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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보다> 생명의 땅 평화의 숲 DMZ

대한민국 산림청 2019. 2. 26. 11:00





한반도 전쟁과 휴전의 아픔을 간직한 땅 DMZ. 그 상징적인 의미가 변화하고 있다. 2018 남북 정상회담 이후 DMZ는 ‘희망의 땅’이 됐다.
오랫동안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덕분에 동식물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생태를 유지해왔다. 서식하는 수많은 희귀동식물은 DMZ의 생태학적 가치를 증명한다. 


 시대가 바뀌다 의미가 변하다

1953
7월 27일 정전 협정 후 DMZ가 생겨났다. 그러나 여전히 강은 남과 북을 오가며 흘렀고 나무와 식물들은 철책선을 넘어 그들만의 자연을 형성했다. 동물들 또한 마음껏 그들만의 자연을 누렸다. 1960년대에 들어 DMZ는 점차 중무장 지역으로 변해갔다.


1971
6월 12일 ‘DMZ의 평화적 이용’ 최초 제안을 시작으로 1988년의 ‘DMZ 내 평화시 건설’ 제안이 있었다. 이는 탈냉전 시기, 1991년의 ‘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남북 최초 합의’ 도출과 같은 결실로 이어졌다.


2018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됐다. 판문점 선언 2조 1항에는 앞으로 DMZ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우리는 DMZ를 어떻게 ‘진정한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한반도 자연환경과 지역을 나누는 중심 축

남북의 자연과 생태는 백두산부터 지리산까지 이어진 백두대간 종축과 서해에서 동해까지 이어진 DMZ 횡축으로 나뉜다. 시작은 서부전선부터다. 파주와 연천 사천강-백학산-사미천-고왕산-임진강-역곡천으로 연결된다. 동부전선은 시작과 끝이 모두 산이다. 화천 백암산-양구 백석산(어은산)-인제 백두대간 삼재령-고성 건봉산으로 연결된 산림 풍경이 이어진다. DMZ 일대의 산줄기는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르며 이어져 있다. 이는 하천을 비롯해 자연환경과 지역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 경기도 파주, 연천, 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까지 2개 광역도와 7개 시군이 연결되어 있다.

이렇듯 넓게 펼쳐진 DMZ의 광활한 자연은 다시 산지, 평지, 습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세 가지 형태를 기본으로 저마다 고유의 개성을 간직한 자연이 오밀조밀 압축적으로 혹은 변화무쌍하게 서로 엉켜 한반도 허리를 관통한다. 이는 아시아는 물론 유럽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산업화 이전의 북반구 온대림 원형이다. 풍
광 또한 압도적으로 뛰어나 보는 이에게 감동과 사색을 선사한다.






 조화롭게 살아가는 희귀 동식물의 터전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은 모두 101종에 달한다. 이는 전체 267종의 38%에 달하는 수치다. DMZ 일대는 한반도 중 백두산 원시림지대와 함께 가장 안정적인 동물 서식지로 꼽힌다. 특히 포유동물들에게는 남한에서 가장 좋은 서식지라고 한다. 이곳에 사는 동물로는 반달가슴곰, 산양, 사향노루, 삵, 수달, 담
비, 하늘 다람쥐 등이 있다. 이중 반달가슴곰은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까지 중부전선부터 동부전선에 걸쳐 서식한다. 국내에서 야생반달곰 서식을 확인한 지역은 지난 1999년 지리산이 유일하다. 사향노루는 1980년대 이후 기준 오직 DMZ에서만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DMZ가 동물이 살기 좋은 환경임을 의미한다. 수많은 식물들이 함께 서식하고 있기도 하다. DMZ의 서식 식물은 2,504분류군으로 국내 전체 4,497종의 56%에 달한다. 물론 북한 식물과 남한 식물은 서로 경계 없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자연과 생태의 모습을 배울 수 있다.







 세계가 인정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DMZ는 남한과 북한만의 공간이 아니다. 전 세계인들이 그 역사적 가치, 생태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역사나 문화뿐 아니라 가치뿐 아니라 세계적 생태보고, 세계적 자연유산이다. 실로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고 연구할 수 있어 ‘세계복합유산’이 될 만한 환경적 가치가 충분하다.
이를 위해 전쟁의 당사자였던 남과 북 그리고 미국과 중국이 서로 지혜를 모아 협력해야 한다. 더불어 세계자연유산, 세계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생태, 환경, 산림은 물론 GP 시설과 GOP 철책선 등의 군사시설이 잘 보존되어야 한다. DMZ 남북공동생태조사를 비롯해 근현대사적으로 가치 있는 유산들을 지속적
으로 발굴해야 함은 물론이다. 평화체제 선언이 있었던 DMZ가 세계복합유산이 되는 일은 지구적, 세계사적인 결과가 될 것이다. 그동안 전쟁과 분단의 슬픔을 이겨낸 남과 북. 가까운 미래 인류에게 물려줄 우리만의 세계유산 중 하나에 DMZ가 있었으면 한다.




※ 본 콘텐츠는 산림청 격월간지 '매거진 숲'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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