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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에 살어리랏다! 귀산촌 이야기> '나무를 심는 사람' 귀산촌을 이야기하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8. 1. 23. 10:30





 부동산개발업을 하는 양완모씨는 나무를 심고 싶다. 사업에 성공해 생계에 대한 걱정은 없다. 그간 모은 재산으로 땅을 구입해 아름다운 꽃나무 7만그루를 심으려고 한다. 지구를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다. 그가 이런 꿈을 꾸는 이유는 더 이상 자본주의적 관계 속에서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오래 전 교통사고를 당해 죽을 고비를 넘겼던 그는 10년간 사찰에서 사무장을 하며 살기도 했다. 절을 나와 다시 사회생활을 하며 그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이용하려고 하고, 도구로 삼는 것을 보면서 환멸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이었기에 묵묵히 사업을 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노인들의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했다. 2만명에게 영정사진을 찍어주려던 목표는 몇 해 전 달성했다.


지금은 ‘7만 그루 나무심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가 주최하는 1년짜리 귀농교육, 한국임업진흥원 귀산촌 체험교육으로 10박 11일 산촌생태마을 현지교육, 나주시 농업기술센터 교육 등을 이수했다. 또 부부가 함께 휴양림을 찾아가 나무들을 어루만지며 교감의 시간도 자주 갖는다.


부부가 산촌마을에 쉽게 정착하는 길은 나의 것을 덜어내고 또 덜어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 것을 덜어내다 보면 우리 아닌 남에게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며 귀산촌을 준비 중이다.







 먹을거리도 없던 시절 조림사업을 시작한 롤모델


축령산 편백림은 전국 최대 규모의 인공조림지로, 전국 편백림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과연 누가 이곳에 나무를 심었던 것일까? 바로 임종국씨다. 어느 날 선생은 우연히 장성군 일대에서 쭉쭉 뻗어 자라고 있는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보고 ‘아! 우리 강산에도 이런 나무가 성장할 수 있구나’를 느끼며 한눈에 반해버렸다고 한다. 그 때가 1956년이었다. 임종국 선생은 그 해 봄부터 본격 조림을 시작했다.


먹을거리도 제대로 없던 시절 조림사업에 엄청난 투자를 감행하는 그를 주위 사람들은 조롱하기도 했으나 그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조림면적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꼬박 20여 년간을 헐벗은 산 570㏊에 280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울창한 숲으로 가꾼 것이다.


프랑스의 작가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의 실존 주인공 엘지아르 부피에가 한국에도 있었던 것이다. 한국판 나무를 심은 사람 임종국씨는 비록 말년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조림한 산이 채권자에게 넘어가고 쓸쓸히 최후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가 조림한 나무와 산은 울창한 숲이 되어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최고의 힐링특구가 되었다.






 꽃나무를 심어 지구를 아름답게 만들고 싶은 꿈


헐벗은 산에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심어 울창한 숲으로 가꾼 임종국씨를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귀산촌을 꿈꾸는 부부가 있다. 주위에서 허무맹랑한 소리라는 비난을 들으면서도 꿈꾸는 소년처럼 그 길을 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는 양완모씨와 부인 정미숙씨다.


“이제 자본주의적 경제활동을 할 생각이 없어요. 산에 들어가 나무를 심고 싶은 생각밖에 없어요. 금목서 같은 아름다운 꽃나무를 심어서 내가 사는 곳, 지구를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요. 부부가 각자 3만 5천 그루씩 해서 7만 그루를 심을 계획입니다. 이미 임종국씨 같은 분이 그렇게 했습니다. 저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성과를 거두셨죠. 그분에 관한 얘기를 듣고 감명받아 편백나무 숲도 여러 번 가봤습니다. 그 분 아드님도 만나서 얘기를 나눠봤고요. 그 외에도 나무를 심고 가꾸신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 분들의 뒤를 따를 생각입니다.”


부부는 헐벗은 산에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심어 울창한 숲으로 가꾼 임종국씨를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귀산촌을 꿈꾸고 있다.


“한꺼번에 할 수는 없겠지요. 지금 10ha 정도, 2~3만평 정도의 땅을 알아보고 있어요. 칡넝쿨만 제거하는 정도 선에서 손은 최소한만 대고 수종을 조금씩 갱신하는 식으로 20년 정도 해보고 싶습니다. 이런 얘기하면 처음엔 아무도 믿어주질 않아요. 산에 가서 나무 심는다고 하니 주변에서 다 반대하고요. 경제적으로 접근을 하니까 그렇습니다. 나도 경제적인 걸 생각한다면 건물 하나 더 지어서 분양하면 됩니다. 그건 내 전문분야니까 쉽습니다. 하지만 이제 경제에 얽매여 남은 삶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기 싫어요.”


단호하다. 더 이상 자본주의적 삶을 살지 않겠다고 잘라 말한다. 부동산개발을 업으로 했다는 그는 먹고사는 데는 부족함이 없는 부를 축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나무를 심는 것, 그것이 마치 소명처럼 다가왔다는 것이다.




#내손안의_산림청,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