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산림청/나는 임업인이다

<산촌에 살어리랏다! 귀산촌 이야기> 산과 연구실을 오가는 임산물 창업인 ①

대한민국 산림청 2017. 12. 29. 14:12




 산양삼은 6차산업의 최적 아이템


제도의 정비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되었지만 문제는 임가 입장에서 생산성이다. 과거에 비해 생산성은 떨어졌지만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배면적은 늘어 머지않아 판로가 문제가 될 시점이 곧 도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삼은 생삼 외에도 정관장 등을 통해 다양한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 시장의 크기를 키우고 있지만 아직 산양삼은 거의 전적으로 생삼 유통에 매달려있기 때문이다. 조재영씨가 산양삼의 가공과 관광상품화에 관심을 두고 기업을 창업하게 된 까닭이기도 하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큰 걱정은 신뢰할 수 있는 산양삼 원료의 확보였다. 미생물 발효분야는 자신의 전공분야였지만산양삼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때 오랫동안 평창에서 산양삼 재배와 유통을 해왔던 이동환 이사가 합류해 그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해서 창업 하고 반년만에 만든 첫 결실이 패밀락이었다. 첫 제품이기도 하고, 아직 유통망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지만 지인들과 산양삼 체험캠프에 참가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조금씩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패밀락에 들어가는 산양삼은 평창산양삼특구영농조합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두 번째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제품의 이름은 화락진생이라고 정했다. 산양삼을 형태 그 대로 유지하면서 동결건조시킨 제품이다. 산양삼은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변동이 심하다. 생산량이 늘면 가격이 더 떨어질 걱정도 있어 뭔가 유통에서 차별적인 것을 찾아야만 했다. 그것이 통관, 병패의 걱정이 없는 건조제품이라는 것.동의보감에도 나오듯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삼 복용법은 건삼을 달여 먹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 냉장기술의 발달과 유통의 현대화에 따라 생삼 유통이 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선 가공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진액형태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전통적인 방법으로 돌아간 것이 화락진생이다. 화락진생은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을 통해 유통시킬 계획으로 최종 상품포장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와 있다. 물론 수출을 꿈꾸고 있기도 하다. 상품으로 내놓고 싶은 산양삼 제품은 그 외에도 많다. 발효, 진액, 환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개발 중이다. 인삼에서 정관장이 간 길을 많이 참조하지만, 산양삼의 높은 부가가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크다.








조대표는 고민이 많다. 산양삼을 아이템으로 창업을 한 사람으로서 산양삼이 가지는 미래성장 가능성이라는 산업적 가치에 대해서는 의심이 없다. 하지만 연구자로서 가지는 근본적인 답답함은 해결할 길이 없다. 인삼과 산양삼은 분명히 산업군이 다르다. 사회의 인식도 다르고, 소비자들이 대하는 태도도 다르고, 생산자들의 재배방식도 다르다. 정부의 소관부처도 농림부와 산림청으로 다르다. 하지만 과학적인 입장에서는 같은 산물로 본다. 그 유전자원이 같다. 유전자원이 같다 보니 원인 물질로 들어가면 사포닌이나 37가지 정도로 세분되는 진세노사이드 차원에서 인삼과 산양삼은 다르지 않다. 그 개별적인 유효성분에 대한 비교, 분석과 그 연구결과의 등재는 막 스타트업을 시작한 자신에게는 너무 벅찬 과제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연구자보다는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는 길을 택했다.


