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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유람> 참나무가 느리게 키운 건강한 표고버섯, 전주 표고아빠네 농장

대한민국 산림청 2018. 1. 9. 13:30





 특유의 향과 쫄깃한 식감을 가진 표고버섯은 다양한 음식에 들어가 감칠맛을 한층 더 북돋워 주는 감초 같은 식재료이다. 우리 몸에 좋은 영양분까지 두루 갖추고 있으니, 가히 ‘국민 식재료’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자꾸 움츠러들고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이때, 자연이 키워 건강한 표고버섯으로 맛과 영양을 채워보는 건 어떨까







 그가 원목 재배를 고집하는 이유


전북 전주시에서 표고아빠네 농장을 운영하는 김영삼 대표는 오로지 표고버섯 재배로만 22년이란 긴 세월을 보냈다. 김 대표와 만나기로 한 비닐하우스 입구에 도착하자 나무 향기가 강하게 풍겼다. 아니나 다를까, 문을 열자 두 개씩 열을 지어 늘어선 참나무(상수리나무) 원목들이 비닐하우스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방법은 크게 톱밥을 활용한 ‘배지 재배’와 참나무 원목을 활용한 ‘원목 재배’가 있습니다. 대량 생산과 관리가 편해서 대부분 배지 재배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사실 키우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 맛과 영양에서 확연한 차이가 없기도 하고요.”


김 대표의 설명을 듣고 나니, 대량 생산과 관리가 쉬운 배지 재배를 놔두고 원목 재배를 고집하는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원목으로 재배하다 보면 시간과 일손이 많이 필요하고, 비용 역시 3~4배 정도 더 들어요. 하지만 원목 재배 방식을 놓지 않는 이유는 향과 식감 때문이에요. 1.2m 높이의 참나무에 10여 개의 구멍을 뚫고 버섯종균을 접종한 뒤 약 1년 6개월을 기다리는데, 버섯이 그 오랜 시간 동안 나무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버섯 특유의 단단한 식감이 더 살아나고, 원목의 향이 버섯에 배어나오게 됩니다.”


종균을 심은 뒤 무려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니. 자연은 역시 오래 기다린 만큼 더 값진 가치를 주는 법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표고버섯이 자라나는 과정에 있다.


“나무에 종균을 심어놓기만 한다고 바로 표고버섯이 나오는 건 아니에요. 표고버섯이 자라나려면 나무에 일정한 충격을 줘야 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표고버섯의 종족 번식 습성 때문입니다. 외부의 충격이 있어야 버섯도 번식에 위협을 느껴 급속도로 자라나기 시작해요. 만약 충격이 없다면 그냥 조용히 잠만 자는 거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두꺼운 나무껍질을 슬며시 뚫고 나와 자라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참 신기하고 재밌어요.”





 좋은 버섯을 빛내는, 진심이 담긴 마케팅


오후가 되자 표고버섯 농장주들과의 회의가 이어졌다. 김 대표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판매와 홍보’다. 직접 농장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표고버섯을 홍보해주고 유통 경로를 터주는 일도 한다.


김 대표는 도매시장을 통한 판매, 공판장 출하 등에만 의존하고 있던 주변의 다른 농가들의 상품을 블로그 등 온라인을 통해 표고버섯을 판매하고 있다. 물론 주변 농가들을 설득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대부분 온라인 판매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오랫동안 쌓아온 온라인 마케팅 노하우와 그동안 확보한 수많은 고객을 바탕으로 다른 농가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 결과 생산 농가의 수익은 증가하고 일하는 시간은 오히려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1995년에 처음 버섯 농사를 하고 공판장으로 출하했는데, 버섯이 너무 싼 가격에 거래되는 거예요. 이럴 바에 직접 판매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때부터 우체국 쇼핑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어요. 초반 5~6년 정도는 연 매출이 700만 원밖에 안 될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그런데도 김 대표는 온라인 직거래 시장이 커질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시간이 흐른 후 결국 예감은 적중했다. 특히 블로그에서 큰 효과를 봤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틈틈이 <표고아빠의 육아일기>라는 블로그에 올린 글들이 점차 많은 사람의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블로그 하루 방문객이 1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유명해지자, 덩달아 버섯의 판매량 역시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홍보를 위해 블로그, SNS 등을 운영하려는 분들은 두 가지를 꼭 생각해봐야 해요. 바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진심을 담아’ 표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단순히 홍보의 목적으로 블로그에 상품 소개를 올리는 것이 아닌 아이들과의 소소한 일상, 표고버섯 생산 과정, 표고버섯에 관한 이야기들을 위주로 쓰다보니 점차 많은 사람이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부가가치


김 대표는 표고아빠네 농장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고, 많은 사람이 농장에 다녀가게 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그 중 한 가지 예로 다양한 농장체험 프로그램들이 억지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생겨났다는 것’을 들었다.


“버섯 따기 체험을 온 아이들이 나무 위를 뛰어다니며 노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다칠까봐 말렸는데 그게 잘 안됐어요. 그런데 생각을 바꿔 이걸 안전하게 구성해서 체험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싶더군요. 거기에서 ‘표고목 밟기’란 체험이 생겨놨어요. 처음에 표고버섯이 자라나려면 일정한 충격이 필요하다고 했잖아요? 아이들이 나무를 밟으면서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표고버섯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거예요. 한마디로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 표고버섯은 더욱 잘 자라게 되는 거죠.”


이처럼 생산자의 한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농장을 다녀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부가가치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며 농장을 쭉 둘러보니 체험 이외에도 다 쓴 표고목을 활용해 장수풍뎅이 유충을 사육하거나 장작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가정에서 직접 버섯의 성장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가정용 표고목 미니어처와 같은 가공 상품도 개발하고 있었다.


김 대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장 큰 목표는 원목 재배 표고버섯 농가들이 함께 살아남는 것이다.


“원목으로 생산하는 표고버섯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요. 값싼 중국산의 수입까지 늘면서 가격 역시 20년 전 하고 같습니다. 그동안 물가가 세 배 이상 올랐는데도 말이에요.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함께 살아남을 수 있도록 버섯 농가들을 조직화하고 버섯을 브랜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좋은 표고버섯 생산과 판매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김영삼 대표의 모습이 어쩌면 자연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느리더라도 우리에게 무엇보다 정직하고 맛있는 선물을 주는 모습이 말이다.









표고버섯 효능
1. 표고버섯에 풍부한 에리다데민 성분은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해 혈관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2. 지방이 낮고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고, 고기와 함께 먹을 때 궁합이 좋다.
3. 레티난은 천연 방어물질인 인터페론을 만들어내 면역력을 높이고 항암작용을 한다.
4. 생표고버섯을 먹기 전에 최소한 3~4시간 햇빛에 잘 말려 먹으면 비타민D 함량이 12배 이상 늘어난다.


표고버섯 활용법
1. 건표고버섯은 깨끗한 물에 살짝 씻은 다음 미지근한 물에 30분에서 2시간 정도 담가서 불린다.
2. 완전히 불린 버섯의 꼭지를 잘라내 각종 요리에 사용한다.
3. 버섯을 담갔던 물은 버리지 말고 찌개류 등에 육수로 사용한다.
4. 참나무원목으로 재배되는 표고버섯은 일 년에 크게 봄(3~4월), 가을(10~11월) 두 번 수확하는데 이때 참나무 영양분을 듬뿍 간직한 통통하고 육질이 좋은 버섯이 많아 생표고버섯으로 먹기에 좋다.


표고아빠네농장
전화 010.3653.8853
카카오톡 @표고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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