알고있니?> 재미있는 버섯 이름 이야기

대한민국 산림청 2017. 12. 28. 13:30



 
 사람과 비교했을 때 매우 큰 흰수염고래, 비교적 비슷한 오랑우탄 그리고 작은 무당벌레까지 우리는 이미 매우 다양한 생물들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구에는 얼마나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을까요? 학자들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3백만에서 많게는 5천만 종이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까지 기록된 종(species)은 약 200만종 정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분류학자들의 꾸준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생물이 발견되고 있으며 이렇게 새로이 발견된 생물들은 학명(scientific name)이라는 각자의 고유한 이름을 갖게 되고 이는 하나의 약속인 명명법(nomenclature)을 기준으로 정해지게 됩니다. 학명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이름이며 대부분 그리스어나 라틴어에 어원을 두고 있습니다. 해당 생물의 서식지나 발견자의 이름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생물의 생김새를 바탕으로 지어진 것들이 많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영화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의 주인공인 공룡(Dinosaur)은 ‘무서운(Deinos) 도마뱀(Sauros)’이란 그리스어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호주의 대표동물 ‘캥거루’의 속명(genus name)인 Macropus는 ‘큰 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물을 좋아하는 ‘하마’의 속명인 Hippopotamus는 ‘강의 말’, 북극곰의 학명인 Ursus maritimus는 ‘바다의 곰‘을 의미합니다.


  ‘매우 작아 눈으로 볼 수 없는 생물’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미생물에도 매우 다양한 종(species)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들 모두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균류(fungi) 또한 미생물에 속하며 그 중에서도 버섯(mushroom)은 균류를 대표하는 생물입니다. 오늘은 버섯의 이름에 담긴 재미있는 뜻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팽나무버섯(Flammulina velutipes)은 팽나무에서 주로 발생하여 붙여진 국명(Korean name)이지만 Flammilina는 ‘작은 불꽃’을 velutipes는 ‘벨벳 재질의 대를 가진’을 의미합니다. 겨울에 눈을 밀어내고 올라온 갓의 색과 털이 있는 대를 바탕으로 지어진 이름이지요. 그리고 우리가 흔히 식용하는 흰색의 팽이버섯은 사실 팽나무버섯을 먹기 좋게 개량한 것이랍니다. 실제 팽나무버섯과는 모양도 색도 다르게 생겼지요.





비교적 최근에 재배되어 식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노루궁뎅이(Hericium erinaceus)는 흰색털이 있는 노루의 둔부와 비슷하다하여 지어진 국명(Korean name)이지만 Hericium과 erinaceus는 ‘고슴도치’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뾰족한 침형태의 버섯 모양이 고슴도치와 닮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주름찻잔버섯(Cyathus striatus)은 손톱 크기의 작은 버섯으로 Cyathus는 ‘컵 모양의’,  striatus는 ‘선이 있는’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실체의 모양이 작은 컵처럼 생겼으며 안쪽에 세로로 선이 있는 모양을 바탕으로 지어진 이름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팽나무버섯이나 노루궁뎅이 보다는 어원에 맞게 국명도 잘 지어진 버섯이지요. 땅에 떨어진 작은 나뭇가지에 옹기종기 피어있는 이 버섯을 보면 그 신비함에 한참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주름찻잔버섯과 비슷한 모양을 가진 좀주름찻잔버섯(Cyathus stercoreus)은 자실체의 안쪽에 선이 없으며 주로 동물의 배설물이 있는 곳에서 발생합니다. 발생장소에 맞게 종소명인 stercoreus는 ‘배설물의’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봄을 알리는 버섯인 곰보버섯(Morchella esculenta)의 Morchella는 ‘버섯’을, esculenta는 ‘식용이 가능한’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국내에서는 이용이 잘 되지 않지만 학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외에서는 유명한 식용버섯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콩버섯(Daldinia concentrica)은 숲속의 죽은 나무에서 비교적 흔하게 관찰되며 Daldinia는 ‘둥근 숯’을 concentrica는 ‘동심원의’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버섯을 보면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 한 번에 알 수 있습니다. 자실체를 잘라보면 안쪽이 숯처럼 검으며 만져보면 손에 검은 가루가 묻어나고 둥글게 형성된 동심원의 띠 모양은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입니다.



  국명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며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 우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도 각자의 이름이 있듯이 생물들도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 워야 하지만 학명은 생물 분류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외워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물의 이름이 붙여진 어원을 이해하고 보면 보다 재미있고 쉽게 이름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찾아가는 자연 속에서 지식의 건강함도 함께 키울 수 있는 생물들과의 만남을 다시 한 번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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