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9년(10기)

안동에 천연기념물 은행나무가 있다고?- 우리 역사에 남겨진 은행나무의 흔적을 찾아보자!

대한민국 산림청 2019. 8. 9. 17:00


오산 궐리사에 심어진 은행나무, 공자의 후손인 공서린이 심었다고 전해진다.





 여러분은 은행나무라고 하면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예전에 히트했던 영화 중 <은행나무 침대>가 떠오르는데요. 환생 개념이 등장한 이 영화에서 ‘미단 공주의 혼령=은행나무 침대’로 표현되어 당시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한 은행나무는 주로 향교(鄕校)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지방의 교육기관이면서 동시에 문묘의 기능을 수행했던 향교에는 십중팔구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리사의 교육 공간, 이곳의 행단(杏壇)이다. 이는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서 제자를 가르친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는 행단(杏壇)이라고 해서 공자가 나무 아래서 제자를 가르친 것에서 유래했는데요. 우리의 경우 해당 나무를 은행나무로 보고, 공자에 대한 제향을 지내는 향교에 은행나무가 심어졌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산에는 궐리사(闕里祠)라는 곳이 있는데요. 공자의 사당인 이곳에는 공자의 후손인 공서린(孔瑞麟)이 심었다는 은행나무를 만날 수 있고, 교육 공간의 이름을 행단이라 부르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어떻게 보면 나무에 담긴 역사의 흔적이라 생각하니 달리 보이기도 합니다.

상주 두곡리의 은행나무(경상북도 기념물 제75호), 전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가 바로 은행나무다.



이러한 은행나무는 전국적으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인데요. 그 쓰임새가 다양합니다. 우선 가을철의 불청객인 열매(=은행)는 한방의 재료로 활용되는가 하면 목재 역시 쓰임새에 맞게 활용되었습니다. 때문에 나름 귀하게 대접받은 은행나무는 처음 심은 나무의 열매를 손자 때에 거둔다 해서 공손수(公孫樹)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대중적으로 친근한 은행나무 가운데,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의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175호)는 그 수령만 무려 700년으로 조선왕조보다 더 오래된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안동 용계리의 은행나무 전경, 한 눈에 수령이 오래되어 보임을 느낄 수 있다.

용계리의 은행나무 안내문, 천연기념물로 수령이 무려 700년이다.



재미있는 건 용계리의 은행나무로 가는 도로 양쪽에 어린 은행나무가 줄을 지어서 있다는 점인데요. 인근에 은행나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용계리의 은행나무는 도로에서 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가야 만날 수 있는데요. 별도의 주차장은 없고, 도로 한쪽에 몇 대의 차를 주차할 공간이 있어, 이곳에 주차한 뒤 걸어서 가시면 됩니다. 화장실의 경우 은행나무 뒤쪽에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다리를 건너다 은행나무를 바라보면 우선 그 외형에 놀라게 되는데요. 오랜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도로 건너편 다리를 건너야 만날 수 있는 용계리의 은행나무, 자세히 보면 외딴 섬 같은 모습으로, 

본래의 자리에서 15m 가량 높이는 공사 끝에 현재의 모습을 하게 된 것이다.

공사와 관련한 비석, 과거에는 용계국민학교에 자리하고 있었다.

다리에서 바라본 용계리의 은행나무 




임하호의 물줄기를 건너 마치 섬처럼 고립되어 보이는 곳에 우뚝 솟아있는 은행나무는 왠지 주변 환경과는 조금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는데요. 왜 그런가 하니 이는 임하댐의 건설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용계초등학교 안에 은행나무가 있었다고 하는데, 임하댐 건설이 계획되면서, 수몰 예정인 은행나무를 살리기 위해 본래의 자리에서 15m 가량 올려서 보존하는 작업이 진행된 것입니다. 다행히 공사는 잘 마무리 되어 현재까지도 은행나무는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섬처럼 고립되어 있는 것도 당시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만큼 은행나무를 지지하기 위한 지지대, 그럼에도 왕성하게 은행잎을 피우는 나무의 모습은 그 자체로 늠름함을 느끼게 한다.

용계리의 은행나무 표석, 그 자체로 용계리의 상징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용계리의 은행나무 후계목

용계리의 은행나무, 가을 녘 이곳을 방문해 추억을 담아가보시길 권해드린다.




한편 세월의 흔적 탓에 은행나무 여기저기 지지대가 많이 보이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늠름하게 700년을 버틴 은행나무의 외관은 말 그대로 웅장하면서,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현재 은행나무 주변으로, 후계목을 심어 두고 있는데요. 과거 행계(杏契)를 조직해 은행나무를 보호, 관리했으며, 지금도 은행나무에 대한 제사가 진행될 만큼 어떻게 보면 용계리의 상징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치로 보면 안동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곳이라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는 접근성이 좋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노란 잎이 물든 가을 녘 용계리의 은행나무를 방문해보실 것을 권해드리는데요. 은행나무 곁에서 추억을 만들어가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안동 용계리의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175호)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744-1
편의시설 : 주차장의 경우 도로 쪽 공간 활용, 화장실 있음, 전시관은 있으나, 현재 문을 닫은 상태임  
비고 : 은행나무의 특성상 가을에 방문해보시길 권함





※ 본 기사는 산림청 전문필진 김희태 기자님 글입니다. 콘텐츠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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