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소셜 기자단 -/2016년(7기)

거문도 뱃노랫길, 숲에 반하다

대한민국 산림청 2016. 3. 28. 13:11

 

 

거문도 뱃노랫길, 숲에 반하다

 

 

  

 

 

 

 

 

 

 

산림청 블로그 전문필진 고영분

 

 산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3월은 참 애매한 계절입니다. 산 위에서의 풍경은 황사 때문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대부분의 산이나 국립공원이 산불방지기간에 들어갑니다.

래서 3월엔 많은 사람들이 남도의 섬의 찾아 가기도 합니다.
며칠 전 꽃소식이 들려오는 봄바람에 이끌려 다녀온 거문도에서 아주 '근사한 숲'을 만났습니다.
좋다하는 제주의 곶자왈이나 울릉도의 숲보다 더 좋았습니다.

 

 

동도와 서도를 연결하는 다리


거문도는 여수와 제주 중간에 위치한 다도해 최남단 섬으로 서도, 동도, 고도 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옛 이름은 삼도·삼산도·거마도 등이었으나 중국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섬에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문장가들이 많다는 뜻인 '거문(巨文)'으로 개칭하도록 건의하여 거문도가 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고 합니다.
우리는 동선이 꼬이지 않게 동도에 내려 녹산등대까지 걸어서 갈 예정이었는데 친절한 마을 주민을 만나 녹산등대 입구까지 편히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트레킹 서도의 녹산등대에서 거문도 등대까지 뱃노랫길을 따라 걷는 여정이었습니다.

 


거문도의 동백꽃


녹산등대 가는 길에 만난 동백꽃이 제일 먼저 반겨주었습니다.

지금 거문도는 동백이 한창 예쁘게 피고 있었습니다.

  


인어를 만나러 가는 길


이곳의 정확한 명칭은 <인어해양공원>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녹산등대로 불리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제일 먼저 추천해주는 만큼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인어해양공원을 지키고 있는 인어상
이곳에서 인어는 오랫동안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녹산등대


녹산등대 가는 길엔 고운 시 한 편 걸려 있었습니다. 어쩐지 시인은 인어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습니다.

 

외로운 사람이 외로운 사람을 찾는다.
등대를 찾는 사람은 등대같이 외로운 사람이다
무인등대가 햇빛을 자급자족하듯
외로움을 자급자족한다.
햇볕을 받아 햇볕으로 바위를 구워 먹고
밤새 햇볕을 토해내는 고독한 토악질
소풍 온 아이들이 제 이름을 써놓고 돌아간 후
등대가 더 쓸쓸해진 것을 그 애들은 모르고 있다.

 

- 녹산 등대로 가는 길 3, 이생진-

 

 

 

녹산등대를 나오면 마을을 지나 본격적으로 거문도의 숲이 시작됩니다.
뱃노랫길 이정표를 따라가는데 그 길에 동백꽃이 무수히 피어 있었습니다. 꽃송이가 통째로 떨어지는 동백꽃은 마치 누군가 일부러 뿌려 놓은 것처럼 걷는 내내 길을 덮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곳에서 동백꽃을 보았지만 거문도 숲에서 만난 동백이 제일 아름다웠습니다.
섬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꽃송이도 많고 색은 더욱 붉었습니다.

 

 

거문도의 숲길

 

게다가 이곳이 숲은 제주의 곶자왈 만큼이나 무성했습니다.
해풍을 견뎌야 하는 나무들은 두껍고 푸른 잎을 가지고 있어서 이른 봄이라도 푸름이 짙었습니다.
어떤 곳은 햇빛 한 줌 들어오기도 힘들 정도로 빡빡하게 우거져 있었는데 인위적인 손길이 없어 더욱 좋았습니다. 마을에서 만난 어느 분의 말씀처럼 아직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서 아주 깊은 숲길을 걷는 듯했습니다.

 

 

거문도의 숲길

 

거문도의 숲은 넓지 않은 오솔길이라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정도였습니다.
대부분의 나무는 동백나무로 보였는데 덕분에 걷는 내내 붉은 동백꽃을 원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거문도의 나무

 

올려다보면 나무가 빽빽하게 하늘을 덮고 있었습니다. 나뭇잎 모양이 마치 하늘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용연으로 가는 길

 

걷다보면 갈림길에서 이런 이정표를 만납니다. 뱃노랫길을 따라 가려면 변천마을 방향으로 가야하지만 우리는 호기심에 용연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용연


숲을 빠져나오자 뻥 뚫린 바다가 나왔고 이런 곳에 연못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오지 않았더라면 크게 후회할 뻔했습니다. 숲길을 걷다가 시원한 바닷바람이 그리우면용연에 들러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불탄봉에서 바라보는 고도


불탄봉 정상은 잘 가꿔진 정원처럼 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거문도 여객터미널이 있는 고도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밤이면 야경이 근사할 것 같았습니다.

 


신선바위

여기까지 오면 신선바위까지 약간의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산행이라고 할 것도 없이 짧은 거리지만 추락 위험이 있는 곳이니 주의해야 합니다.하지만 바위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놓칠 수 없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신선바위에서 바라보는 거문도 등대


신선바위는 서도 중간쯤에 있는 곳이라 마을에서 접근하기도 좋고 풍광도 멋졌습니다.
굳이 종주 트레킹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불탄봉에서 신선바위까지만 걸어도 좋을 듯했습니다.

 


거문도 등대 가는 숲길

 

신선바위에서 보로봉을 지나 365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거문도 등대가는 길을 만납니다.
여기 또한 동백꽃을 만날 수 있는 '멋진 숲길'로 되어 있었습니다.
녹산등대에서 거문도 등대까지는 대략 20km 정도 되는 거리라 산행을 하는 것처럼 복장이나 먹을 것 등을 신경 써야 합니다.
산 정상에 군부대가 있어 숲길 대부분은 정상을 거치지 않지만 거의 산행 수준입니다.
그래서 하루에 하기 힘들 때는 녹산등대→불탄봉까지 하고 내려와서 민박을 하고 다음날 불탄봉 →거문도 등대까지 가기도 합니다.
발이 빠른 분들은 하루에도 가능하지만 제대로 숲길을 느끼려면 1박 2일 정도 천천히 걷는 게 좋을 듯합니다.

 

 

거문도의 유채꽃

 

지금 거문도는 유채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거문도의 숲길은 동백꽃이 피고 유채꽃이 피는 지금이 제격입니다.
봄이 가기 전에 때 묻지 않은 숲길에서 상쾌한 봄을 맞이하고 싶은 분거문도 숲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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