㈜우리두도 창업과 함께 산양삼 재배를 시작했다. 2016년 2만평이 시작이다. 또 합류한 이동환 이사도 2만평의 산을 같이 임대해서 산양삼 재배를 하고 있다. 회사와 회사 관계자들이 6만평의 임야에 산양삼 재배를 시작한 것이다. 물론 임대한 임야에 산양삼만 재배하는 것은 아니다. 토양이나 일조량, 수목유무 등 위치에 따라 산양삼을 재배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는 곰취, 산마늘 등 산나물을 식재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일부 구역에 표고버섯를 재배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럴수록 학생들이나 도시민들에게는 체험과 교육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육과 체험이 가능하도록 산책로와 휴식공간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숲을 다목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그렇다고 산의 생태계를 크게 훼손하지는 않는다. 산양삼을 심기 위해 바닥의 낙엽을 걷어내고 넝쿨을 제거하는 정도다. 잘 자란 수목들은 산양삼 재배에 알맞은 그늘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조대표가 산양삼의 재배에서부터 가공, 유통은 물론 산양삼 재배지역을 교육과 체험을 통한 관광자원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을 구체화시킨 까닭은 장차 우리나라의 농업이나 임업의 방향이 그렇게 갈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산양삼을 가지고 연구비를 따거나 가공기술로 특허를 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죠. 인삼 분야에서 워낙 연구가 많이 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래도 2015년 연구 결과로 특허도 내고 벤처인증도 받고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에 산학렵력기업으로 입주까지 하게 되었죠. 그리고 2016년 제품까지 출시했습니다. 아주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고 있어요. 제품에 대한 반응도 좋아요. 점차적으로 재배면적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임업의 미래는 정보와 네트워크


조대표는 풍부한 지식을 가진 젊은 사람들이 임업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한다. 산양삼을 비롯한 임산물은 아직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평창산양삼특구영농조합도 그렇고 산양삼하는 사람중에 열에 일곱은 장년, 고령층의 사람들입니다. 특구 회원중에서도 귀농귀촌한 사람들이 60% 정도입니다. 산양삼 재배란 것이 한 시즌만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보니 다른 일거리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물론 재배지역을 아름답게 꾸며 지역 전체를 관광자원화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조합차원에서 만들면 좋겠지요.”


조대표는 창업을 했지만 스스로는 임업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임업에 미래를 걸겠다고 마음먹고 화천의 현장귀농학교의 단기 교육과정도 다녀왔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미래의 임업은 꼭 흙을 갈고 김을 매는 것만이 아니다. 결합과 융합이 우리 농림업이 살아나갈 방향이라는 것이다. 생산, 가공, 유통, 체험과 교육을 통한 관광산업이 하나로 엮여야 한다는 것. 이를 잘 조직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그런 인재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농림업이라는 것이다. 지난 7월 초등학교 3학년인 큰 아들의 반 아이들을 초청하여 산양삼 캐기 체험을 하고, 캔 산양삼을 화분에 옮겨 심어 가져가게 한 활동이 바로 미래 임업의 한 부분이란 생각이다.






내년부터는 그런 활동들을 더 넓혀나갈 생각이다. 컨텐츠도 더 확보하고. 이를 위해 지역의 다양한 공간과 역량들을 엮어나갈 계획이다. 그는 여전히 마음이 바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평창이 세계적으로 알려질 기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 표시제도의 도움을 받을 경우 평창산양삼을 제품화한 화락진생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제품, 세계인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제품이 관건이다. 마음은 그렇지만 시간이 기다려주는 것도 아니고, 산양삼이 빨리 자라주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마음만 바쁘고 정작 그가 요즘 집중하고 있는 일은 산양삼 재배법이다.







“산양삼이란 것이 그냥 산에다 씨를 뿌려놓고 싹이 트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입니다. 싹이 튼다고 해도 각종 병원성 미생물에 노출돼 병충해에 취약합니다. 그러나 농약을 쳐서는 안됩니다. 다행히 미생물은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미생물전공이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미생물을 찾아냈는데, 아직 산지에는 적용해보지 못했습니다. 내년에 범위를 정해 적용해볼 계획입니다.”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에 연구원으로 와서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는 조재영씨. 그는 도시에 살 때보다 삶의 질이 더 좋아졌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연구원으로 들어와 관사에 살면서 산학협력기업으로 창업까지 한 그도 곧 3년 기한의 관사를 비우고 이사를 나가야 한다. 그래서 조그만 집을 지을 근처의 땅을 알아보는 중이다.


“농가주택 조그맣게 짓고 이사하면 삶의 질은 한 단계 더 높아질 겁니다. 곧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평창역에서 청량리역까지 50분이면 갈 수 있고요. 서울과 가까워진다는 것은 정보와 네트워크가 더 가까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게 미래 임업의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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