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3년(4기)

봉화 청량산 가을을 품기전에

대한민국 산림청 2013. 11. 11. 14:41

 

 

 

 

산림청 파워블로거 빌시

 

 

 북 봉화군 청량산


흰 우유도 유통기간을 넘기면 그 신선함을 잃게 되듯, 찍어둔 사진도 관심기간을 넘기면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까봐 청량산이 간직한 짙은 푸르름 아래서 짧은 산행을 했던 그 하루를 회상해봅니다.

 

 


가을을 가득 품은 청량산의 풍경은 지금과 많이 다르겠지만,
피톤치드를 활발히 내뿜으며 산행을 하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케 함은 큰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어렵지 않은 청량사로 가는 길을 선택했던 일행들은 줄을 지어 걷기 시작했는데
오후의 강한 햇살을 나뭇잎이 적당히 차단해주어 산행을 하기에 좋은 여건이 되었으나,
늘 해오던 산행이 아니라서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는 일부 구간에서
빌시의 저질체력 때문에 청량산 땅이 꺼질듯이 깊은 숨을 내쉬게 됩니다. "헥헥헥~!"


'내가 이 코스를 너무 우습게 봤어... 어쩜 좋아 아직도 절이 안보여'

 

 


달랑 캔버스화를 신고 산행을 하고 있으니 발이 편할 일이 없지요.
'선두는 얼마나 앞서 가는 것일까? 이거 중간에 내가 퍼지는 게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더군요.
다행인 것은 포기하게 만드는 숲길이 아니라는 점.


폭신한 흙길을 걷다가도 깔끔하게 짜서 만든 나무데크 길을 따라 걸으니 걷는 템포도 살짝 달라지고, 산행을 하면서 (물을 자주 마시지는 않는 빌시도) 저절로 생수를 찾는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산 속에 꽁꽁 숨겨진 보석같은 청량사가 보입니다.
장인봉이나 축융봉을 포함한 청량산의 12봉우리를 찾아 산행을 하며 감탄할 계획은 없었지만,
보물찾기를 하듯 청량사 주변에 숨겨진 매력들을 찾아 볼 생각이었습니다.

 

 


<산꾼의 집> 앞을 지나가다 정원 안을 살짝 구경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되었습니다.
같은 듯하지만 모양새가 다른 안경들로 구색을 갖추고 오를 맞추며
무릎에 팔을 괴고 마당에 앉아 따뜻한 햇볕을 쬐고 있는 석상들이 사랑스럽네요.

 

 


 경북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


신라 문무왕 때에 원효대사가 창건된 아주 오래된 고찰로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으로 정리가 되어 초기에 지어진 청량사가 얼마나 큰 규모로 지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는데요.


중생의 모든 병을 고쳐준다는 약사 여래(부처의 여러 이름 중 하나) 앞에서 사람들은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을 빈다고 합니다. 약사여래불을 모셨다는 약사전 법당 상단에 걸린
공민왕(고려 31대)이 직접 썼다는 <유리보전>의 현판 글씨에는 힘이 느껴집니다.

능선을 따라 곡선을 타듯 내려오는 터에 세워진 사찰은 자연의 일부분인 것처럼 조화를 이루고
청량사 가는 길 입구 큰 돌에 새겨진 글귀가 틀리지 않았음에 공감을 하게 됩니다.

금강산 좋다는 말 듣기는 해도 여태껏 살면서도 가지 못했네
청량산은 금강산에 버금가니 자그마한 금강이라 이를 만하지.


- 권성구 -

 

 


볕이 좋은 장소에 장독대가 있었고, 장독은 숨을 쉬며 풀내음, 꽃내음을 간직해
장이 맛있게 익어가게 하겠지요. 특색있게 장독 주변을 보면 기왓장을 켜켜이 쌓아올려
색다른 멋을 전하고 있지만, 바람이 지나갈 수 있도록 작은 지혜도 담겨있는 것 같아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가볍게 헹궈 약수물을 마시다보면 바가지 안쪽에 또렷하게 새겨진 네 글자 자연보호.
누군가 물을 마신 뒤 남겼을 것으로 생각하는 '건강하세요^^' 라고 쓴 손글씨.

여행을 하다보면 이런 발견에 소소한 즐거움 또는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오는 길 제법 걸었으니 배꼽시계도 점심시간으로 착각했다보다. 꼬르륵~~
다행히 가방 안에 멸치주먹밥 한 개가 있었고,
풍경을 벗 삼아 주먹밥을 하나 베어 물며 동요를 부르는 빌시.

초록빛 풍경 속~에 내 마음 담그면
초록빛 풍경 속~에 내 기분 담그면
파~란 하늘빛 감동이 되지요.
어여쁜 초록빛 추억이 되지요.

그러다 보니 게눈 감추 듯 다 먹어버렸어. 쩝쩝.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빌시 정답이요...! 퍼진다? 아닌가?
전통다원 안심당 주변에 소박하게 꾸며진 것들을 보고 있으니
날씨만큼이나 기분도 덩달아 화창합니다.

 

 

 


내부엔 연등행사를 생각나게 하는 여러 등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내부 프레임 위에 풀 먹인 한지를 곱게 발라 붙인 만든 이의 정성을 숨길 수 없겠습니다.
바람이 지나가면 화살을 쏘며 말을 타고 있는 설치물은 회전을 하면서 아이디어에 빛을 냅니다.
아는 지인 덕에 마시는 미숫가루도 고소하고 달콤하구나~~~
창가에 놓인 닥종이 동자승의 미소에 더욱 달콤한 휴식중입니다.

 

 


청량사로 왔던 길과는 다른 코스를 선택했는데 시멘트로 포장된 이 길이
생각만큼 쉬운 길이 아니었습니다. 경사도 제법 있어 지그재그 도보로 완만하게 걸어봅니다.

 

 


11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찾아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도 있었고,
한밤한밤 지나고 나면 울긋불긋 단풍들은 산허리를 감싸듯 붉게 물들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쯤 처음 청량사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단풍아래 산 속 발걸음은 설레일 것이며,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 아저씨는 부지런히 오토바이를 몰며 청량사를 들릴 것이고,
얼지 않는 한 지금도 졸졸졸~ 청량산 계곡물은 지나가는 이의 귀를 간지럽힐 것입니다.

 

푸르렀던 청량산을 회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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