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계절 찾은 '지리산 뱀사골'
산림청 블로그 일반인 기자단 심인섭
10월 초순 설악산 대청봉에서 시작한 단풍은 하루에 20~25km 속도로 남하해 반도의 남쪽 최고봉인 지리산에 10월 중순이면 도착하는데요, 올해 지리산 단풍은 10월 22일이 절정이라고 하지만, 뱀사골과 피아골 등 지대가 낮은 계곡은 11월 초순까지도 감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자가 뱀사골을 찾은 날은 11월 13일. 화려한 단풍이 낙엽으로 뒹구는 오솔길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지리산 뱀사골'은 지리산 반야봉과 토끼봉에서 반선까지 길이 14km에 이르는 골짜기로 지리산 수십 개 골짜기 중 계곡미가 가장 빼어난 곳입니다. 전 구간이 기암 계곡으로 이루어졌으며 100명도 넘은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너럭바위가 곳곳에 있고 자그마한 폭포와 소도 100여 개에 이릅니다. 피아골과 더불어 지리산의 대표적 단풍 명소인 뱀사골 트레킹 코스는 두 계곡을 연계해 산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가용 승용차로 왔다면 편도밖에 즐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뱀사골만 다녀오기로 하는데요, 산행정보 반선매표소 ~ 간장소 : 8.2km 2시간
그곳에서 구례 지방 대표적 단풍 명소인 피아골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멀리서 봐도 진한 에메랄드빛이 으스스할 정도인데요, 갈수기인데도 계곡물의 수량은 지난밤 비가 온 것처럼 풍부했습니다.
가끔 이렇게 돌로 아담하게 둘레를 친 나무도 보이는데요, 나무 하나도 소중하게 보호하자는 노력의 산물 같습니다.
라고 시인 용혜원은 노래했습니다. '천천히 걸으면 늘 분주했던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라며 '걸으면 생각이 새로워지고 만남이 새로워지고 느낌이 달라진다.'라고 했는데 오늘 낙엽 길을 걸으며 시인의 길보다 나 자신의 길은 어떠한지 생각해 봅니다.
돌로 만든 절구통이 보이는데요, 아마도 근처에 집터가 있었나 봅니다. 지리산 주능선인 화개재와 반야봉에서도 장터가 열렸다는데 뱀사골에 민가가 없었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뱀사골 지계곡에 수력발전소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해 통신을 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는데요, 얼마나 물이 풍부했는지를 잘 알려주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와운마을은 한때 60여 세대가 살고 분교가 있을 정도로 큰 마을이었다는데요, 지금은 17가구 30여 명이 산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때 호환에 시달렸던 마을은 여순사건 때 마을 전체가 불타버렸고 한국전쟁 때는 빨치산과 토벌대의 전투로 밤낮의 주인이 수시로 바뀌며 생사의 갈림길에도 섰으며, 1980년대 까지는 남원 목기와 한봉으로 생계를 유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고로쇠 채취와 민박을 통해 슬프고 척박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삶에 지친 도시민의 새로운 휴식지로 거듭나고 있다는데요, 500년 풍상 마을을 지켜온 두 그루의 소나무가 이 마을의 대표적 자랑거리입니다.
12m라고 합니다. 매년 정월 초사흘에 천년송에서 산신제를 지낸다고 하는데요, 실제 나이는 500살이라고 합니다.
천년송과 더불어 500년 동안 마을을 지키고 있는 당산나무라고 합니다. 천년송과 할배소나무는 이곳에서 자라 평생은 산 사람들에게는 마을을 지켜주는 영적인 존재일 것이고 마을을 떠나 외지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고향의 향기일 것입니다. 지리산 뱀사골은 단풍 명소이기도 하지만 한여름 계곡 피서지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하지만 더 멋진 날은 화려했던 옷을 바닥에 차곡차곡 내려놓고 빈 몸으로 우리를 맞은 뱀사골의 11월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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