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산림청/Magazine 숲

<다정한 밥상> 당신의 미소처럼 건강하고 담백한 밥상, 더덕무침

대한민국 산림청 2018. 3. 8. 14:30






글. 강미라 사진. 박경태 촬영협조. 더하우스쿠킹스튜디오



 느끼한 크림파스타를 가장 좋아하는 그이지만 오늘만큼은 여자친구 취향에 100% 맞추기로 했다. 평소 한식을 즐기는 여자친구를 위해 겨울철 건강을 책임질 더덕으로 만든 음식을 만들기로 했다. 정성 가득한 요리를 함께 차려낸 두 사람은 새해에도 예쁜 사랑을 이어가기로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그 달콤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으로


“우울할 때 트레킹을 해요. 체력 소모가 많은 등산 보다는 힘도 덜 들고, 걷는 동안 지쳤던 마음을 다독여주는 느낌이 듭니다. 제가 힘들고 지쳐 보이면 남자친구는 나름대로 트레킹 코스를 개발해서 저를 데려가 줘요. 얼마 전엔 남자친구가 가이드 해준 덕분에 양평 용문사를 알게 됐어요. 용문사로 오르는 숲길이 너무 좋더라고요.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 그 자체였답니다.”


남자친구의 매력을 묻는 낯간지러운 질문에 송인선 씨가 차분한 말투로 의외의 대답을 해준다. 남자친구인 최교진 씨의 세심함에 한 번, 요즘 젊은 친구들답지 않은 데이트 코스에 또 한 번 놀랐다. 이날 특별한 쿠킹클래스를 준비한 것도 교진 씨의 아이디어다. 몇 년 전 병치레를 한 후 한식을 고집하고 즐기게 됐다는 인선 씨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 <Magazine 숲>에 도움을 청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담백한 요리를 유난히 좋아하더라고요. 크리스마스에도 한정식을 먹으러 가자고 할 정도니까요. 임산물을 재료로 한 한식을 만들어 볼 수 있다고 하니 여자친구에게 더 특별한 시간이 될 것 같았어요.”


이날 두 사람이 함께 만든 메뉴는 영양밥과 더덕무침이었다. 영양밥에는 밤, 잣, 대추, 은행, 호두, 표고버섯을 듬뿍 넣고, 더덕은 고추장 양념으로 달콤쌉싸름하게 무쳐내기로 했다. 먼저 영양밥에 들어갈 다양한 견과류와 버섯을 먹기 좋게 손질하기 시작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던 두 사람이라 그런지 칼질도 제법 능숙했다. 손질한 재료들은 잡내를 없애기 위해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준비해놓았다.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이여서일까, 두 사람이 준비한 각양각색 임산물이 그릇에 수북이 담겼다.







 원기 회복에 좋은 사포닌이 뿜뿜!


다음은 미리 불려놓은 쌀에 시즈닝을 할 차례다. 시즈닝이란 향신료 등을 첨가해 향과 맛을 증가하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영양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겉돌지 않고 밥맛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하고 쌀에 남아있는 군내를 제거해주는 역할도 한다. 간장, 식초, 미림 등을 적절하게 배합하는 것이 포인트다. 꼭 영양밥이 아니더라도 밥을 하기 전 식초나 레몬즙으로 시즈닝을 해주면 좋다. 도정한 지 시간이 지나 쌀에서 날 수 있는 냄새를 없애고 밥맛을 더욱 맛깔나게 해준다.


시즈닝을 한 쌀 위에는 데쳐놓은 재료를 풍성하게 얹었다. 다음은 가스레인지로 향할 차례다. 밥은 물 조절 보다 불 조절이 핵심이라는 선생님의 말을 되새기면서 조심스럽게 솥을 올리고 불을 켜는 두 사람의 표정에 긴장감이 가득했다.


밥이 되는 동안 메인 메뉴인 더덕무침을 만들기로 했다. 드디어 이날의 주인공인 강원도산 더덕이 등장했다. 흙을 털어내고 깨끗하게 씻어 껍질을 벗겨냈다. 뽀얗게 속살을 드러낸 더덕은 적당한 크기로 썰어낸 다음 방망이로 살살 두들기거나 밀어서 부드럽게 해야 한다. 이왕이면 더덕이 쉽게 부서지지 않도록 두들기는 것보다 꾹 눌러 미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데 이 작업이 만만치가 않다. 호기롭게 방망이를 든 교진 씨가 더덕과 씨름을 하느라 한참 진땀을 뺐다. 잘 다듬은 더덕은 인선 씨가 고추장 양념을 만들어 바락바락 주물러 무쳤다. 이때 더덕에서 진득한 사포닌 성분이 배어 나오는데 사포닌과 고추장 양념이 잘 어우러져야 하니 손에 꽉 힘을 주어 무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막 무친 더덕은 바로 두 사람의 입으로 쏙 들어갔다. “음~” 맛을 음미하는 두 사람의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담백하고 따뜻한 집밥처럼 소중한 사람


열성적인 두 학생을 위해 선생님은 더덕튀김 시연에 나섰다. 튀긴 더덕을 칠리소스와 플레이팅하니 근사한 퓨전 요리 한 접시가 뚝딱 나왔다. 그 사이 완성된 영양밥과 더덕무침까지 먹음직스럽게 접시에 담아 테이블 위에 부려놓으니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드디어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식탁 앞에 나란히 앉았다. 고소함 가득한 영양밥 한 큰술에, 쌉싸래하면서 아삭한 더덕을 곁들이니 이만한 별미가 없다. 평소 흰 쌀밥을 좋아했다는 교진 씨는 이날 밥 두 공기를 비우며 영양밥의 매력에 푹 빠졌다. 종종 교진 씨에게 도시락을 싸줄 만큼 요리를 즐겨하는 인선 씨 역시 더덕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인 줄 몰랐단다. 특히 더덕을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해 생신 때 꼭 해드리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더덕이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지 몰랐어요. 한식은 보기에는 소박해 보여도 정성이 참 많이 들어가네요. 먹는 사람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할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몸에 좋은가 봅니다.”


인선 씨의 말처럼 화려함 보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마음일 것이다. 1년 반 전 봉사활동을 하다 만났다는 두 사람은 내년 결혼을 약속했다. 이들 사이에 유난스러운 애정표현이나 시끄러운 수다도 없었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와 편안함은 더 단단해 보였다. 이들의 그 보이지 않는 마음이 이날 쿠킹 스튜디오 주변을 포근하게 물들였다. 방금 솥에서 나온 따뜻한 밥의 온기처럼.







Tip


더덕의 효능과 선택법 겨울이 제철인 더덕은 늦가을부터 봄에 싹이 나오기 전에 캔 뿌리를 주로 먹는다. 사포닌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쌉싸름한 맛이 나며, 고유의 향이 매우 강하다. 기관지 질환 완화와 동맥경화 예방, 혈당 조절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더덕이 인삼처럼 약효가 뛰어나다고 해서 ‘사삼(沙蔘)’이라고 부른다. 더덕을 고를 때는 우선 향을 맡아 보는 것이 좋다. 중국산 보다 국내산의 향이 더 진하기 때문이다. 적당히 굵고 전체적으로 몸체가 곧게 뻗은 것이 약효와 맛 모두 좋다. 크기나 너무 크거나 작은 것은 피한다. 만져봤을 때 물렁하면 오래된 것이고 단단해야 신선한 것이다. 구입 후에는 흙을 깨끗이 씻어낸 후 외피를 벗겨낸다. 흰 속살이 깨끗하게 드러날 때까지 벗겨내야 먹었을 때 잡내가 나지 않는다.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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