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은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요? 여러분이 기억하는 가장 최근의 산불뉴스는 무엇인가요? 2019년 4월 강릉·동해, 고성·속초, 인제에서 동시발생하여 축구장 1700여개 면적의 산림을 불태운 강원도 대형산불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2020년도 고성, 안동 대형산불이나 겨울가뭄이 계속되던 올해 초 정선·안동에서 일어난 산불을 떠올리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우리나라는 국토의 3분의 2가 산림인 산악지형이지만, 산불에 대한 관심도는 낮은 편입니다. 산불은 재난성 대형산불이 났을 때에만 주요뉴스로 다루어집니다.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깊은 산속에서 일어나는, 나와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생각되기 일쑤죠. 하지만 사실 산불은 매우 자주 발생합니다.
산불 발생건수는 1년에 400~600건 이상에 이릅니다. 산림인근의 ‘산불 외 화재’는 제외된 수치로, 하루 평균 1~2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하는 셈입니다. 이중 59%는 봄철에, 22%는 겨울철에 발생하므로 산림청은 매월 2월~5월, 11월~12월을 “산불조심기간”으로 지정하여 입산통제 및 소각단속 등 예방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산불예방에는 정해진 시기가 따로 없습니다. 산불조심기간이 아닐 때에도 시설 및 장비점검, 진화훈련, 산불 위험요인 제거 등 빈틈없는 대비가 필요합니다. 저희 강릉국유림관리소의 한 해 동안의 산불예방 달력을 함께 따라가면서 산림청이 산불예방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고, 우리 모두가 산불예방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 헬기사진 제공 : 강릉산림항공관리소(산림청 산림항공본부)
1월, 봄철 산불조심기간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겨울가뭄이 늘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올해 1월 강릉에서는 한파로 인해 10여년 만에 저수지가 얼어붙었습니다. 산불진화 시에는 진화헬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담수원인 저수지가 얼면 헬기운영이 어려워집니다. 강릉국유림관리소는 해빙기까지의 헬기 담수원을 확보하기 위해 관내 저수지 3곳에 25㎡ 면적으로 결빙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2월에서 5월 중순은 봄철 산불조심기간입니다. 강릉에서는 이 무렵 양강지풍(또는 양간지풍)이라 불리는 강풍이 불어오는데, 태백산맥을 넘어오면서 고온건조해진 바람이 대형산불의 위험을 높이는 시기입니다. 2~3월에는 밭두렁 불법소각이나 화목보일러 불씨가, 4~5월은 봄나물 채취나 등산을 위해 산을 찾은 관광객의 실화가 대형산불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6월~9월은 통계적으로 산불이 별로 발생하지 않는 시기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가뭄과 산불이 점점 잦아지는 추세입니다. 이 시기에는 여름철 주요 산림재해인 산사태 대비에 주력하면서도, 산불예방 시설 및 장비점검, 진화훈련 등 산불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여름철 무성하게 자란 풀이 가을 산불 때 진화차의 통행을 방해할 수 있으니, 풀베기 등 산불예방임도 관리작업을 하는 것도 그 중 하나이겠죠.
10월은 가을철 산불예방에 중요한 시기입니다. 곱게 물들어가는 아름다운 단풍은 많은 사람의 발길을 산으로 불러들이지만, 동시에 여름내 습기를 머금었던 숲이 말라간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등산, 단풍놀이, 성묘 등으로 산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실화의 위험이 커집니다. 국유림관리소에서는 산불감시초소에서 근무할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을 조기선발하고,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숲길에서 산불예방 캠페인을 벌이는 등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을 미리 준비합니다.
11월에서 12월 중순은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입니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면서 생긴 농산부산물, 즉 멀칭비닐과 마른 고춧대 등을 불법소각하는 과정에서 산불이 발생하기도 하고, 민가에서 발생한 불이 마을 주변에 쌓인 낙엽이나 덤불로 옮겨붙어 산불로 번져가기도 합니다. 산림청에서는 가을철에 농가나 마을을 직접 방문하여 농산부산물 제거를 돕고, 산림 인근 인화물질 제거 사업을 추진합니다.
지금까지 산림청 강릉국유림관리소의 산불예방 열두달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우리 나라의 산불은 소각이나 실화로 인해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인재가 대부분입니다. 발생원인을 보면 입산자 실화가 34%, 흡연이나 성묘 과정에서 발생한 실화 8%, 불법소각으로 인한 산불 29% 등으로 사소한 부주의와 안전불감증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재난으로 번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산불의 위험도, 산불예방의 단서도 우리 생활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등산’이 취미가 아니더라도 휴식과 체험과 문화활동을 위해 숲을 찾는 발걸음이 점점 더 많아지는 요즘, 숲이 우리를 치유하는 만큼, 우리도 숲을 지키기 위해 작은 노력을 기울여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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